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고 경영자의 새해설계①-김주형 제일제당 사장
인터뷰//최고 경영자의 새해설계①-김주형 제일제당 사장
  • 김현옥 기자
  • 승인 2001.01.17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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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제품아닌 ´온리 원´ 개발 총력"진정한 우리의 것 부가가치 높혀 세계시장 노크

“시장개방으로 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몰려오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형 사업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규모의 경제가 뒤따르는 `온리 원´(only one) 제품 개발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만이 우리가 살 길이지요”

최근 국내 굴지의 식품기업 제일제당이 중소기업형 사업에 문어발 식으로 손을 대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적 시각에 대해 이 회사 김주형 사장은 “결코 그런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며 “진정한 우리의 것을 찾아 세계시장을 노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경기침체로 식품업계가 올 한해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맏형 위치에서 국내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제일제당 김주형 사장을 만나 불황기 타개책을 들어봤다.

-설탕 등 소재식품으로 출발한 제일제당이 최근 비식품사업에 대한 비중을 강화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무슨 이유인가.

△식품소재 산업은 이제 수요포화 상태에 달해 더이상 소비가 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들 소재를 활용한 가공식품이나 화장품 제약 등 수익성이 큰 업종으로 돌파구를 찾다보니 자연히 비식품 분야로의 진출이 활발해진 것이다. 우리 회사는 지난 97년도부터 생활문화기업을 표방하면서 업종전환을 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식품산업을 근간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스카이락, 빕스 등을 운영하는 외식사업체 푸드빌이나 베이커리업체인 뚜레주르, 식자재 전문회사 CJ푸드시스템, 물류업체 CJGSL 등이 그러한 노력의 결과이다.

-자본이나 조직 규모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기업에서 베이커리 등 중소기업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업종에 참여해 막강한 힘을 발휘함으로써 생존권을 침해한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세계가 하나의 시장을 이루고 다국적 기업들이 국내시장에 속속 들어오고 있는 마당에 국내업체간 또는 대기업 중소기업간 경쟁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욱이 시장규모가 매우 좁은 중소기업의 영역을 침해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소위 중소기업형 제품을 취급할 생각은 전혀 없다.

고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획기적인 제품을 독자적으로 개발해야만 가격저항을 덜 받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온리 원´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으며 이미 햇반이나 내가 만든 컵케익, 쁘띠첼 등은 성공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제품을 어떻게 카피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베어커리사업의 경우도 IMF시기 명퇴자들의 복지차원에서 시작한 것이며 지금까지 영세업자들에게 사업기회를 주기 위한 의도로 운영되고 있다. 직영점을 열지 않고 가맹형태로만 운영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며 새로운 컨셉의 베이커리 사업문화를 유도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영업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기술노하우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경기불황으로 인해 올 식품산업 경제도 상당히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보다 내실있는 경영계획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

<&27757>`수익성 있는 성장´을 그룹경영의 큰 틀로 설계하고 제일제당의 경영목표를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세웠다.

불황에 대비한 히트 신제품 개발등 전사적 마케팅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사업비용구조 개혁으로 경쟁력을 회복시킬 방침이다. 아울러 강도높은 사업구조 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식품 및 생명공학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되 핵심역량을 제고하고, 신유통과 엔터테인먼트 미디어부문등 미래 유망사업 분야를 적극 발굴,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함께 투자자본에 대한 현금 수익성을 최우선의 경영지표로 설정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며 창의적이고 합리적인 기업문화 활성화 노력도 배가하기로 했다.

이를통해 그룹 전체적으로는 5조33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그중 제일제당에서 2조2030억원을 충당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설계해 놓았다.

-식품사업 부문별 계획은.

<&27757>우리회사는 설탕 밀가루 식용유 조미료 육가공 냉동식품등 상당수 품목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식용유의 경우 지난 99년 하반기부터 만년 2위 브랜드에서 탈피, 1위로 올라선 이후 지금까지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두유 사업부문에서 대두박 가격 인상에 따른 추가이익이 발생했으며 최근 환율인상으로 인한 수익저하도 우려되지만 수출 촉진을 통해 만회할 계획이어서 크게 걱정되지는 않는다. 다만 수입자유화이후 값싼 원유를 경쟁적으로 들여와 단순 정제 가공과정을 통해 밀어내기식 판매로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영세업체들 때문에 선의의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들이 신선한 콩으로 금방 짠 기름과 오래동안 묵은 기름과의 품질차이를 구별할 수 없는 현실속에서 뾰족한 대안없이 냉가슴만 앓고 있을 뿐이다. 최근 4년간 계속 하락세를 보인 국제원유 가격이 바닥을 치고 곧 오를 전망이어서 조만간 정리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식용유는 영양적 가치가 큰데도 불구하고 식품보조제의 성격이 강해 소비자 설득력이 매우 낮다. 따라서 기능성 식용유 개발을 통한 소비확대를 꾀하기 위해 활발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조미료의 경우 전체시장의 78%선을 장악하고 있는데 원재료와 배합비율에 따른 맛차이가 1위 브랜드를 지키는 비결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회사는 미국 오클라호마와 중국등지에 다시다 원료를 만드는 육가공공장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소구층 입맛에 맞는 컨셉의 차별화된 광고와 현실 대응능력 및 미래를 내다보는 우수한 두뇌집단인 연구인력등에 의해 우수제품을 만들고 있다.

육가공부문에선 저마진 품목의 생산을 중단하는 등의 구조조정 작업과 함께 프레시안과 같은 고품질제품 개발노력이 진행중이다. 방부제가 함유돼 있다는 등의 잘못된 소비자 불신을 해소하고 소비를 확대시킬 수 있는 고객만족제품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직적 직급을 파괴하고 사원간의 호칭도 모두 `님´자로 통일하는등 획기적인 조직제도를 실시하고 있는데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

△급변하는 외부환경 변화에 대응한 것으로서 전자상거래 현장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종전 피라미드 형태의 결재라인보다 단계를 축소시킨 스프라이트형이 훨씬 효율적이다.

이러한 조직체계의 변화에 맞게 사원들간 호칭도 과장 부장 상무 등을 님자로 통일하고 상하간의 벽을 허물어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개편했으며 복장뿐 아니라 근무시간 자율화 등을 병행함으로써 회사업무와 관련해 자신의 책임하에 스스로 결정하되 총체적인 것은 시스템적 콘트롤을 받도록 하는 제도를 통해 개개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시행초기 많은 부분에서 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제도의 정착과 더불어 소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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