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식품산업의 위기와 기회
[기고]식품산업의 위기와 기회
  • 김현옥
  • 승인 2009.07.2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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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산업정책연구단장 곽창근

식품산업은 경제가 호황일 때는 다른 산업만큼 높은 성장률을 보이지 않지만 불경기일 때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여 경기 안정화에 기여하는 산업이다. 지난 IMF 외환위기 때 식품산업이 타 산업부문에 비해 높은 성장률을 보인 바 있다. 이러한 식품산업은 산업분류상 제조업에 속하는 식품제조가공업과 3차 산업에 속하는 외식산업을 포함한다. 식품산업은 우리에게 조리의 편리성과 먹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산업이라는 점 외에도 국가경제의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산업이다. 우리나라 전체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의 약 3.5%를 차지하고, 또한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11.8%에게 직장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식품제조가공업은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부문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의 6%를 차지하여 반도체 및 전자제품, 석유화학, 금속제품, 운수장비, 산업용 기계의 뒤를 이어 6위를 차지하는 산업이다.

이렇게 국가적으로 중요한 식품가공 산업이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위기의 실체는 식품가공 산업의 낮은 성장률과 동 부문의 수입 증가, 무역적자의 확대로 나타난다. 최근 우리경제 전반에 만연된 낮은 성장률과 함께 식품산업도 연 1 내지 2% 정도밖에 성장하지 못하는가 하면 연간 무역적자도 거의 60억불에 달할 정도로 확대되어 왔다. 이러한 위기의 내면에는 식품산업에 원료를 공급해야 하는 국내 농수산업의 제한성이 큰 역할을 하지만 변화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식품산업의 구조적 모습이다.

세계 식품시장은 자동차 시장의 3.7조 달러 규모보다 더 큰 4조 달러 규모에 이르고 연간 3% 이상 성장하는 분야로, 여기에 참여하는 기업에 무한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 예로써 연간 588억 유로의 매출을 기록하는 스위스의 네슬레는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기업이다. 네슬레의 본사가 있는 스위스에는 자원이 없기 때문에 생산기지를 글로벌화해 뛰어난 기술력으로 세계의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있다. 이 밖에도 식품시장의 환경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소비자들은 내츄럴한 식품을 원하면서도 편리한 식품을 원하고, 계절적인 식품을 원하면서도 연중 자기가 원하는 식품이 공급되기를 희망한다. 또한 장인들이 생산하는 고품질의 식품을 소비하는 계층과 저렴한 대량생산제품을 소비하는 계층이 상존한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식품에서 포만감 이상의 즐거움, 멋, 그리고 건강성을 기대한다.

최근 정부에서도 녹색성장과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17개 신성장 동력의 하나로 ‘고부가가치 식품산업’을 선정했다. 식품산업이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력이고 기술력은 R&D에 기인한다. 그러나 R&D에서 간과하기 쉬운 것이 ‘소비자’이다. 많은 거대 기업들이 경쟁하는 세계 식품시장에서 우리 식품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쟁이 가능한 틈새시장을 발굴하고, 그 시장에서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킬 수 기술을 개발해야 R&D의 효율성도 높이고 시장에서 경제적 성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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