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에 외식산업처 신설을”
“aT에 외식산업처 신설을”
  • 정심교
  • 승인 2011.12.1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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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한식’ 수출 지원·인력난 해소 등 건의
aT 주최 CEO 조찬 간담회
“aT 내 식품산업처만 있는데 외식산업처도 만들어주십시오.” “한식을 한국의 전통음식으로만 한정해서는 안됩니다.” “외식업 인력의 한식당 종사 기피문제 해결이 시급합니다.”

내년 1월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 간판을 교체하며 식품‧외식산업 지원책을 추진할 농수산물유통공사에 외식업계의 고충이 전달됐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사장 김재수)는 13일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외식업계 CEO 조찬간담회를 갖고 외식업계가 제안하는 정책사항을 적극 검토해보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외식산업협회 윤홍근 상임회장은 “식품과 외식은 엄연히 다른데 식품 속에 외식이 포함된 것으로 잘못 이해하는 정부 측 인사들이 더러 있다”며 “50조 원 규모의 식품산업보다 큰 70조 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외식산업을 위해 aT에 외식산업처를 별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회장은 또 “정부가 한식세계화 정책을 펴오고 있지만 한식의 범주를 ‘한국의 전통음식’으로만 한계 짓는 것 같다”며 “한식을 ‘한국의 음식문화’로 새롭게 정의해 한국인의 손으로 만든 브랜드 한식을 해외로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김재수 aT사장은 “aT에 식품산업처가 있지만 외식산업처를 별도 신설했으면 하는 의견도 수용하겠다”며 검토할 의향을 내비쳤다. 이어 김 사장은 “전통음식은 한식의 전체가 아닌 일부로 봐야 하는 것이 맞다”며 “한식에 대한 학문적 정의가 아닌 실질적인 정의를 내려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일은 힘든데 보수는 적어 외식업 인력들의 한식브랜드 기피현상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원앤원 박천희 대표는 “한식기업에 대한 지원 기피현상 때문에 보쌈브랜드 원할머니보쌈의 원앤원도 한식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밝히며 “힘들면서도 일한 것에 비해 보수는 적다는 인식이 강해 현장직은커녕 사무직도 구하기 힘들다”고 인력난에 대한 속내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외국인은 언어소통이 안 되니 채용할 수 없고, 조선족은 한국어는 가능하지만 비교적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해 이를 점주가 교육시키려 하면 못 버티고 나간다”고 밝혔다. 게다가 올해 영업이 왕성했던 기존 가맹점 중 한식업이 힘들어 커피전문점으로 업종을 변경한 매장이 두 곳이나 됐다는 것이다.

한식업체가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수와 복리후생을 개선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업체가 수익을 더 내야 한다. 업체가 수익을 더 내려면 원가를 낮추고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데 쉽지 않다"는 게 외식업계의 고충이다. 박 대표는 “원앤원도 족발 수급이 불안정해 가격이 올랐지만 가맹점 공급 가격을 차마 높이지 못해 본사가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며 “수급안정화를 위해 aT가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박 대표는 “지난 구제역 사태 이후 농가에서는 피해보상을 받았지만 정작 외식업계는 보상 한 푼 못 받았다”며 “aT에서 외식업 보험기능을 만들어주던지 일부 보상처리를 해주는 방법을 강구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재수 aT사장은 “aT에서 만든 사이버거래소 이용 규모가 지난 3년간 1100억 원에서 5800억 원으로 크게 늘어나 식재료 원가 절감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며 사이버거래소의 활약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피해보상 및 보험과 관련해서는 “지난 구제역 사태 때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농가의 지역 상권도 보상해달라는 요구가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보상 범위가 무한정 넓어질 것으로 예측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러나 외식업 보험 등 제안사항에 대해서는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외식산업 정책 및 aT의 역할’을 발표한 농수산물유통공사 식품산업처에 따르면 aT는 농어업과 외식산업의 연계 발전 및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목표로 외식산업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3대 발전전략으로 △인프라 확충 △경쟁력 강화 △고부가가치화를 내세웠다.

우선 ‘인프라 확충’을 위해 aT는 외식산업의 현재성과지수 및 미래성과지수를 제공할 수 있는 ‘한국외식성과지수(KPRPI)’를 분기별 1회, 총 5000개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매출액, 수익성, 식재료 비중, 고용, 투자 등 항목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한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을 이용해 조사기관별 산재된 통계정보를 통합한 ‘원스톱 정보서비스 체제’를 구축해 해외 기업정보, 국가별 산업동향 및 제도, 외식업 동향 등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우선 aT 사이버거래소를 통한 식재료 직거래 사업을 시범 추진한다. 수요가 높은 쌀, 고춧가루, 장류 등을 위주로 직거래를 위한 B2B 사이버 거래 시스템을 구축해 사이버 거래 전용 신용카드를 발급하고 모바일 주문 결제가 가능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도 개발할 계획이다.

식자재 수급 안정책 절실…외식 보험기능 검토할 것

또한, 농수산식품 기업지원센터를 통해 기업 애로상담부터 수출마케팅까지 원스톱 통합 컨설팅을 지원하며 외식업체 경영 내실화를 이루겠다는 포부다. 개별 외식업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설 인프라가 구축된 외식업지구에 교육, 경영개선, 홍보사업을 공동 지원하며, 이 외식업지구는 지역별 특색을 갖춘 우수 외식업지구 10개소를 내년 지정한 후 2013~2017년 연 10개소씩 50개소를 추가로 지정해 육성시킬 예정이다.

외식산업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aT는 내년부터 미국, 중국 등 aT에 외식업체 해외진출 지원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외식업체에 해외진출 가이드북, 현지 파트너 발굴 및 DB 구축 등 정보를 제공해주고 해외 인턴제도, 한식특성화학교와 연계해 외식전문인력을 지원한다. 또한 한식세계화를 통한 외식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해외 9개 지역에 한식당 협의체를 구축하고 식재료 공동구매, 서비스 개선사업 등을 실시하며 한식세계화의 해외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김재수 사장, 조익춘 식품산업처장, 배영훈 사이버거래소장, 변동헌 외식진흥팀장 등 aT 관계자들과 함께 △한국외식산업협회 윤홍근 상임회장 △원앤원 박천희 대표 △한국외식경영학회 조춘봉 회장 △힐튼호텔 박효남 총조리장 △옛골토성 권태균 대표 △고궁 박병남 대표 △예당 유경자 대표 △이목원 장현성 대표 △다담회 김세환 회장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박형희 이사장 등 업계와 학계 대표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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