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쇼핑 쇼핑호스트 전은경씨
농수산쇼핑 쇼핑호스트 전은경씨
  • 문윤태 기자
  • 승인 2003.02.05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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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표현 수백 가지 구사

최근 음식의 맛을 수백 가지 어휘로 표현해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농수산 쇼핑 쇼핑호스트인 전은경씨(29세)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음식맛을 어떤 언어로 표현해야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 고민하며 시간이 나는 대로 재래시장을 들러 ‘음식맛 어휘탐색’작업을 한다고 한다. 전씨를 만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농수산 쇼핑 방송에 얽힌 그녀의 숨은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음식맛에 대한 어휘연구를 하게 된 동기는.
▷한마디로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고객들이 좋아하는 식품을 주로 방송하는데 매번 똑같은 음식에 대한 맛을 똑같은 어휘로 표현해서는 고객들을 눈을 모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TV홈쇼핑 방송은 시청자들이 고정적으로 보기보다는 정규방송을 보는 동안 잠깐 들러보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그 틈새를 지루하지 않게 해야 채널을 고정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전에 어머니께서 편찮으실 때 식이요법으로 병을 치료해야 했기 때문에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다니며 ‘음식과의 전쟁’을 벌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음식맛에 대한 표현을 접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어떤 표현들이 있나.
▷우리의 음식맛을 표현하는 어휘는 무려 400가지나 된다. 그 중에 수집한 것은 100여가지인데 ‘맵다’는 표현은 칼칼하다 알알하다 매움하다 등 20여 가지이고 ‘싱겁다’는 밍밍하다 승겁다 등 10개에 이른다. 특히 촉감으로 느끼는 맛에 대한 표현도 말캉하다 물컹하다 날큰하다 야들야들하다 등 많은데 예를 들어 연시를 판매할 때는 ‘말캉’, 찹쌀떡은 ‘말랑’으로 표현해야 제격이다. 이밖에 시각으로 보는 맛, 촉감으로 보는 맛 등에 대한 표현도 계속 연구해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표현들을 사용하고 난 후 매출이 늘었나.
▷정확히 말할 순 없지만 판매물량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물론 설 대목 때문에 한몫 하는 것이겠지만 매출신장 여부를 떠나 어휘연구는 계속할 생각이다. 이를 계기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회사이익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농수산 홈쇼핑 방송중 기억에 남는 해프닝이 있다면.
▷쇼핑 호스트와 생산자가 같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한번은 곡류를 가지고 나와서 이를 만병통치약인양 설명하는 생산자 때문에 애를 먹은적이 있다. 물론 그 생산자가 방송에 익숙지 않아 발생한 일이었지만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또 한 번은 과일음료를 판매한적이 있었는데 방송 40분 동안 2ℓ의 음료를 다 마신적도 있다. 가장 황당했던 적은 지난 여름이다. 스튜디오에는 40여개의 고효율 전등이 켜져 있는데 열때문에 순간적으로 음식이 상했던 것이다. 뱉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맛있는 것처럼 먹으며 웃어야 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가정에서도 실제 요리를 잘 하나.
▷자신은 없지만 노력은 하고 있다. 직업이 직업인만큼 방송에 나갈 식품을 방송전날 반드시 집에서 직접 해본다. 남편한테 미안한 얘기지만 아닌 말로‘마루타’다. 그 여파 때문에 결혼 후 남편이 살이 더 쪘다. 모든 것을 이해해주는 남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앞으로 계획은
▷음식맛 어휘 표현 발굴은 물론 요리사 자격증도 딸 계획이다. 학원에도 다니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을 통해 고객들에게 보다 많은 식품정보를 제공하고 싶다. 욕심이 있다면 내가 표현하는 음식맛의 어휘가 굳이 먹어보지 않고도 맛을 느낄 수 정도로 고객들에게 친근히 다가갔으면 하는 것이다. 이는 아주 개인적인 바람이다.

-끝으로 농수산 쇼핑을 시청하는 고객들에게 당부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옛 말에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먹거리에는 맞지 않는 말이다. 저가식품이 당장에 좋을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우리몸에 축적된 위해물질이 분명 병을 불러오게 돼 있다. 자명한 일이다. 농수산 홈쇼핑은 지역특산품 등 엄선된 제품만을 골라 유통마진을 없애고 저렴하게 판매하는 만큼 많은 고객들이 애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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