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식품 경품·광고 논란
천호식품 경품·광고 논란
  • 정심교
  • 승인 2011.08.19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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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상품 행사 응모 제한하려다 제동
‘산수유’ 제품은 건기식으로 오해 가능성

천호식품이 승용차 등 고가의 경품을 내건 이벤트의 팝업창 일부 화면

“남자한테 참 좋은데 표현할 방법이 없네”라는 산수유 제품 광고로 숱한 논란과 화제를 불러 온 천호식품이 이번에는 고가의 경품이벤트로 구설수에 올랐다.

올해로 창립 27주년을 맞은 천호식품(회장 김영식)은 창립기념일(1984년 8월 28일)과 통마늘 출시 기념일(2005년 8월 8일)을 맞아 이달 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고급 승용차와 55인치 3D TV, 드럼세탁기, 김치냉장고 등 고가의 상품을 내건 경품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1등 당첨자에게는 YF소나타, K5, 닛산 큐브 중 원하는 승용차가 제공된다. 이벤트가 진행되는 8월은 여름 건강관리와 추석선물 준비로 고객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품 혜택을 대폭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고가의 경품제공 이벤트 과정에서 천호식품은 공정거래법에 위배되는 행위를 취하다 뒤늦게 수정하는 태도를 보여 경쟁업체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6일 천호식품이 신문 매체를 통해 내보낸 광고 및 소비자들에게 발송한 8월호 자사 잡지에서 ‘구매 금액에 따라 소비자에게 응모권을 지급한다’고 단서를 달은 것이 화근이 되었다. 당시 천호식품은 10만 원 미만 고객에게는 응모권이 1장, 10만~15만 원 구입 시 2장, 15~20만 원은 3장 등 제품을 많이 살수록 응모권을 많이 지급하고 제품을 사지 않으면 응모권을 주지 않는 방식을 취했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 “천호식품이 불법경품행사로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있다”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제기했다.

공정거래법 ‘경품류 제공에 관한 불공정 거래 행위의 유형 및 기준지정고시’ 제2장 8조에 따르면 ‘소비자현상경품’이 500만 원을 초과하거나 경품가액의 합계액이 예상매출액의 1%를 초과하는 경우 부당한 경품류 제공행위에 해당된다. 여기서 말하는 ‘소비자현상경품’은 거래가 발생한 경우, 즉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에 한해 추첨 형식으로 진행하는 경품이다.
이에 반해 금액에 한도가 없는 ‘공개현상경품’은 제품 구입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이에게 응모자격이 주어진다.

이렇게 되면 천호식품의 이번 고가 경품 이벤트는 제품 구매 여부와 관계없이 응모권이 지급돼야 하는데도 구매고객에 한해 금액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방식을 취해 말썽을 빚은 것이다.

이에 대해 천호식품 마케팅팀 관계자는 “당초엔 제품 구매자에 한해 구입금액에 따라 응모권을 차등 지급할 계획이었으나 공정거래법에 위반된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구입 여부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응모권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꿔 현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천호식품은 김영식 회장이 직접 출연한 산수유 CF에서도 광고에 사용할 수 없는 표현을 연상시키는 방법으로 법망을 빠져나가 업계에서는 ‘얄미운 존재’로 여기고 있다. “남자한테 참 좋은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네.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의 유행어를 낳은 산수유 광고에 대해 건강기능식품 업계 관계자는 “남성 정력에 좋다는 표현이 불가한 법망을 교묘히 피한 얄미운 광고”라며 “기타 가공식품인 ‘산수유1000’ 제품이 마치 기능성이 입증된 것처럼 광고되면서 소비자들이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천호식품 측은 “당초 ‘피로회복’ 혹은 ‘체력회복’에 좋다는 표현을 허가받고 싶었지만 CF광고심의에서 통과되지 못해 설명할 방법이 없어 고민하던 실제 상황을 광고를 통해 노출한 것 뿐”이라며 “남자에게 참 좋다는 부분에 대해 정력 개선을 연상하는 등 음침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주효능이 정력 개선이 아닌 체력회복이므로 이는 의도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체력회복에 좋은 산수유는 남자만이 아닌 남녀 누구에게나 추천된다"며 "다만 주효능(체력회복) 이외 부수적인 효능(혈액순환 개선을 통한 정력 증진)에 대해 남자에게 더 권장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천호식품은 “TV광고와 함께 산수유는 대표적인 남성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았다”며 “광고 속 제품 ‘산수유1000프리미엄’은 품질 좋은 구례 산수유가 무려 87.45% 함유돼 남성에게 탁월한 제품”이라고 여전히 남성 건강증진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회사는 설명할 수 없었던 산수유에 대해 이번에는 “남자한테 딱~”의 멘트로 산수유 광고 2탄을 이달 론칭하고 새로운 여론몰이를 기대하고 있다. 광고 1탄에서의 궁금증에 대한 답변으로 김영식 회장은 ‘산수유는 남자 비타민’이라 정의하며 확신에 찬 멘트와 함께 손가락으로 딱 소리를 내는 동작으로 포인트를 잡았다.

적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줄타기해 온 천호식품은 2009년 800억 원에서 2010년 1100억 원의 본사 매출을 올렸으며 새 광고 론칭과 함께 마트에 본격 진출하면서 올해 150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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