농식품부, 한식 세계화 본격 추진
농식품부, 한식 세계화 본격 추진
  • 황세준
  • 승인 2008.10.21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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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 조리법·한식당 실태조사·인증 등 3대 과제 선정
내년 예산 200억 책정…소스·간편식도 개발
해외 진출 실패·성공사례 발굴 메뉴얼 제작
정부가 지난 17일 한식 세계화 선포식을 통해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육성하고 2017년까지 해외 진출 한식당 수 4만 개, 해외 진출 한식 브랜드 300개가 달성되도록 지원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가 밝힌 한식세계화 사업의 추진과제는 크게 표준 조리법 개발, 해외 한식당 실태조사, 해외 한식당 인증제 등 3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내년도 한식 세계화 사업 예산은 200억 원이 될 예정이며 농식품부는 우선 표준 조리법 개발부터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조리법 표준화

세계화의 첫 걸음으로 농식품부가 구상하는 방안은 조리법의 표준화다. 현재 300가지 메뉴에 대한 표준 조리법이 개발됐는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진출 국가에 따른 표준 조리법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 가령 된장찌개를 세계화 메뉴로 선정해 진출하는 경우라면 미국에 진출하는 된장찌개와 일본에 진출하는 된장찌개의 조리법은 같지 않다는 의미다. 즉. 표준 조리법은 해당 메뉴가 몇 개국에 진출하느냐에 따라 1개가 될 수도 있고 10개가 될 수도 있다.

이같은 구상의 이유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세계화의 성공 여부가 현지화에 달려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장면, 피자 등의 메뉴가 한국에 정착하기 위해 조리 방법에 변신을 꾀한 것과 같은 맥락인 셈이다.

농식품부는 조리법 표준화와 함께 소스 개발, 간편식 메뉴 개발 등의 과제도 별도의 R&D 자금을 투입해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도 식품관련 정부 R&D 예산인 150억 원 중 일부를 투자하겠다는 것. 특히 간편식 메뉴의 경우 개발이 완료되면 2010년부터는 민간 업체를 통한 본격적인 상품화에 나설 계획인데 단순한 인스턴트 한식이 아닌 기능성 제품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 한식당 실태조사

지난해 기준으로 해외에 진출해 있는 한식당 수는 1만개, 브랜드 수는 32개로 잠정 파악되고 있다.

한식당 실태조사에는 현재 진출한 업체들의 우수·실패 사례를 발굴하고 운영 매뉴얼을 제작해 보급하는 내용이 포함될 계획이다. 우선 일본을 기점으로 조사를 시작해 미국, 중국, EU, 동남아 등으로 조사 대상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또 실태조사를 통해 취합된 자료를 바탕으로 향후 해외에 진출하려는 업체들이 사용할 수 있는 가이드북도 제작된다.

이와 함께 한식이 성공할 수 있는 최적의 투자환경, 마케팅 전략에 대한 연구도 정부 R&D 예산으로 진행해 업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보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해외 한식당 간의 네트워크 구축 작업이 병행 추진된다. 재외공관, KOTRA, aT 등을 통해 온라인을 통해 업체 간에 경영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이다.

■ 한식당 인증제

한식당 인증제는 해외 진출 한식당에 대한 자금 지원을 포함한다. 농식품부는 우선 내년 하반기 중 실태조사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일본을 대상으로 먼저 적용한 뒤 대상 국가를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인증제 실시를 위해서는 인증 요건을 정형화하는 작업이 필수적인데 농식품부는 한국산 식재료의 사용 비중, 판매 메뉴 중 한식의 비중, 종업원 중 한국인 비중 등 여러 측면을 검토해 내년 상반기 중 인증요건을 제정한다는 계획이다.

인증 요건에 적합할 경우 기본적으로 제한 없이 인증을 받을 수 있지만 농식품부는 실제적으로 전체 해외 한식당의 10~15% 정도가 인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증을 받은 한식당은 우선적으로 세계인에게 알려지는 일종의 특혜를 부여받게 될 예정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홍보를 위한 별도의 가이드북을 제작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 한식당 인증제와 함께 일류 한식당 100개소를 발굴하는 작업이 추진된다. 일류 한식당은 인증을 받은 한식당 중에서 선발될 예정이며 주로 해외 고급 소비층을 타깃으로 집중 홍보가 이뤄질 전망이다.

■ 국내 한식 인프라 활성화

농식품부는 해외 진출에 필요한 인프라 조성을 위해 전통식과 향토음식에 대한 발굴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해외 진출 시 현지화가 용이한 것부터 발굴될 예정이다.

또 식재료 산업을 육성해 외식기업을 지원, 특급호텔에서 한식당을 부활시키고 해외 진출한 업체의 원활한 원료 수급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한식 조리사의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전문 교육기관을 설립해 양질의 한식 조리사를 양성하고 한식 명인을 스타 주방장으로 세워 홍보에 나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아울러 한식 세계화 전용 홈페이지도 내년도에 새롭게 구축해 건강식으로서의 한식의 이미지를 담은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세계화에 일찌감치 성공한 태국의 경우 2000년 ‘Kitchen of the world'를 선포하고 해외식당 운영 자금 지원, 인증제 실시, 국가 이미지와 연계한 홍보 전개, 포털사이트(www.thaikitchen.org) 활성화 등을 중점 추진해 1년 만에 해외 식당 수는 2배 이상 증가하고 식재료 수출액은 71% 늘어난 바 있다. 한국 정부의 한식 세계화를 선포가 태국과 같이 성공사례로 남을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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