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김치 발효 미생물의 비밀을 풀다
세계 최초, 김치 발효 미생물의 비밀을 풀다
  • 김현옥
  • 승인 2011.04.27 2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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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지놈 분석 맛내는 과학적 실마리 찾아
중앙대 전체옥 교수팀, 네이처 자매지 등 게재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손꼽히는 김치에 특정 미생물 유전자가 존재하며 그로 인해 특정 발효산물이 생성된다는 사실이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규명돼 보다 맛있고 건강에 이로운 김치 생산이 가능해졌다.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원장 유병린)은 중앙대 전체옥 교수팀에 의뢰해 농림기술개발사업으로 실시한 ‘유전체 분석을 활용한 전통발효식품의 기능성 표준화 연구’에서 첨단 유전체 분석기술을 이용해 김치와 젓갈 내 미생물 및 메타지놈에 대한 전반적인 특성 규명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사업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총 25억 원의 연구개발비가 지원된다.

평가원에 따르면 김치 발효 과정에는 여러 종류의 미생물이 관여하게 되는데, 보다 맛있고 건강에 이로운 김치를 만들기 위한 발효 미생물에 대한 유전자 분석이 필수적이다.

최근 복잡한 미생물이 함께 섞여 있는 환경에서 각 미생물을 분리하지 않고 한꺼번에 유전체 분석을 수행하는 ‘메타지놈(metagenome) 분석’법이 개발됐는데, 전 세계적으로 발효식품에 대한 메타지놈 분석은 지금까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메타지놈 분석에 가장 진화된 분석방법인 파이로시퀀싱 기술을 사용해 김치의 발효과정에 관여하는 모든 미생물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수행해 김치 내에 특정 미생물 유전자가 존재하는 것과 그에 따른 특정 발효산물을 생성하게 되는 상호관계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평가원 측은 설명했다.

이로써 김치 내에 어떤 다양한 미생물이 존재하고 있는지 보다 정확히 분석됐을 뿐아니라 이 미생물들의 유전자 발현 조절을 통해 김치의 맛과 건강에 대한 기능성을 높이는데 관여하는 과학적 비밀을 풀어가는 실마리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정적인 김치 발효를 위해서는 발효 후반기에 급격히 증가하는 세균을 숙주로 번식하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확인한 점은 큰 성과로 평가된다는 것.

또한 연구팀은 동일한 분석방법을 이용하여 국내 대표적 7가지 젓갈(새우젓, 조개젓, 오징어젓, 굴젓, 명란젓, 창란젓, 게젓)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을 분석하여 바다에 널리 존재하지만 아직 분리가 되지 않고 있어 학계의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원핵 미생물의 한 종류인 고세균종(Crenarchaeota)들이 상당히 높은 비율로 존재하고 있음도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09년에 네이처의 자매지인 미생물 생태학 및 응용미생물 분야에서 최고의 저널로 알려진 The ISME(International Society for Microbial Ecology)에 1편, 2010년, 2011년에는 미국 미생물학회가 발간하는 관련 분야 최고의 저널인 응용환경미생물학회지에 2편을 연달아 게재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러한 첨단생명공학기법을 바탕으로 전통발효식품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분석결과를 통해 대한민국 전통발효식품의 과학화 및 세계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팀은 2012년까지 젓갈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2013년부터는 발효주와 전통 장류에 대한 연구도 추진해 이를 토대로 전통발효 미생물의 통합 데이터베이스도 완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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