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조사는 식품안전 친환경 대안 기술”
“방사선조사는 식품안전 친환경 대안 기술”
  • 김양미 기자
  • 승인 2014.09.01 18: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연간 방사선 처리 과일 1000만kg 수입 vs 국내 생산 7000만 원
한국연구재단 주최 심포지엄

기후변화 및 글로벌 식품 교역 확대 등으로 식품 안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현재 식품안전성 확보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열처리나 화학약제처리의 부작용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고 국제적으로도 그 사용을 금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비약재, 비가열 특성의 친환경 대안기술이 절실해지고 있는 상황으로, 방사선을 이용한 조사처리 기술이 그 대안으로 지목되고 있다. 조사처리 기술은 안전성과 기술적 타당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데다, FAO와 WHO에서도 그 안전성을 인정한 바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활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조사처리 식품을 찾아볼 수 없는데, 이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방사능에 대한 불안감이 방사선으로 이어져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소비자들이 방사선 조사식품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 및 학계에서는 조사식품 활성화를 위해서는 방사능과 방사선에 대한 소비자 혼동을 바로잡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권중호 교수
한국연구재단이 지난달 29일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에서 개최한 ‘식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식품조사기술 활용’ 심포지엄에서 경북대 권중호 교수는 “현재 전세계 50여 개국에서 총 250여 품목에 대해 방사선 조사처리를 허가한 상황으로, 최근엔 화학약품처리 대신 방사선 조사처리를 더 선호하는 추세”라면서 “이와 반대로 국내 식품산업에서는 방사선 조사처리 기술이 거의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방사능과 방사선을 혼동하면서 방사선 조사식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권중호 교수에 따르면 식품조사기술(Food Irradiation)은 살균 살충 등 식품의 안전성 확보 및 품질향상을 위해 감마선(Co-60)이나 전자선, X선 등 이온화 에너지를 식품에 노출시키는 기술이다. 적은 양의 에너지를 소모하고 포장한 상태에서도 투과가 가능한 것이 특징으로, 가열, 증기살균 등 기존 방법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식품에 있어 보존, 박테리아 및 기생충 억제, 식품 및 육류 포장 살균, 감자나 양파 등의 발아 억제, 과일 등의 숙성 지연 등 다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권 교수는 “조사처리 기술은 짧은 공정 시간, 자동화 용이성, 단순한 공정 등의 장점 뿐 아니라, 처리비용에 있어 열수처리가 톤당 250달러, 저온저장이 46~600달러, 증기살균이 200~250달러인 반면 25~55달러에 불과해 훨씬 경제적이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조사처리식품 출하액은 2007년 4억2000만 원에서 2010년 표시제 시행 이후 급격히 줄어 2011년 출하액이 7000만 원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김정년 부장
한국식품산업협회 김정년 부장은 “식품산업의 위생화 기술 중 흔히 사용되는 살균소독제, 훈증제, 식품첨가물 등의 화학적 기술의 경우 그 독성 때문에 취급 주의가 요구되는데도 오남용과 잘못된 사용 방법으로 인해 인체 위험성이 상재해 있는 상황”이라면서 “살균소독제 오남용에 따른 문제점을 개선하고, 고독성 훈증 살충제의 대체 기술로 제기되고 있는 방사선 조사처리 기술의 경우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검증됐음에도 불구하고 ‘방사선’이라는 용어 때문에 소비자들이 기피하고 있어 실질적인 사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정년 부장에 따르면 현재 훈증살충제로 사용되는 메칠브로마이드(Methylbromide)의 경우 오존층 파괴물질로 규정돼 2015년 전면 폐기될 예정인데도 이를 사용한 식품을 지속 수입하고 있다. 또한 메칠브로마이드의 대체 훈증제로 사용되고 있는 AIP(Aluminum phosphide)는 고독성 농약으로 대기 중 수분과 반응해 살충설분의 phosphine 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대체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김정년 부장은 “따라서 ‘방사선’ 이라는 표시사항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또한 정부 학계 업계 소비자 단체 등이 공동참여하는 연구 및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문가가 나서서 대국민 소통 노력을 전개해 인식 개선은 물론 사회적인 불안감을 해소해야 업계도 제품 생산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열처리·화학물질 비해 식품안전 친환경 대안
유해물질 제거·저장기간 연장…50개국 활용
방사능과 혼동…부정적 인식 개선 시급한 과제  

◇김유리 박사
이비테크㈜ 김유리 박사는 “세계적으로 감마선, 전자선(Electron beam)을 이용한 가속기는 2만6000대 가량 운영되고 있다. 이중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395대, 중국 750대 이상, 한국 70대, 인도 10대, 태국 10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현재 운영 중인 64대의 전자가속기 중 53대가 대부분 의료 반도체 타이어 전선 R&D 등 식품을 제외한 산업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유리 박사는 “반면 현재 가속기 사업은 연간 판매량이 약 35억 달러에 이르는 등 매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식품의 경우 미국에서는 연간 약 8만 메트릭톤의 향신료와 8000메트릭톤의 채소 및 과일을 조사처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멕시코,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 미국에 수입되는 방사선 조사처리 과일은 2011년 기준 1000만kg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국내에서도 올해부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이 영천하이테크파크 경제자유구역에 의료기 멸균을 위해 ‘메디칼몰드 생산기술센터’를 신설해 전자선 조사시설를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농산물·바이오 뿐 아니라 식품분야로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조사처리 식품확대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철훈 교수
한편 서울대 조철훈 교수는 “조사기술은 식품 내 유해 물질을 제거 및 저감화하는 데 탁월해 특수목적, 간접식품 개발 및 위생화에 적용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조철훈 교수에 따르면 조사기술을 이용할 경우 다양한 특수목적 식품을 개발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알러지 저감화 식품 △천연소재 색상 개선 △우주식품 개발 △환자용 무균식 △사료 등 간접식품 등이 있다.

이중 천연소재 색상의 경우 진한 색상은 제품 제조 공정을 어렵게 하고 최종 제품의 품질을 저하시킨다. 따라서 생리기능성은 유지하면서 불필요한 진한 색상을 개선해 최종 제품에 용이하게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되는데, 실제 연구결과 조사처리를 할 경우 기능성 변화가 없거나 증진된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선 채소와 과일을 최소 가공을 통해 저장기간을 연장하거나, 사료로 야기되는 가축질병 유발 방지 및 사람에게의 감염경로 차단도 가능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