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산 천일염 세계 명품화의 조건
[기자수첩]국산 천일염 세계 명품화의 조건
  • 김현옥
  • 승인 2009.10.14 19: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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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안전성 확보 서둘러야
국가 차원 제조 기준 마련을
시설 개선 자금 지원채 절실
정부는 뒤늦게나마 소금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를 인식하고 ‘광물’에서 ‘식품’으로 전환시켜 국산 천일염을 세계적 명품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각종 지원책을 마련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천일염이 우리 식탁에 주저 없이 오르기 위해서는 먼저 해결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실제 현장에서 어떠한 문제를 안고 있는지 진단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명에 소금 염(鹽)자가 들어가는 전남 영광 염산면 염전시설에 다녀왔다.

국내 천일염 생산 1위 지역인 신안 대신 영광을 택한 이유는, 두 번째 생산지이면서도 아직 신안군에 비해 지자체의 육성정책이 활발하지 않아 국내 천일염 생산의 현주소를 가감 없이 볼 수 있다는 점과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염전 주위 환경을 식품에 걸맞는 위생안전시설로 획기적으로 개선한 선도기업이 있어 고부가 천일염 생산의 현재와 미래를 쉽게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이다.

우선, 천일염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품질의 안전성 확보가 시급하다.
염업자의 대다수가 영세한 까닭에 열악한 시설을 개선하고 싶어도 엄두도 못 내고 있다는 것이 산업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천일염의 원료인 바닷물의 수질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해수유입구와 생활오수 배출구가 근접해 있어 원료해수의 오염이 쉬운데다, 염부들이나 소금을 실은 대차가 이동하는 염전 이동로가 부직포로 씌워 있다는 점(이물혼입), 소금 결정지인 염판에 깔린 PVC 장판 및 비식품용 타일(가소제 등 환경호르몬물질 용출), 증발수를 담아놓는 해주의 슬레이트 지붕(석면가루 혼입), 역시 소금을 보관하는 창고의 슬레이트 지붕과 창고를 덮어놓는 부직포 등 천일염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영광지역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는 13만평 규모의 영백염전은 작년 3월 천일염이 광물에서 식품으로 전환된 이후부터 이러한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설개선에 착수해 현재까지 22억원이 투입됐다. 내년까지 친환경 최첨단 위생시설을 갖춘 소금 가공공장 준공을 목표로 20억 원 이상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소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4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러한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없는 점도 큰 문제이다. 1금융권에서 염전에 대한 담보권을 설정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한때 염산업을 사양산업으로 간주하고 폐전을 유도할 정도로 가치 평가를 절하한데다, 대다수 염업자들이 영세한 탓에 은행에서 대출한 자금을 제때 갚지 못한데서 오는 신용도 추락에 기인한다.

따라서 정부가 천일염의 세계 경쟁력을 높이려면 염업자에 대한 ‘시설개선 자금을 장기 저리로 융자’해주는 지원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둘째, 천일염 제조 및 시설 기준 마련이다.
식품의 이물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특히 바닷물을 자연 상태에서 증발시켜 만드는 천일염의 이물혼입 문제도 자유로울 수 없는 상태이다. 모 김치제조업체의 경우 배추절임 공정에서 그동안 천일염을 사용해오다가 식품이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만일에 하나라도 발생할 수 있는 이물 문제를 사전에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정제염으로 바꿀 정도라면 천일염에 대한 위생관리가 얼마나 절실한지 쉽게 알 수 있다.

몇몇 천일염 생산 선도 업체의 경우 이물관리를 위해 색채선별기, 금속검출기, 자석봉 등의 이중 삼중 걸름 장치를 설치하고 있지만 염산업체에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공통규격이 필요한 실정이다.

현재 한국식품연구원에서 3개년 프로젝트로 천일염 제조 및 시설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는 일개 연구원이 아닌 국가적 프로젝트로 실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농식품부나 식약청이 천일염에 대한 위생관리 시스템을 짧은 시간에 보다 효율적으로 구축할 의지가 있다면 식품연구원의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하거나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정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셋째, 천일염에 대한 소비자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
그동안 저품질 저가의 수입산 천일염 범람으로 인해 저평가된 천일염의 가치를 회복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은 세계 5개 갯벌에 선정될 만큼 미네랄이 풍부한 알칼리성 소금이란 특장점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널리 알려 차별화시키는 홍보활동이 무엇보다 선행돼야한다. 그럼으로써 소금 값(30kg 한 포대에 5000원)의 현실화를 통해 생산자의 수익성을 제고하고, 그것을 다시 시설 및 품질 개선, 기능성 제품개발 등에 재투자하도록 함으로써 국산 천일염의 명품화를 앞당겨야한다.

넷째, 품질이 조악하고 값싼 수입산 천일염이나 공업용 암염 등이 국산 천일염으로 둔갑 판매되는 행위를 근절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토판천일염, 장판천일염, 타일판천일염 등 생산방식의 세분화와 세척천일염, 분쇄천일염, 가공천일염 등 국산 천일염의 규격기준 설정과 함께 건실한 국산 천일염 전문기업에 대한 품질인증제도 도입을 제안한다. 또 제조일자나 유효기간, 생산자가 동시에 표기하는 방안과 30kg 대포장 재봉박음질 및 홀로그램 부착 등 위변조 방지시스템 도입이 절실하다.

다섯째, 염업자들의 고부가 제품 생산 의지이다.
식품으로 인정하기에는 너무도 열악한 천일염 생산시설의 현대화를 서둘러야 하며, 아울러 천일염에 대한 기능성 연구 및 임상실험을 통한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수시장 확보는 물론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

국산 천일염 시장은 앞으로 정부와 지자체, 업계가 얼마나 긴밀한 협조체제를 갖추느냐에 따라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블루 오션이란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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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철 2016-05-02 21:12:56
천일염

[저질천일염 생산자 활개 칠 수 없도록 강력하게 막아야 한다.]

‘고품질 천일염 생산’이라는 매년 반복되는 구호성 염원을 달성하기 위해서 천일염 품질검사 시험시료 제출방식을 개정 해야 한다. 이는 현행2년에 한번씩 생산자가 임의 채취한 시료를 제출 받아 국가품질검사 공인기관에서 시험 분석하는 생산자 직접 제출 방식에서 검사원이 생산자 입회하에 시험시료 채취 후 밀봉하여 검사원 제출 방식으로 변환 해야 한다.

이는 천일염생산자가 자신의 염전에서 함부로 생산하는 저질 염판에서 생산되는 저질천일염을 감추기 위해 타염판 또는 다른 생산자의 천일염을 가지고 마치 자신이 직접 생산한 깨끗한 천일염인 것인양 국가검정기관의 천일염검사기관에 직접 시료를 제출 하여 그 시험 검사결과검정서를 받아 전혀 이상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위생적인 천일염생산을 위해서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천일염 수매 관리업무와 천일염 검사 시료채취업무, 염전시설 관리업무가 제대로 분리되어 서로 견제토록 운영되게 하여 저질천일염 생산자가 활개 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들이 믿을만한 ‘고품질 천일염’생산이란 목적 달성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이러한 견제 기능업무가 제대로 이루워지지 않아 지난 2016년 4월 19일. 전 대한염업조합 이사장 A씨가 같은 조합 전 검사관리팀장 B씨와 짜고 저질소금을 공급하도록 도와주면서 업자로부터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뇌물을 받아 온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밝혀졌다. 여기서 이러한 염전과 관련된 여러가지 문제점들의 의혹이 그러한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현재 정부가 일명 ‘고품질 천일염’을 생산키 위해 매년 국가가 지정한 재질에 한정하여 염전바닥재 개량사업을 지원해 주고 있다. 지금까지 지원 대상은 PVC화학장판과 타일 두가지가 해당 되는데 지원금 차액은 장판에 비해 타일지원금이 3배정도 더 지원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원금은 동일하게 가격대비 국가가 60%, 생산자 자기부담이 40% 이다.

매년 천일염 생산자는 관할 지자체에 염전바닥재 교체신청을하고 관할 지자체는 그에 따른 검토후 승인시 시공시설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바닥재질과 교체배정 면적을 승인해 주고 천일염 생산자는 마음대로 임의시공해도 담당공무원은 차후 생산될 품질은 전혀 고려치 않고 지원금 지급처리하기 때문에 당초 ‘질좋은 천일염’을 생산코자하는 정부취지와는 거리가 먼 실정이다.

이렇듯 국가기간산업인 천일염을 생산하는데 있어 염전시설관리기준 조차 없는 실정이다보니 이렇게 많은 문제점들이 야기되고 따라서 이를 묵인하고 관리 까지 허술하게 되어 구시대적 형태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체, 개혁을 거부하고 이에 편승한 관계자들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아예 모른체로 일관하고 상부기관에 실정보고 조차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지원금은 먼저 본 사람이 임자라는 말이 난무하기에 이르렀고,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관계 책임자들은 줄줄이 구속되는 일이 끊이지 않고 발생되고 있다. 얼마전 깨끗하고 질좋은 천일염을 생산토록 연구하고 개혁해서 시정토록 하자고 예리하게 낱낱이 지적한 맛칼럼리스트 황교익씨에 대해 과거 고소.고발 사건 기사을 보더라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국민의 안위를 책임지는 기관에서 다수의 힘의 논리를 이용해 개혁을 거부하고 기득권 지키기에 몰두 한다면 국가를 좀 먹고 국민을 해 하는 행위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여러 문제점들을 숨기기에 급급하지 말고 하나하나 보완해 가는 진실성이 우선되어야 하고 환경을 살리고 국민의 생명과 안위와 직결되는 일을 자금의 논리로 비유해서는 절대로 않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