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건강메뉴 개발 박차
패스트푸드 건강메뉴 개발 박차
  • 김양희 기자
  • 승인 2003.03.14 16: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자 기호 부응 열량 줄이고 천연재료 사용

패스트푸드가 비만의 원인이란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면서 심각한 소비 정체 현상을 빚고 있는 관련 업체들이 건강 메뉴 개발 등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유지해 온 패스트푸드 업계가 최근 고지방 고칼로리의 비만 식품이란 학계 및 전문가들의 섭취 자제 권고가 잦아지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감소세를 기록하는 등 심각한 불경기를 맞고 있다.

롯데리아 버거킹 맥도날드 파파이스 KFC 등이 주도하고 있는 국내 패스트푸드 시장은 지난해 총 매출 외형이 전년대비 20% 정도나 줄어든 1조원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별로도 총 매출은 2001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그나마 매장수가 늘어난 데 힘입은 것일 뿐 실제로 점포당 매출은 15-20%까지 감소한 곳이 많은 실정이다.

이는 최근 들어 소비자들의 건강 지향 욕구가 고조되고 있는 것과 더불어 사회 전반에 걸친 다이어트 붐까지 맞물려 비만 식품의 1호로 지목돼온 패스트푸드를 외면하는 대신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를 간편 대체식으로 찾고 있는 데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기름에 튀긴 감자의 발암 유발 논란과 함께 해외의 유명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비만 소송에 휘말리는 등 사회적 여론이 악화된 것도 소비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열량을 줄이거나 천연 재료를 사용하는 등의 건강 메뉴를 앞다퉈 개발, '패스트푸드=비만 식품'이란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대다수 업체들은 이미 조리에 사용하는 기름을 100% 순식물성유로 바꿨으며 야채의 샐러 메뉴를 강화하는 한편 조리법을 변경하는 등의 방법으로 건강식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빵 대신 밥을 이용한 ‘라이스버거’ ‘김치버거’ 외에 최근엔 기름에 튀긴 포테이토 대신 감자를 통째로 오븐에 익혀 사워크림, 치즈, 콘샐러드를 토핑한 저칼로리의 ‘통감자’를 지난달 출시했다.

이와 함께 고구마에 쌀가루로 외피를 입혀 건강을 강조한 ‘고구마 스틱’을 선보인 롯데리아는 아예 열량을 낮춘 햄버거를 개발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거킹은 호밀을 뿌린 빵과 인공 향신료를 첨가하지 않은 천연 재료의 소스를 사용하고 신선한 양상치, 피클, 달콤한 토마토, 양파 등의 야채를 배가시킨 100% 순쇠고기 통 ‘스테이크 버거’를 새롭게 내놓았다. 버거킹은 또 다이어트 여성들을 겨냥해 샐러드 상품을 강화할 계획으로 최근 몇몇 점포에 선보이고 있는 ‘치킨 샐러드’ 제품을 전 점포로 확대시킨다는 계획이다.

KFC도 ‘치킨 샐러드’를 비롯한 각종 샐러드 외에 치킨 부위 중 한국인이 가장 좋아한다는 통다리살을 기름에 튀기지 않고 그릴에 구운 ‘치킨 그릴버거’를 출시했다.

파파이스도 ‘오렌지 주스’나 ‘케이준 치킨 샐러드’ 등 기존의 건강 지향 제품 외에도 ‘케이준 통 샌드위치’ 등 햄버거보다는 야채를 듬뿍 넣은 샌드위치 메뉴를 다양화하고 맥도날드는 다음달부터 ‘모듬 생과일’ 제품을 내놓을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전통적인 햄버거나 치킨 등은 수요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반면 건강식 바람으로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 대체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갈수록 높아지는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업체들은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