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세계 속의 김치 안전성·품질향상 필수
[기고]세계 속의 김치 안전성·품질향상 필수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09.10.20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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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창출·수출 증대
문화상품 변신 필요
강순아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 발효식품과학과 교수

우리의 곁에서 삼시 세끼 밥상 위 한 자리를 늘 차지하는 김치. 항상 있기에 때론 보이지 않고 때론 외면당하지만 김치는 단순한 반찬이 아니다. 어머니의 손맛처럼 밥상의 주인공인 밥과 함께 2천년 세월을 이어온 한민족의 대표적 먹을거리요 자부심이며, 건강 지킴이로서 반만년을 이어오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표문화 유산이다.

그런 우리의 김치가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정부는 물론 온 국민의 노력으로 건강식품으로서의 김치의 가치가 새롭게 인식되면서 2001년 세계식량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산하 기구인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는 김치의 규격을 제정함은 물론 그 명칭을 ‘김치(KIMCHI)’로 명명함으로써 한국이 그 종주국임을 만천하에 공표했다. 우리의 김치가 세계 속의 “김치”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미국의 헬스지에서 세계 5대 건강식품의 하나로 김치를 선정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랑스런 자산임을 재 입증했다.

그러나 요즈음 한국의 김치산업이 중국김치, 일본김치의 틈바구니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5년 중국산김치의 납과 기생충 알 검출 사건이 한국산 김치로 불똥이 튀어 김치의 안전성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며 여러 김치업체가 휴업을 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김치에서의 기생충 및 중금속 규정을 마련하는 한편 HACCP 도입을 권장하기에 이르렀고, 일본의 포지티브리스트 제도 등은 우리의 기반이 약한 김치산업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김치산업을 재정비하고 기반을 다지기 위해 힘을 모을 때가 되었다. 제품의 안전성 확보와 품질 향상만이 김치산업이 살길이다.

김치제조의 안전성 확보는 내수 창출과 수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김치공장은 위생상 큰 무리가 없을 수도 있지만 원재료에서 기인할 수 있는 기생충알, 농약, 중금속오염 등은 최종 김치제품의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게 만든다.

따라서 주재료인 배추, 무, 고춧가루 등의 생산이력제를 의무적으로 실행하면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농가에 대한 역추적 시스템을 가동함으로써 만일의 사고에 대한 오염원인 규명과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김치는 차별화된 우수 원재료를 사용해야 부가가치도 높일 수 있고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배추 무 등 김치의 원재료는 재배지역이나 수확시기에 따라 그 성분 조성과 조직감 등이 달라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과 대다수 김치업체들이 영세해 재정적 부담으로 인해 HACCP 도입에 어려운 점이 많다는 점을 감안,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그 다음 안전성이 확보된 김치는 품질 향상을 통해 상품성의 가치를 창출하여야 한다.
맛있는 배추의 종자개량을 비롯해 기존 김치와 차별화 할 수 있는 다양한 맛과 건강기능성을 고려한 제품의 개발, 포장방법, 유통기간조절, 편의성 등이 중요한데, 우리는 이러한 상품화 기술이 다소 부족하다.

특히 김치에 사용되는 고춧가루의 다이어트 효과는 물론 발효 유산균으로 인한 피부노화 암 당뇨 등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기능성이 강조된 우수한 김치 제품을 개발해야만 한식의 세계화 물결에 우리의 자존심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배양한 유산균으로 김치의 상큼한 맛을 과학적으로 조절할 수 있듯이 과학적, 문화적 접근으로 상품의 가치를 높여야 하겠다.

그러나 김치는 무엇보다도 맛이 있어야 한다. 맛의 기준은 다소 틀리겠지만 수출대상국의 수요 예측 및 소비자 요구도 조사 등을 통해 밥과 빵 문화에 어울리는 맛, 남녀노소 등의 취향에 걸 맞는 맛의 탐구가 이뤄져야 한다. 맛과 멋을 지닌 상품은 홍보와 마케팅 능력의 강화로 더 빛을 발하게 된다.

한국김치의 우수성과 국내외 소비자들의 품질에 대한 신뢰성의 확보를 위해 인증상품제도를 도입해 한국김치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문화성 가치를 지닌 상품으로 변신하게 한다면 세계화무대로의 진출이 보다 용이해질 것이다.

또한 오감을 자극할 수 있으며 보이지 않는 맛까지 낼 수 있는 멋을 지닌 건강김치를 국가이미지 전략으로 만들어 김치문화의 우수성을 전수할 때 자라나는 우리아이들의 세대에도 대한민국의 김치가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부와 농업계, 산업계,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우리의 전통발효음식인 김치의 자존심을 높이기 위해 지혜를 모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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