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촉도 좋지만 학생에게 술을 권해서야
판촉도 좋지만 학생에게 술을 권해서야
  • 함봉균 기자
  • 승인 2006.01.01 2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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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판촉이 대학가 캠퍼스에까지 파고들어 일각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최근 대학 개강시즌에 맞춰 소주 맥주 등 주류회사들이 미래의 소비자를 겨냥해 ´대학생 고객´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곱지않다.

주류회사들은 캠퍼스 내 술 판촉을 아직 기성 사회의 음주 패턴에 물들지 않은 대학생들을 자사의 ´잠재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내세우고 있다. 일반적으로 처음 술을 접하게 되는 대학생 시절부터 자사의 술에 입맛을 길들여 놓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세태에 대해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은 "술 마시러 비싼 수업료내가면서 대학에 다니는 것이 아니다"며 "공짜 술로 술꾼을 만드는 과열판촉"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올해 대학교에 진학한 자녀를 둔 서울시 영등포구에 사는 김만재(48)씨는 "최근 보도된 캠퍼스관련 술업체들의 판촉활동 상황 기사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대학 첫 단체모임인 오리엔테이션이나 총엠티를 술업체들이 주도한다면 결국 학생들을 처음부터 주당으로 만들게 되는 것이 아니냐"고 분개했다.

현재 캠퍼스 마케팅은 소주, 맥주, 전통주까지 모든 주류 분야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최근 알코올 21도 ´산소주´를 출시한 두산주류BG는 작년 12월 ´산소주를 즐기는 대학생 모임´이라는 뜻의 ´대학생산악회´를 만들었다. ´대학생산악회´의 ´산(山)´은 ´산소주´에서 따왔고 ´악(樂)´은 ´즐긴다, 좋아한다´는 뜻의 한자어다. 이 모임에는 대학생 연합광고동아리 애드피아와 애드파워 회원 2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두산은 앞으로 이 모임에 자사 제품 아이템 제안, 광고 및 프로모션 기획 등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백세주´를 만드는 국순당은 지난달 16~28일 서강대 연세대 한국외국어대 건국대 용인대 등 5개 대학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자사 제품 ´삼겹살에 메밀 한 잔´을 제공했다. 이때 제공된 술은 320상자. 병으로 따지면 무려 6400병에 달한다. 이 회사는 이달엔 대학에서 진행하는 총엠티에도 술을 공짜로 주는 행사를 더 진행할 예정이다.

하이트맥주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지원하고 있다. 3월 말까지 진행되는 이 행사는 리무진 버스를 대절해 강원도 홍천에 있는 하이트맥주 강원공장을 견학하고 인근 콘도에서 숙식과 세미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OB맥주는 카스맥주 TV광고로 눈길을 끌었던 ´부기카(Boogie Car)´를 4월 1일부 터 캠퍼스 축제 등 학내 행사에 빌려주고 판촉용 맥주를 무료로 제공한다. OB맥주 관계자는 "20대를 주타깃으로 하는 카스맥주를 대학가에 더 확산시키기위해 부기카 이벤트를 준비했다"면서 "소비자의 마음에 우리 제품을 심어주는 밀착마케팅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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