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봉이 김선달’ 억울해요”
오비맥주 “‘봉이 김선달’ 억울해요”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5.01.2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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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댐 이전 취수로 사용료 면제…지역민 식수 기여

오비맥주가 남한강 물을 끌어다 36년간 맥주를 만들면서 사용료를 한 푼도 내지 않아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라는 언론보도에 “지금껏 단 한 차례도 물 사용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회피한 적이 없다”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입장을 표명했다.

오비맥주는 지난 1979년부터 남한강 여주보 인근 800m 지점에서 물을 취수해 18km 떨어진 이천공장에서 맥주를 제조하고 있다. 물론 하천수를 사용할 경우 한강홍수통제소로부터 취수 허가를 받고 사용료를 내야 한다.

19일 경기도의회 양근서(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작년 오비맥주가 한강홍수통제소로부터 허가받은 취수량은 하루 3만5000톤, 실제 평균 사용량은 하루 1만2000톤이다. 이를 기준으로 36년 동안 오비맥주가 사용한 하천수를 계산하면 허가량 기준 4억5000만톤, 사용량 기준 1억5000만톤이다. 현재 공업용수 1톤당 가격이 50.3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비맥주는 그동안 허가량 기준으로 225억 원, 사용량 기준으로 77억 원 상당의 물을 공짜로 사용한 셈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 측은 “이천공장은 과거 충주댐 건설(1986년) 이전에 취수를 시작했기 때문에 사용료 면제를 받아왔다. 1979년 하천 점용허가 및 하천수 사용허가를 얻은 이래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관련 인허가를 갱신 및 연장해 왔다”며 “이 과정에서 관계 당국으로부터 사용료에 관한 통보나 부과를 받은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특히 이천공장의 경우1979년 수백억 원의 자체투자를 통해 취수장과 펌프장, 정수장을 설치했으며, 18km에 이르는 송수관을 연결, 용상수를 끌어 쓰기 시작했다. 지금도 이 시설은 해마다 수십억 원의 유지보수 비용을 투입하는 등 물 관련 대규모 투자를 끊임없이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게다가 사회 전반적으로 낙후했던 과거 개발연대 시절에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해 산업용수는 물론 지역민의 식수와 생활용수를 무상 공급하는 등 지역사회에도 공헌해 오고 있다. 이 같은 실질적인 비용이나 기여도를 감안하지 않고 77억 원 모두가 오비맥주의 이익이었던 것처럼 간주되는 것은 매우 억울하다”고 호소하며, “지금도 많은 지역에서 공공 상수도 공급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기업이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는 시설투자를 통해 전용상수를 사용하는 것이 전혀 비용이 들지 않는 ‘공짜 물’로 비춰지는 것 또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논란이 불거지자 여주시는 뒤늦게 2009~2010년 2년치 사용료 12억2000여 만 원을 작년 말 징수했다. 5년까지만 소급 적용이 가능해 2009년 이전에 사용한 물에 대해서는 사용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오비맥주는 최초 고지된 금액을 기한 내 납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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