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노년층 식품시장 ´노다지´
일본, 노년층 식품시장 ´노다지´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03.02.05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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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식업체 앞다퉈 진출

하마다 슈씨는 슈퍼마켓을 돌아다니다가 일본 유명 유아용 식품 업체의 인스턴트 음식이 진열된 선반 앞에서 멈춰 섰다. 선반에는 반숙된 갈치, 한 입 크기의 새우미트볼, 두부가 들어간 잡채 등을 비롯한 수많은 음식들이 진열돼 있다.

그러나 64세의 하마다 씨를 놀라게 한 것은 그곳에 나열된 식품들이 어린 아이들만이 아닌 그와 같이 나이 많은 노인들을 위해 출시된 식품이라는 점이다.

맛있어 보이는 이 음식들을 보면서 그는 부드럽고 영양 많은 음식이라면 애들만 먹으라는 법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은 최근 일본의 유아용 식품 업체들이 스스로에게 묻고 있는 질문이기도 하다. 출산율이 계속해 낮아지면서 이들 업체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데 고심하고 있다.

그 결과 업체들은 고객의 상당 부분이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 세대들임을 발견하게 됐다. 부드럽고 적은 분량에 만들기 쉽고 염분이 적은 유아용 식품은 나이 든 세대의 입맛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세 번째로 큰 유아용 식품 제조회사인 큐피 코퍼레이션(Q.P.Corp)의 이토 스케후미 이사는 “중장년층을 잠재 고객 시장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큐피를 비롯한 일본의 경쟁 업체들은 노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는 고객의 심기를 행여라도 불편하게 하지 않을까 식품 포장에 목표 고객이 연장자임을 내포하는 어떤 단어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한 예로 와코도(Wakodo)사는 `즐거운 음식(Fun Meal)´, 큐피는 `0∼100세의 사람을 위한 식품(Food for Ages 0∼100)´이라는 라벨을 붙이고 있다.

일본 유아용식품협회의 이나가키 사토시 회장은 “늙은이를 위한 음식이라고 하면 아무도 사려고 들지 않을 것”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1990년대에 들어 여성들의 사회생활이 활발해지고 굳이 직접 만든 음식을 아이에게 먹이지 않아도 된다는 부모세대의 사고방식이 변화하면서 일본 유아용식품업체들의 매출은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러나 출산율이 점점 하락하면서 매출은 1999년 2억5200만달러에서 2001년 2억3500만달러까지 감소, 업체들은 10년만에 위기감을 느끼게 됐다.

현재 일본에서는 다섯 명 중 한 명은 65세 이상 인구이며 2014년에는 네 명에 한 명꼴이 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노령화추세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오늘날 중장년층을 겨냥한 유아용 식품 업체들의 연매출은 약 1000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점점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나가키 회장은 밝혔다. <무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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