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제7의 영양소 '파이토케미컬'
[기획]제7의 영양소 '파이토케미컬'
  • 김현옥
  • 승인 2010.06.0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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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기 이후 건강유지 필수 영양소로 각광
커큐민·EGCG·캡사이신 등 항산화·비만 억제
유전자와 상호작용 만성·퇴행성질환 예방 도움
식물이 강한 햇빛, 해충, 외부의 스트레스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지는 화학물질인 피토케미컬은 인체에 섭취되면 몸에 해로운 활성 산소를 막아주고 손상된 세포를 재생시켜 각종 질병과 노화를 방지해주는 생리활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일과 채소에는 여러 가지 무기질과 비타민뿐만 아니라 피토케미컬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미국에서도 198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하루 5가지 색의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자는 '5 A Day 운동'이 시작돼 1991년 미국 전역으로 확대됐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에 따라 이 운동은 유럽과 일본에서도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 과학자들에 의해 피토케미컬에 대한 여러 가지 연구결과들이 축적되면서 피토케미컬은 이제 단순히 생리활성을 가진 화합물이라는 인식에서 성인기 이후 신체기능 및 건강을 유지하는 필수 영양소(lifespan essentials)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비추어 3일 한국영양학회가 주최하고 한국암웨이㈜가 후원한 '국제심포지엄: 식품 중 피토케미컬, 제 7의 영양소?' 에서 피토케미컬이 유전자와 상호작용을 통해 건강 유지 및 질병 발생에 영향을 미치며 다양한 생리활성과 함께 성인기 이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영양소로서의 작용에 관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연구 결과들이 발표돼 관심을 모았다.

이번 심포지엄은 국내 전문가를 비롯, 미국, 일본의 산학연 전문가들이 피토케미컬의 기능성 연구 및 산업적 이용에 대한 실질적 지식을 공유하고, 건강유지를 위한 영양소로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함께하는 자리가 되었다.<편집자>


기조 연설자인 레이몬드 로드리게즈 박사(Center of Excellence in Nutritional Genomics, U.C. Davis)는 영양과 건강에 대한 관련성은 잘 알려져 있으나 피토케미컬이 만성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전연구는 미미하다고 밝혔다. 식이가 어떠한 기전으로 건강유지 및 질병발생과 관련된 수천개의 유전자들을 조절하는지에 대해 게놈 혁명은 강력한 분석도구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

그는 식이와 유전자간의 상호작용에 있어 피토케미컬이 특정 유전자와 관련된다는 좁은 시각보다는 식이, 운동, 생활습관 및 환경 등 유전자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고려한 통합적 시각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또한 인간 생리를 유전자와 발현물, 대사물질 등의 노드(nodes)와 이들의 상호작용과 같은 에지(edges)의 네트워크로 보았을 때, 이는 정해진 프로세스를 따르거나 또는 예기치 않은 혼돈의('Chaotic') 프로세스로 진행된다며, 이러한 예기치 않은 상호작용을 'Edges of Chaos'라고 지칭했다.

그는 영양이 유전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항상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영양역학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는 "영양 섭취에 의해 반응하는 시간 의존적이면서 유전적, 대사적, 혹은 생리적 상태'라고 소개했다.

동일한 영양소라 할지라도 양적으로 또는 질적으로 다른 영양 섭취는 반대되는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러한 혼돈의 ("chaotic") 양상은 항상성으로 복원하는 기간을 늘리고 질병 상태로 진행할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 로드리게즈 박사의 주장이다.

로드리게즈 박사에 따르면 현재의 유전적 통제 및 신호전달기전 이론만으로는 피토케미컬 등 식이 신호를 통합해 설명하기란 어려움이 있다. 식이 신호로 인한 염색질의 에피지내틱 변형(epigenetic modification)이 새로운 조절 모델(regulatory model) 정립의 단초가 될 수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복잡 다양한 영양적 환경과 인체생리를 고려해 식이-유전자 상호작용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도쿠시마 대학의 테라호 교수는 식이에 함유되어 있는 대표적인 피토케미컬 종인 플라보노이드의 생체이용성(bioavailability)과 생체효용성(bioefficacy)에 식품가공과 조리의 영향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양파의 대표적인 플라보노이드 물질인 쿠에르세틴은 오일과 함께 섭취하거나 조리해 섭취할 경우 흡수가 훨씬 잘 된다는 것.

'생활습관병을 줄일 수 있는 파이토-믹스의 산업적 이용'이라는 주제에 대해 발표한 글로벌 암웨이, 엑세스비즈니스그룹의 케리 그랜 박사는 산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강조하면서 건강한 습관의 한 방법으로 다양한 색깔의 식물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좋은 식단에는 육식보다는 채식의 섭취비중을 높이고 고섬유질, 저지방 식품을 선택해야 하며, 충분한 수준의 비타민과 무기질, 그리고 피토케미컬(또는 파이토뉴트리언트, 식물영양소)의 섭취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피토케미컬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이를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섭취대상자의 다양한 유전자, 환경의 다양성, 다양한 종류의 피토케미컬, 작용기전의 다양성, 다양한 항산화 효과 등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양적, 질적 측면에서 우수한 파이토믹스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재배, 수확 및 가공단계에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대학교 서영준 교수는 식이에서 섭취되는 피토케미컬의 영양적 중요성을 언급하였으며 각 피토케미컬이 유전자의 발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한 최신 연구를 제시했다.

피토케미컬의 항산화 기능 발현 기전으로 활성산소종을 직접 제거하거나 항산화 효소의 신생합성을 유도하는 세포내 항산화 방어력을 높이는 간접적인 제거 방법이 있다고 하였다. 그는 브로콜리의 sulforaphane, 녹차의 EGCG, 포도의 rasveratrol, 강황의 curcumin의 항산화, 염증억제 작용 및 고추의 capsaicin의 비만억제 효과 연구를 발표했다.

다양한 색깔 식물 섭취 위한 소비자 교육 중요
식품 가공·조리 형태에 따라 흡수·이용률 차이


경북대학교 최명숙 교수는 '피토케미컬-유전자 상호작용 및 생리적 의미'라는 주제로 피토케미컬은 기존의 영양소와 더불어 건강한 유전자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며 피토케미컬-유전자 상호작용에 대한 최근 연구 동향을 소개했다. 피토케미컬이 유전자에 상호작용하는데에는 유전자에 직접 결합하여 작용하거나 또는 표적세포 표면의 수용체에 결합한 후 신호전달체계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을 통한다고 말했다.

최근 연구에서는 영양-유전자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많은 전사인자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며 이 중 포도당, 아미노산, 지방산 대사, 염증반응 및 세포주기통제 등과 관련된 다양한 PPARs를 소개했다.

최교수는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다양한 전사인자 및 신호전달체계를 거론했으며 다양한 피토케미컬이 유전자와 상호작용하며 만성퇴행성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또한 최교수는 피토케미컬 등 생리활성물질의 에피제네틱 조절 (epigenetic modulation)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다.

한국식품연구원의 김현진 박사는 '피토케미컬의 효능에 대한 대사체적 접근'이라는 주제로 새로운 연구분야인 대사체 연구에 대한 기술적 발전을 소개하고, 특히 식품내 피토케미컬의 효능에 대한 대사체 연구로서 녹차내 카테킨이 고지방식이를 섭취시 발생하는 대사물을 변화시킴을 실험적으로 증명하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그는 건강과 질병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도구로서 대사체 연구의 장점을 피력했으며 대사체 연구는 피토케미컬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총체적으로 해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숙명여대 성미경 교수는 '피토케미컬의 생물학적 작용이론 및 그 생리적 연관성'이라는 주제로 식이로부터 섭취되는 폴리페놀은 일정량 흡수되어 순환되는데 그 양에는 변이가 크다고 밝혔다. 피토케미컬은 식이로 섭취되는 수준과 혈중 순환농도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러한 측정방법으로는 관련 대사물질에 대한 정보는 파악할 수 없다고 했다.

즉, 폴리페놀 대사물질 등 체내에서 전환된 물질의 수치는 포함하지 않으며, 폴리페놀의 생리적 작용은 여러 화합물의 다양한 작용에 의해 나타난다는 점을 설명하고, 유전자와 피토케미컬의 상호작용 연구는 개인간 변이를 설명할 수 있도록 고려해 수행돼야 함을 강조했다.

권오란 교수는 '영양소와 피토케미컬의 중요성: 생체이용률에서부터 생리적 유용성까지'라는 주제로 피토케미컬은 기존의 각종 식물에 함유된 생리활성물질로서 성인기 이후 신체기능 및 건강을 유지하는 'lifespan essentials'로 주목받고 있다고 하였다. 피토케미컬의 생체이용률에 대한 연구방법 및 체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실험적으로 증명하는 결과를 제시했다.

권교수는 소화관에서 비 흡수된 피토케미컬의 장내 역할, 흡수된 피토케미컬의 체내 역할을 구분해 기능성을 설명했고, 특히 피토케미컬의 소장 내 이점 및 대장내 박테리아 변화에 미치는 영향 등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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