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도 칼럼(179)]페트병 환경호르몬 걱정은 기우
[하상도 칼럼(179)]페트병 환경호르몬 걱정은 기우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4.06.23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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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확한 기사·인터넷 괴담이 유발
비스페놀A 등 원료로 사용 안 해

페트(PET)병은 가벼우면서도 잘 깨지지 않아 탄산음료, 맥주병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PET는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terephthalate, PET)의 약자로 테레프탈산 또는 테레프탈산메틸에스테르와 에틸렌글리콜을 중합하여 만든 플라스틱의 한 종류다.

페트는 폴리머 재질의 결정체로 투명성, 내압성, 가스 차단성이 우수해 생수나 음료 등 식품용기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그러나 환경호르몬이라 불리는 내분비계장애 등 인체에 해가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어 사회적 불안감을 유발시키고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다양한 괴담이나 네가티브한 정보는 대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단편적인 연구결과를 곡해한 자극적인 보도에 기인한 것이다.

페트에 대한 논란은 2000년대 초 수돗물의 안전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일부 보도 기사로부터 시작됐는데, 그 충격이 지금까지 이어져 소비자들이 페트를 비롯한 합성수지 용기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갖게 한 원인이 되고 있다. 더구나 소재별 안전성 정보보다는 “환경호르몬”이라는 자극적 용어가 소비자에게 알려지면서 모든 합성수지제 용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페트병에 든 음료나 생수를 마실 때 “환경호르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페트병에서 내분비계장애물질이 검출될 것이라는 소비자의 인식과는 달리 페트병 제조 시 DEHP, 비스페놀A 등 대표적 내분비계장애물질이 원료로 사용되지 않아 이 물질의 검출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DEHP와 같은 가소제는 딱딱한 성질의 폴리염화비닐(PVC)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사용되며, 비스페놀A는 폴리카보네이트(PC)의 원료물질로 사용되기 때문에 페트병에 별도로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식약처 유해물질에 엄격한 기준 적용
호서대 확인 시험서도 음성으로 판정

최근 호서대학교 정상희교수의 화학물질에 대한 내분비계 교란성 확인시험 결과, PET가 음성으로 판정돼 페트병을 통한 내분비계교란물질의 인체 유해성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하고 식약처의 종전 발표를 입증한 셈이다.

또한 식약처는 페트병의 안전관리를 위해 납, 안티몬 등 유해물질이나 불순물 기준·규격을 준수토록 하고 있고 뚜껑(라이너 포함) 또한 폴리에틸렌(PE) 또는 폴리프로필렌(PP) 재질로 식품에 이행될 우려가 있는 유해물질에 대한 엄격한 기준·규격을 설정해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페트병과 관련된 오해 중 하나는 뜨거운 물을 담으면 하얗게 변하거나 찌그러지면서 환경호르몬이 용출된다는 것인데, 이는 유해물질의 용출과 상관없는 오해라 한다. 페트병은 제조될 때 식품 용도에 따라 열처리 여부가 달라지는데, 열처리공정이 없는 탄산음료나 생수병의 경우 약 55℃ 이상에서 백화(하얗게 변함) 또는 찌그러지는 물리적 변형이 일어나지만, 열처리 과정을 거친 오렌지주스병의 경우 90℃ 정도의 뜨거운 물을 담아도 병이 변형되지 않는다고 한다.

뜨거운 물에 백화현상 물리적 변형일 뿐
글씨 찌그러짐은 라벨 수축…품질과 무관

또한, 간혹 페트병 사용 시 글씨가 찌그러져 보여 제품의 이상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수축라벨 사용으로 인한 현상으로 제품 품질과는 무관하다고 한다. 식품용기는 다양한 소재가 사용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PET, PS, PA 등과 같은 소재들을 구분하기 보다는 “플라스틱”이라는 쉬운 용어를 받아들이고 있어 PET병이 다른 플라스틱병과 같은 것으로 오해 받는다고 한다.

식약처는 소비자에게 “페트병은 일회 사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므로 가급적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사용한 페트병을 재사용한다고 해서 유해물질이 용출되지는 않지만, 통상 입구가 좁은 형태인 페트병은 깨끗이 세척, 건조하기가 어려워 미생물오염 가능성이 있고 일회 사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재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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