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aT 기동상담반 나주로 출동…샬롬산업 등 4개사 ‘집단 컨설팅’
[르포]aT 기동상담반 나주로 출동…샬롬산업 등 4개사 ‘집단 컨설팅’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4.07.28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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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와 aT가 경영, 기술, 수출분야로 전문가팀을 구성해 시·군 지역 중소식품기업의 애로를 현장에서 듣고 해결해주는 중소기업 지원프로그램 ‘현장기동상담회’가 이번에는 전남 나주시를 찾아갔다.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버스로 4시간을 달려 도착한 전남 나주시청 2층 대회의실. 동결건조공법으로 즉석식품을 제조하는 샬롬산업(대표 김정매)과 벌꿀 등을 소재로 액상차를 생산하는 가보팜스(대표 김희성), 건조과일칩 제조업체인 헵시바F&B(대표 김현수), 김치제조업체 삼진지에프(대표 강종춘) 등 나주를 대표하는 4개 식품업체가 전문가들의 진단을 받기 위해 상담회에 참석했다.

△aT 김재수 사장을 비롯한 현장기동상담반은 22일 나주를 찾아 샬롬산업, 가보팜스, 헵시바F&B, 삼진지에프 등 나주를 대표하는 식품업체를 찾아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진단했다.

이들 기업은 2011년에 설립된 신생기업 헵시바(매출 5억)를 제외하고는 40억~9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업체로, 상당부분 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인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품질·위생 관리에서부터 수출시장 개척에 이르기까지 심층 진단과 처방을 제시하는 aT ‘현장기동상담회’가 이들 업체를 찾은 이유도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으로 한국식품의 세계화에 앞장서는데 힘이 들지 않도록 부추겨주기 위함이다.

△김재수 사장
aT 김재수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중 FTA 체결 가속화로 농식품 시장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수출이 확대되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며, “aT는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수출컨설팅 등 전폭적인 맞춤형 사후지원까지 담당해 농식품 수출 100억불 시대를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업체별 브리핑에서는 경영의 애로사항이 줄줄이 쏟아졌다. 가보팜스(운곡동 동수농공단지)의 경우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지정받아 액상차를 들고 중국 대만 프랑스 등을 누빈 결과 지난해 120만불 수출실적을 올렸다. 그 여세를 몰아 올해는 300만불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환율이 작년 1150원에서 현재 1030원까지 무너진 상황에서 결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살리면서 고용창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막대한 환차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아울러 기업의 수출실적에 따라 보증하는 정부의 융자 금리도 4%에서 2%로 인하하는 방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샬롬산업(왕곡면 여시물길)은 당초 신선초 녹즙사업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군납 전투식량 사업 비중이 50%(95억중 50억)를 넘고 있다. 또 컵밥, 비빔밥, 즉석국, 찌개류, 생식 등 진공동결건조(FD)식품을 생산, CJ제일제당 등을 통해 영국 불가리아 호주 등지로 수출해 3만3000불을 벌어들이고 있기도하다.

김치 제조 ‘삼진지에프’ 등 환율 하락으로 애로
과일 건조칩 ‘헵시바’ 적정가격 원료 확보 바라
전투식량 ‘샬롬산업’ 대규모 선투자로 경영 압박   

이 회사는 특히 국내 최초로 컵밥을 개발해 비락 브랜드로 출시했지만, 시장가능성을 점친 대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정매 대표는 “최근 자사브랜드로 편의점업체인 CU에 납품하기 위해 제품의 품질을 비롯한 170가지 현장 감사(audit)를 통과할 만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랑했다.

△샬롬산업 김정매 대표
김 대표는 “그러나 정부의 지원 사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대규모 장치산업에 선투자하는 바람에 전기요금이나 가스비 등 고정비 지출이 만만치 않아 경영에 압박을 느끼고 있다”며 “기업의 사업계획에 따른 정부 지원도 중요하지만, 자력으로 일어서려는 업체의 능력을 평가해 짐을 덜어주는 정책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헵시바F&B(노안면 노안로)는 저온열풍건조방식으로 과일건조칩과 과일선식, 라이스볼, 라이스칩 등을 생산해 지난해 5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2만불은 일본 호주 미국시장에 벌어들인 것이다. 원재료인 국산과일의 가격이 워낙 비싼 탓에 해외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애로점이다. 따라서 수출용에 한해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 김현수 대표는 “과일칩은 저온열풍건조방식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원물이 좋아야 제품의 향이나 색, 맛이 뛰어나다. 하지만 단가가 세기 때문에 프리미엄 마켓에 소량 수출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좋은 원료를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진지에프(금촌면)는 김치류와 통조림, 소스류를 생산해 창립 1년 후부터 수출하기 시작한 지역중소업체 중 보기드문 수출지향업체다. 전체 매출 83억원의 90%를 수출로 충당할 정도인데, 지난해의 경우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662만6000불의 실적으로 거뒀다. 이 회사 역시 환율 하락으로 인한 손해를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꼽았다.

작년 하반기부터 수출실적이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일본시장의 경우 자사제품 매대의 위치가 소비자들의 눈에 띄지 않는 구석진 곳으로 이동하고 면적도 1/3까지 축소됐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로인해 올 들어 수출사업의 구조 조정에 대한 갈등을 심하게 느끼고 있어 나주시와 aT의 도움이 간절하다고 호소했다.

■ 샬롬산업 현장 진단

R&D 강화로 경쟁력·가동률 높여야 
원료 자체 조달하고 창고업 병행을 

△7285㎡ 규모의 공장에선 진공동결건조 생산라인을 통해 전투식량, 컵밥, 북엇국 등 간편식을 1일 10톤, 연간 3000톤 규모의 생산이 가능하다.
업체별 브리핑이 끝난 후 경영, 기술, 수출·마케팅 담당으로 구성된 전문가팀이 4개 반으로 나뉘어 각각의 기업현장으로 향했다. 기자는 샬롬산업의 진공동결건조시스템 현장을 진단하는 기동상담반과 동행했다.

샬롬산업은 영하 35℃ 이하에서 급속 동결시킨 다음 진공상태에서 수분을 승화시켜 건조하는 첨단 진공동결건조(Freez Drying) 공법으로 물만 부어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전투식량을 생산, 군급식으로 납품하는 일에 절반이상의 힘을 쏟고 있다. FD산업은 급속동결실과 진공건조설비 등 대규모 설비와 식품안전성 확보를 위한 가공설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자본 및 기술집약적 장치산업이란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영하 35℃ 이하에서 급속 동결시킨 후 진공상태에서 수분을 승화시켜 건조하는 첨단 진공동결건조관.

이에 따라 이 회사는 광주시내 10층빌딩 2채를 매각해 공장 건설에 전부 투자했다고 전했다. 전남지역에서 가장 큰 냉장·냉동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자랑거리다. 문제는 가동률이 60%에 불과하다는 점. 연속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설비를 놀림으로써 허비되는 경제적 부담이 경영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경일 기술담당 전문위원은 "냉동식품과 경쟁해야 하는 진공동결건조식품은 향과 맛, 식감을 잘 보존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생명이다. 이를 위해서는 양질의 원재료 사용과 함께 무엇보다 R&D를 강화해야 한다"며 R&D 인력의 부족을 문제로 지적했다.

△진공동결건조공법을 통해 생산된 제품을 포장하고 있다.

수출담당 김요한 전문위원은 역사가 짧은 수출사업은 현지 시장의 식문화 등 사전 연구가 선행돼야 장기적으로 승산이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샬롬산업은 처음부터 대기업에 의존함으로써 자체 경쟁력을 갖지 못하고 있어 중견기업과 거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김 위원은 아울러 냉장 및 냉동창고에 랙(Rack)을 설치함으로써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창고업을 신규로 추가하면 경영측면에서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경영측면에서 진단한 조희배 전문위원은 공장을 풀가동할 경우 매출이 지금의 2배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직원 1인당 매출액이 식품회사의 평균인 4억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등 가장 기본적인 문제점을 점검해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현재 식재료업체나 일부 영농조합을 통해 공급받는 원재료도 별도법인을 설립해 품질관리와 수급예측을 통해 자체 조달하는 방안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엔 국방부가 보다 다양한 전투용 식단을 요구함에 따라 서울대, 전남대와 함께 아웃도어 훈련용 전투식량을 개발하고 있으며, FD식품을 즉석에서 물만 부어 먹을 수 있는 카페와 매장을 겸한 프랜차이즈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는 김정매 대표. 현장상담을 마치고 일어서는 전문위원들의 팔을 당기며 자사 고문을 맡아달라고 부탁하는 김 대표의 애교섞인 농담 속에는 간절함이 묻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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