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균일화 ‘김치 세계화’에 필수
품질균일화 ‘김치 세계화’에 필수
  • 최승근
  • 승인 2010.04.0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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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발효 기술 적용 고급화도
김치정책 토론회 박완수 소장 주장


“한국의 대표 음식인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김치의 품질균일화와 안전성이 보장돼야 하며 제조공정의 표준화와 품질관리시스템 도입이 시급 합니다.”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치 정책토론회 및 전시회’에서 박완수 세계김치연구소장은 ‘김치의 국제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한 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아울러 박 소장은 "새로운 발효기술 등을 도입해 김치의 고품질화도 실현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기존제품의 품질을 개선하고 다양화하는 한편 해외 수출 시 유통과정에서의 변질을 막기 위해 포장기술과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86% 이상 일본에 편중돼 있는 수출지역을 다변화하고 국내 김치제조업체간 과당 경쟁을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박 소장은 원료의 안정적 공급으로 예측 가능한 생산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김치의 주원료인 배추와 무의 생산지에서 전처리, 예냉처리, 보냉처리 또는 소금절임 등 간이처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원료 채소 또한 품질규격화가 필요하며, 원료채소의 품종개량 시 재배생산성과 김치가공적성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그는 김치 관련 산업육성, 수출촉진 및 외식산업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해 세제 제도 개선 등을 포함하는 국가적 행정 및 지원시스템 구축과 관련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 김치 수출은 8900만 달러(2만8000톤) 규모로 이는 전년 대비 105% 증가한 수치로 일본, 미국, 대만 등 세계 54개국에 수출했다. 반면 지난 2000년부터 중국산 김치의 수입이 급증했으며 지난해의 경우 6600만 달러(14만 톤)를 기록해 지난해 김치 수출금액의 약 74%, 수출물량의 520%를 차지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낙연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김치 세계화를 위해서는 현재 배추에만 적용돼 있는 원산지 표시제를 양념류 까지 확대해야 하며, 김치학과 등 김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 설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이 위원장은 “현재 김치가 전통식품 품질인증과 HACCP 적용을 모두 받고 있는데 이는 이중 규제”라며 “이와 관련해 지난해 4월, 전통식품 품질인증 등 다른 법률에 의한 위생안전 인증을 받으면 HACCP 준수의무를 면제해주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행사를 주최한 한나라당 정해걸 의원을 비롯해 김형오 국회의장, 박근혜 의원, 박희태 의원, 정몽준 의원,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 윤장배 aT 사장, 김재수 농진청장, 이하연 한국김치협회장, 김순자 세계김치협회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100여 종의 김치를 시식할 수 있는 전시회도 함께 열렸다.


주제발표에 이어 조재선 경희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종합토론에서는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한국 김치의 국제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김치의 주재료가 되는 배추, 무, 고추 품종에 대한 표준화 작업 제안부터 영세한 중소기업 지원방안까지 김치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다음은 토론 내용.

◇전한영 농식품부 식품산업진흥과장=농식품부는 김치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김치 등 발효식품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김치 R&D 종합연구, 김치와 우리나라 전통발효식품에 대한 연구 및 전시체험 등의 다목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세계김치연구소를 출범했다. 향후 세계김치연구소를 전통 식품산업의 발전과 한식 세계화 추진을 위해 최고 수준의 ‘발효식품 연구원’으로 독립 발전시킬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국 김치의 성인병 예방, 항암효과 등 기능성 연구와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전통 식문화 교육을 강화한다. 특히 올해 8월에는 김치 관련 내용이 수록된 교과서를 대상으로 우수 출판사 콘테스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박홍주 국립농업과학원 농식품자원부장=김치 세계화를 위해서는 표준화와 안전성이 우선 담보돼야 한다. 특히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 고춧가루, 젓갈, 소금의 생산 품질 표준화 및 위생안전성이 향상돼야 한다.

또한 김치종류별 다양한 소재의 과학화, 표준화 및 건강 기능적 우수성이 검토돼야 한다. 지금까지는 주로 배추김치 위주의 표준화, 과학화가 이뤄졌지만 이제부터는 영양 기능적 특성이 우수한 각종 별미김치에도 그 영역을 넓혀가야 한다.

◇박건영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김치 원부재료의 안정된 수급과 가격안정이 필요하다. 원부재료의 수요 공급 지도를 제작해 농민들이 배추를 갈아엎는 일은 절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공장과 농민을 직접 연계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배추 저장방법 연구와 묵은지, 캔김치, 김치식품 등을 개발해야 한다. 아울러 영세한 김치공장을 현대화하고 원재료 및 김치 제품의 유통 시스템망을 확보해 이익이 남는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한응수 농협중앙회 식품안전연구원=한국 김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김치제조공정의 기계화를 통한 원가절감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 한국산 김치의 도매가격이 ㎏당 2315원으로 중국산에 비해 1.81배 높은데, 배추절임공정, 양념혼합공정을 기계화해 노동생산성을 100% 향상시키면 중국산 김치의 1.59배로 낮출 수 있다. 게다가 밭 농업 직불제를 도입해 김치의 원료가격을 30% 낮추면 1.27배까지 낮출 수 있다.

◇김순자 세계김치협회장=현재 HACCP 인증이 없으면 납품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식품안전이 세계적 대세이지만 대다수 김치업체가 영세하기 때문에 HACCP 시설을 구축하기가 어렵다. 정부의 전폭적인 재정적,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대기업의 경우 자체 물류시스템이 구축돼 있지만 다수의 소규모 김치 업체는 많은 물류비용과 제품 손실비 등으로 경쟁력이 점점 더 약해지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공동물류를 위한 지역별 물류센터를 확보해 공동 배송 가능성을 검토해주길 바란다.

◇이진두 한국김치절임식품조합 이사=정부 지원 대상을 확대해 김치 관련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현재 농협, 영농법인, 영농인으로 제한돼 있는 대상을 농산물 1, 2차 제조가공 중소기업으로 확대해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지원이 가도록 해야 한다. 또한 중소기업의 시설 및 장비 현대화를 지원하고 각종 지원방안의 소기업 신청기준을 완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김치의 내수 시장 확대를 위해 학교에서 ‘김치 먹는 날’ 행사를 진행하고 전통식품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정용동 농우바이오 전무=김치의 주재료인 배추, 무, 고추 품종의 표준화 작업을 통해 균일한 맛의 김치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국내에서 재배되는 다양한 배추, 무, 고추 품종에 대한 성분 분석을 통해 김치의 용도에 맞는 표준 품종을 선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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