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홍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시중에 판매하는 인기 건강기능식품 홍삼 농축액이 제조사별 기능적 부분은 유사하나 가격은 최대 7.4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회장 김자혜)이 제조사별 홍삼 농축액 제품 20개에 대한 가격·품질을 비교 시험한 결과 19개 제품에서 홍삼 지표성분인 진세노사이드 성분이 82~203%로 검출돼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80% 이상)을 충족했다. 반면 동진제약의 ‘고려홍삼정 100’은 64% 수준으로 나타나 홍삼 건강기능식품 기준 및 규격에 부적합했다.

[표]진세노사이드 Rg1, Rb1, Rg3 합 검사결과 및 제품별 가격비교

대동고려삼 ‘홍삼정골드’ 3만 7000원으로 최저
‘정관장 ’ 제품은 100g당 27만 5000원 최고가 

기준에 부합한 19개 제품은 진세노사이드 Rg1, Rb1, Rg3 검사 결과를 일일섭취량으로 환산한 결과에선 모든 제품이 일일섭취량은 12.30mg~37.59mg으로, 기능성 내용인 ‘면역력 증진․피로개선, 혈소판 응집억제를 통한 혈액 흐름, 기억력 개선, 항산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의 요건을 충족했다.

그러나 제품별 가격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가장 저렴한 제품은 대동고려삼의 ‘천지양 고려 홍삼정골드’로 100g당 기준 3만7083원이었으며, 가장 비싼 제품은 한국인삼공사 ‘정관장 홍삼정 마스터클래스’로 100g당 기준 27만5500원으로 나타났다. 두 제품의 가격 차이는 100g당 기준 23만8417원으로 약 7.4배에 달한다.

소시모 측은 “이번 조사 결과 홍삼 농축액의 인정된 기능성 내용은 동일해도 제품의 가격은 브랜드에 따라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막연히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선호하기보다 제품의 가격과 섭취 용이성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최근 반값 홍삼 등으로 업체에서는 홍삼농축액 제품을 큰 폭으로 할인하거나 특정 기간이 아닌 상시적으로 할인을 하는 등의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지속적인 할인행사는 오히려 제품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 저하를 야기하므로 제조업체 및 판매업체는 제품의 가격을 정할 때부터 적정한 수준으로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가장 가격이 비싸다고 지목된 인삼공사 측은 이번 소시모에 조사는 제품별 비교부터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정관장 홍삼은 계약재배를 통해 밭 단위로 구매하고 있다. 농가에선 재배 시 인삼공사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할 정도로 까다로우며, 수시로 땅 검사를 실시하는 등 최상의 원료를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타 업체가 사용하는 원료보다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번 소시모 조사는 제조시설에 대한 검사는 배제한 채 단순히 제품의 가격만 비교한 것으로, 제품마다 원료, 브랜드, 제조방식이 다른데 ‘기능’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마치 홍삼의 ‘효능’인 것처럼 단정짓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특히 가격 논란이 되고 있는 ‘정관장 홍삼정 마스터클래스’는 다른 제품에서 사용하는 양삼이 아닌 상위 2%에 해당하는 고급원료인 지삼을 사용한 제품이기 때문에 동일한 조건에서의 비교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재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