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위기대처능력 구설수
맥도날드, 위기대처능력 구설수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3.08.19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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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기자
다국적 패스트푸드업체인 '맥도날드'의 위기대처 능력이 글로벌 브랜드란 위상에 걸맞지 않게 ‘형편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도마 위에 올랐다.

맥도날드는 지난 8일 배달직원이 햄버거 세트를 주문한 고객에게 폭언 메시지를 보내 파문을 불러 일으켰으나 소비자와 직원 간 엇갈린 주장에서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다가 이동통신사에서 발신 내용을 확인한 후에야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서는 무성의한 태도로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맥도날드는 특히 사태를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햄버거 이용쿠폰으로 무마시키려다 소비자의 자존심마저 짓밟았다는 원성이 높아지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한마디로 문제의 심각성을 외면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맥도날드의 태도에 대해 외식업계 관계자나 전문가들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외식관련단체 한 관계자는 “피해자 입장에서 적당한 사과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이 들었다면 이는 맥도날드의 잘못된 후속 조치”라고 지적했다. 점장과 직원 교육을 담당하는 책임자는 사실 부분에 즉시 수긍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의 사과를 했어야한다는 것.

소비자와 직원 간 주장이 일치하지 않다면 본사는 소비자 입장에서 판단을 하는 것이 올바른 대처법이고, 폭언 문자의 피해자가 직접 발신자 번호를 조회할 때까지 제대로 된 사과가 없었다는 것은 분명 초기 대응의 미숙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폭언 메시지를 통해 ‘침 뱉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었다는 불쾌한 감정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에서 문제 해결방식으로 두 번 씩이나 ‘햄버거쿠폰’을 제시한 것은 클레임을 제기한 소비자의 본심을 왜곡한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란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은 “직원의 상식 이하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책임은 분명 본사에 있다. 이를 자각하고 후속조치에서 본사의 재발방지 약속이 선행됐어야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 많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보다는 직원 교육 강화에 보다 힘써야한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측은 뒤늦게 운영이 매끄럽지 못한 점을 인식하고, 이번 일로 더욱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지만, 자그마한 소비자의 불만이 그동안 수많은 사회공헌 활동으로 쌓아놓은 기업 이미지를 하루 아침에 추락시켜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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