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미래 식량자원 각광…새로운 식품원료 등록 지속 추진”
“곤충 미래 식량자원 각광…새로운 식품원료 등록 지속 추진”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4.07.21 0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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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갈색거저리 유충 식품원료로 등재한 이규성 농진청 농업생물부장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경 식량 수요가 지금의 2배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미래 대체 식량으로 곤충을 지목했다. 곤충은 가축에 비해 사육면적이 좁아 토지이용률이 높고, 한 번에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알을 낳으며, 3개월 정도의 짧은 생활사로 1년에 4차례 정도 새로운 세대가 나와 생산성이 높다. 또한 1kg 생산 시 필요한 사료가 육류에 비해 매우 낮을 뿐만 아니라 고단백·고불포화지방산으로 영양적 가치가 높은 장점이 있다.

이처럼 곤충이 미래 식량자원으로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5일 농촌진흥청 요청에 의해 ‘갈색거저리 유충’을 한시적 식품원료로 인정해 조만간 이를 이용한 가공식품 개발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메뚜기와 누에번데기를 제외한 곤충은 식품위생법에 의한 식품공전 상 식품원료로 인정되지 않아 식의약용으로 판매 유통이 불가능했다는 점에서 이번 갈색거저리의 식품원료 인정은 그 의미가 상당히 크다.

농진청은 2011년부터 전국 농가 방문 및 조사를 통해 대량 사육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구축되고, 소비층이 형성돼 있는 갈색거저리와 흰점박이꽃무지, 장수풍데이 등 3종 곤충의 영양 가치와 동의보감 등 고서에 기록된 다양한 효능에 관심을 갖고 식품화를 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식품등록 대상 곤충들이 현재까지 한국 KFDA, 미국 GRAS, 유럽연합 및 호주/뉴질랜드 novel food, Codex 등에 식품 원료로 등재되지 않은 상황에서 곤충 식품분야 연구 우위를 선점한 것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이규성 농업생물부장을 만나 곤충산업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궁금증을 들어봤다.

△이규성 농진청 농업생물부장
- 국내 곤충산업의 시장규모

▶ 현재 국내 곤충시장 규모는 1,500억 원 정도로, 2015년이면 3,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등 학습·애완 곤충 시장만 해도 약 400억 원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곤충을 사육하는 농가는 384농가이며, 천적 곤충이나 화분 매개 곤충을 작물에 이용해 농사를 짓는 농가가 1,200여 농가가 넘는다.

- FAO가 미래 식량 대안으로 곤충을 제시한 배경

▶FAO에 따르면 2050년쯤이면 세계 인구가 약 90억 명에 달해 현재보다 두 배 이상의 많은 식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수산물 남획과 기후 변화, 물 부족 등으로 식량의 양적, 질적 저하로 인한 기아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FAO는 닭고기와 돼지고기, 소고기, 심지어 물고기에 비해 단백질과 몸에 좋은 지방이 풍부하고 칼슘과 철, 아연 등 무기질 함량이 높을 뿐만 아니라 이미 여러 국가에서 많이 먹고 있는 곤충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인구 급증 인한 식량난 대안…선진국 수십 종 통조림 유통
친환경에 사료·노동력 줄이고 단백질 등 영양·생산성 높아

- 식량으로서 곤충의 장점

▶곤충의 단백질 함량은 60%로 육류에 비해 상당히 높다. 또한 몸에 좋은 리놀레산과 올레산 같은 불포화지방산외에도 철과 아연 등의 미네랄과 비타민, 식이섬유까지 다량 함유하고 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가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지구전체 발생량의 18% 이상을 차지하는데, 갈색거저리의 경우 1kg당 돼지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곤충은 친환경적이며, 사료 및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더욱이 곤충은 1년에 여러 번 세대가 순환되므로 빠른 기간에 대량 생산할 수 있어 식량의 안정적 확보와 단백질 부족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 갈색거저리 외에 식품 등록을 추진하고 있는 곤충은

▶국내에서 현재 식용 가능한 곤충은 오랫동안 먹어와 식품공전에 등재돼 있는 메뚜기와 누에 번데기밖에 없었다. 이번에 갈색저리가 새로운 식품 원료로 인정됐으며, 앞으로 흰점박이꽃무지, 장수풍뎅이, 귀뚜라미도 식용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 해외에서 곤충을 식용으로 이용하는 사례

▶동남아시아나 중국뿐만 아니라 많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에서도 곤충을 식용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60여 종의 곤충으로 통조림이나 과자, 사탕, 꿀로 가공한 상품 등을 세계 각국에 수출하고 있고, 독일에서는 옥수수 조명나방, 누에 등으로 통조림을 판매하고 있다. 프랑스에도 퍼디손이라는 곤충 통조림 가공 회사가 메뚜기, 개미 등 곤충으로 고단백 식료품을 생산하고 있다. 영국은 런던의 한 식당에서 꿀벌이 토핑이 된 카스타드 푸딩을 판매하고 있으며, 뉴욕의 일부 식당에는 말린 메뚜기를 넣은 타코를 판매하고 있다. 특히, 2013년 12월 벨기에 식품안전청에서는 갈색거저리, 누에 등 시중에 판매할 수 있는 곤충 10종을 발표한 바 있다.

실내 사육 안전성 확보…맛있는 먹거리로 인식 전환 필요
신메뉴·건기식·의료용 식품 등 개발 산업발전 기초 다질 것  

- 곤충 식품의 안전성

▶식품이기 때문에 맛과 영양도 중요하지만, 인체에 안전성을 확보해야한다. 야외에서 채집할 경우 곤충이 먹는 물질에 따라 그리고 서식 환경 등에 대한 파악이 쉽지 않아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실내에서 정해진 사료로 사육할 경우 조절이 가능하며, 식용으로 활용하기 전에 동물을 이용한 안전성 평가와 살균 방법 개발, 중금속과 농약을 포함한 유해 성분 분석 등울 통한 안전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 우리나라 곤충 식량 산업 활성화 방안

▶곤충을 새로운 음식으로 널리 이용할 수 있으려면 기피식품이 아닌 맛있는 기능성 먹을거리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곤충을 이용한 메뉴 및 조리법 개발 등을 통해 국민들이 곤충 요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곤충 식품의 소비 촉진을 위한 마케팅 강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 앞으로의 계획은

▶갈색거저리 외에 흰점박이꽃무지, 장수풍뎅이, 귀뚜라미도 새로운 식품 원료로 등록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안전성이 입증되면 식약처에 신청할 계획이다. 또한, 다양한 곤충의 식품 등록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사육 농가와 업체에 보급함으로써 산업 발전의 기초를 다지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앞으로 식품공전 등록에 대비해 다양한 형태의 맛있고 영양가 높은 메뉴 개발, 특수의료용 식품, 나아가 건강기능성식품 개발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곤충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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