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아웃 커피점 올 전망 ´흐림´
테이크아웃 커피점 올 전망 ´흐림´
  • 김은수 기자
  • 승인 2003.01.22 1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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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다 출점 경쟁 포화상태 초래

지난해 유례 없는 호황을 구가했던 테이크아웃 커피점의 올해 향방은 어떨까.

신(新) 소비 문화의 핵심 키워드로 급부상하며 지난해 전년 대비 60% 성장한 1300∼1500억원 시장을 형성했던 테이크아웃 커피점의 올해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불안한 경제 상황이 경기에 민감한 외식 업종 특히 과다 출점 경쟁으로 포화 상태에 이른 테이크아웃 커피 업계의 성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에 스타벅스, 커피빈, 로즈버드, 할리스 등 외국계 및 국산 테이크아웃 커피 브랜드들은 예년보다 안정적이고 차별화된 전략으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대표적인 업체는 외국계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 지난 1999년 국내에 진출한 스타벅스는 지난해 전년 대비 80% 성장한 44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스타벅스 코리아 마케팅팀 양재선 과장은 "올해는 경기 전망이 좋지 않아 소비자 심리가 위축되고 외식업 전반적으로 지난해 같은 호황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지속적으로 점포수는 늘려가되 내실 경영을 추구한다는 것이 자사의 올해 사업 방향"이라고 밝혔다.

현재 58개 매장을 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스타벅스는 올해 25개 매장을 추가, 90% 성장한 836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는 좋지 않지만 지난해 매출에 영향을 끼쳤던 반미 정서가 올해 다소 수그러들고 매장 수가 늘어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정부 시책에 호응하는 차원에서 전 매장의 일회용컵 보증금 수익을 일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재활용 운동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는 기존 단팥·찹쌀 페스추리와 떡 등의 한국적 메뉴를 계속 개발·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지난 2001년 국내 진출한 ´커피빈앤티리프´(이하 커피빈)는 현재 1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100억원 가까운 실적을 올려 전년보다 30% 가량의 성장세를 보였다. 신규 매장 출점 수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실적 면으로는 만족할 만한 액수라는 것이 관계자의 평가다.

올해는 주타겟층인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전문직 여성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 주로 서울 강남 부근을 중심으로 18개의 신규 매장을 출점해 24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것이 커피빈측의 계획이다. 신규 매장은 타겟층에 맞춰 기존 매장보다 고급스럽고 안락한 인테리어로 꾸밀 예정.

또한 커피 전문점에 치우친 이미지 제고와 동양인의 입맛을 고려, ´차를 알릴 수 있는 2003년´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이를 위한 메뉴 개발에 치중할 계획이다. 광화문점 내 숍인숍 형태로 입점돼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쿠치나´ 사업도 확장하고 지난해 선보인 호박죽처럼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도 늘려갈 예정이다.

국산 테이크아웃 커피점들도 차별화 전략에 바쁘기는 마찬가지. 국산 브랜드인 ´로즈버드´는 매장 수로 단연 1위를 차지한다. 현재 점포 수는 직영 및 가맹점까지 합해 총 203개가 넘는다. 지난해 본사 직영점이 100억원, 가맹점이 300억원씩 총 400억원 가까운 실적을 올려 전년 대비 35%의 성장률을 보였다.

로즈버드 영업본부 박흥수 과장은 "그간 주로 길거리 숍(Road-shop) 위주로 개점해 왔으나 최근 고려대, 삼성병원, 국세청 등 병원·공공기관·쇼핑몰 등에 입점하는 ´숍인숍´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며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재활용 협약 이후 로즈버드 전매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3차례에 걸친 교육을 실시했으며 보증금으로 얻어진 수익은 연 2∼3회에 걸친 전 매장 행사를 통해 고객에게 환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목표 매출액은 직영점과 가맹점 각각 140억원, 400억원.

´할리스´는 지난해 14개 매장 개점에 이어 올해 30여 개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강남 아셈점 등 3개 매장을 제외하고는 주로 가맹점으로 운영하다 보니 정확한 매출 금액은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 올해 20% 가량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상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커피 원두를 한 달 2회 이상 국내에서 직접 배전하는 등 신선한 원두를 사용하는 것이 할리스의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올해는 점포가 위치한 지역별 특색을 가미해 인테리어를 꾸미고 자칫 외국계 브랜드로 오인받기 쉽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홍보하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한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각 경제 연구소들이 올해 대내외 여건에 대한 불안으로 경기가 5%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데다 특히 1·4분기의 경제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까지 있어 불안감을 가중시킨다"며 "이러한 경기 불황 속에서 테이크아웃 업계에서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상위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져 업체 고유의 차별화 전략은 더욱 절실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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