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맥주, 업소용 추월
가정용 맥주, 업소용 추월
  • 이종근
  • 승인 2008.11.0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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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오비 불황 여파로 올들어 역전

장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술 소비량이 5~10% 증가했지만, 주류를 판매하는 업자들의 매출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서민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비싼 술집에 가는 대신 집에서 저렴하게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주류업계의 통계에 따르면 가정용 맥주의 판매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업소용 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트맥주는 가정용 판매비율은 높아지고 있는 반면에 업소용은 줄어드는 추세다. 가정용 판매비율은 올들어 1~3월 48~49%대였으나 4월에 51.4%로 업소용을 처음 앞질렀다.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경제불안이 지속되는 등 주가하락의 영향으로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직장인 등이 많아졌다”며 “술집대신 집에서 맥주를 마시는 일이 잦아 가정용 맥주 판매가 업소용 매출을 앞지른 것 같다”고 풀이했다.

오비맥주의 경우, 가정용의 판매 비중은 2003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다 지난 9월 처음으로 업소용을 추월했다. 가정용 판매비율은 2003년 44.2%, 2004년 47.1%, 2005년 47.2%, 2006년 47.6%로 오름세를 지속해 지난해엔 49.3%로 절반수준에 근접했으며, 올해 9월에 51.2%로 처음으로 업소용을 앞질렀다.

한편, 소주는 오래 전부터 가정용 판매량이 업소용을 앞서고 있다. 두산이 주류공업협회의 통계 자료를 근거로 밝힌 국내 전체 희석식 소주의 가정용 판매 비율은 2005년 54.5%, 2006년 52.7%, 2007년 51.1%이다. 올해 1~9월에도 50.8%로 가정용이 업소용보다 더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퍼마켓이나 마트, 편의점에서는 소주는 1,000원~1,300원, 맥주는 1,200원~1,500원 가량이다. 하지만 술집에서 마시게 되면 대부분 한병에 3,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2배 이상 비싼 술값을 내고 마셔야 한다는 부담감에 서민들의 발걸음은 집으로 향하기 일쑤다.

일부 업자들은 1,900원의 저가를 내세워 손님 몰이를 하고 있지만, 이미 얼어붙은 지갑을 열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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