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식품개발의 산실㉛]국순당 부설 연구소
[특집-식품개발의 산실㉛]국순당 부설 연구소
  • 이동주 기자
  • 승인 2003.03.27 0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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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모 포자화 성공, 상품화 ‘눈 앞’

청년이 노인의 종아리 때리는 것을 본 선비가 청년에게 「어린것이 어찌 노인을 때리는가」라며 꾸짖자 청년은 태연히 대답한다.

「이 아이는 내가 여든살에 본 자식인데 아비인 내가 권하는 술을 먹지 않아서 나보다 먼저 늙었소」

선비가 청년에게 그 술이 무엇이냐고 묻자 「백세주」라 대답한다. 

청년이 노인을 때리는 희화된 민속화풍의 광고로 94년 백세주 돌풍을 불러일으킨 국순당. 생쌀발효공법으로 살린 특유의 부드러운 맛과 약주라는 점이 소비자에게 어필 출시하자 마자 국순당을 대표하는 효자상품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백세주 한 품목으로 올린 매출액 만도 680억원에 달했다. 이런 국순당의 백세주 돌풍뒤엔 국순당 부설연구소가 있었다.

배종호소장을 정점으로 술 개발팀 품질관리팀 균주 개량 및 관리팀으로 구성된 연구소는 국순당의 오늘을 가늠케하는 바로미터.

연구전담요원 9명의 미니연구소이지만 개발하는 제품 하나 하나가 모두 애주가의 호평을 받은데는 83년 3월 과기처로부터 부설연구소 인가를 받기 전부터 전통주와 그것을 만드는 누룩에 대한 오랜 연구가 축적되었기에 가능했다.

이러한 오랜 노하우가 74년 젖산균 함유 조당화 효소제의 제조법특허(4364), 82년 무증자현미주제조법 특허(17966), 94년 과기처로부터 신기술마크(KT) 획득등의 결과로 나타났다.

52년 경북 대구 동촌 기린주조장에서 시작 48년을 전통주와 누룩빚기 외길만 달려온 창업주 배상면회장의 전통주에 대한 애착과 고집이 그대로 연구소에 녹아있는 것.

현재 국순당 부설연구소가 심혈을 기울이는 연구과제는 「효모의 포자화」. 2년여간의 연구결과 실험실에서는 이미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곧 상품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순당 부설연구소의 「효모의 포자화」는 지금까지 전통누룩과 개량누룩이 지닌 단점을 일거에 해소해 버린 쾌거. 개량누룩에 포자화한 효모를 집어넣기만 하면 전통누룩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온도 습도등 조금만 조건이 맞지 않으면 죽어버리는 까다로운 효모의 성질 때문에 지금까지 술을 빚을때는 효모가 전혀 없는 개량누룩에 인공적으로 효모를 첨가해 발효시켜야만 했다. 반면 전통누룩에는 효모가 들어있긴 하지만 역가가 낮고 불안정 해 원하는 만큼의 품질이 제대로 얻어지지 않아 그동안 생산제품의 균질화가 어려웠다.이 때문에 발효주 제조 공정이 복잡해 원가부담이 컸던 것이 사실.

부설연구소의 「효모의 포자화」성공으로 전통누룩의 단점인 좋지않은 냄새와 역가의 불안전성을 없앤 것은 물론 다루기 간편하고 술맛도 더욱 부드럽고 깨끗하게 만들 수 있게 됐다.

연구소가 자랑하는 또 하나의 쾌거는 국내 최초의 캔 막걸리 「바이오탁」의 개발.

93년 11월 시판한 「바이오탁」은 94년 3월 일본 수출에 이어 4월 미주지역 50만 달러 수출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막걸리 본래의 맛과 영양을 전혀 잃지 않으면서도 발효만 중단시켜 막걸리 고유의 맛을 살린 바이오 탁은 국순당 부설연구소의 술과 누룩에 대한 오랜 연구 노하우가 없었으면 결코 이루어 지지 않았다는 것이 배 소장의 설명.

국순당 부설연구소는 전통주의 현대화라는 기치아래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리큐르를 이미 개발해 놓은 상태.또 그동안 술을 짜고 버리던 술 지게미를 재활용해 고급소주를 생산하는 기술도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술 지게미에는 5~8%의 알콜이 포함돼 있어 진공농축기로 잔여알콜을 뽑아낸 뒤 정제하면 그대로 훌륭한 고급소주가 된다는 것이 연구소 측의 설명.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전통주를 개발 속속 출시할 예정이다.

국순당을 설명하는데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생쌀(무증자당화)발효법.

생쌀발효법에 대한 연구는 고려시대 「백하주」에 대한 문헌기록에서부터 시작됐다. 창업주인 배상면회장이 고사촬요등 각종 문헌자료의 「쌀을 가루 내어 끓는 물을 부어 반죽하였다」는 대목을 주목한 것.

고서의 방법대로 술을 빚었지만 제대로 술이 익지 않아 방치해 두었다. 그러던 어느날 실패한 것으로 보고 방치해둔 술독에서 향긋한 향기와 술냄새가 풍기는 것을 보고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하게 된 것.

아무리 쌀가루라도 끓는 물에 모두 익을 리는 없다는 상식적인 생각에서 출발, 그렇다면 생쌀을 발효시키는 무엇인가가 있을 것에 착안해 방치해둔 술독의 누룩에 있는 미생물을 조사했다.

그 결과 거미줄곰팡이에서 생성되는 효소가 생전분을 분해시킨다는 사실을 알게 돼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생쌀발효 공법을 완성시킨 것.그동안 술은 믿밥을 먼저 찐 후 여기에 누룩을 넣어 발효시켜 만드는 것이 상식으로 돼 있었다.

국순당 부설연구소는 수원대 연세대등과 산학연 공동으로 생쌀발효 효소제의 역가향상에 힘을 기울여 이미 20%가량 향상된 효소를 얻는 등 만족할 만한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순당 부설연구소는 기존 효소제 및 누룩공장을 서산으로 이전 독립시켜 고품질의 누룩효소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주류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 공격적인 마케팅에 바탕을 둔 기존라인의 증설 및 품질 고급화로 전통주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는 데 앞장 서고 있다.

연구소는 새로 도입한 분석기기(GO/MS, HPLO.Colorimeter.NIR, UV/Visibe Spec, GC)등을 바탕으로 한약제 및 그 발효기작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를 통해 국순당 부설연구소는 대표적인 술인 백세주의 지속적인 품질향상을 이루어 나가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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