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도 칼럼(210)]식품의 누명②-패스트푸드·정크푸드
[하상도 칼럼(210)]식품의 누명②-패스트푸드·정크푸드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5.02.23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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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가 낮아 비만·성인병 유발하는 식품
햄버거 등 선진국선 광고·교내 판매 금지

△하상도 교수
국내 한 의료전문매체에서 열이 나거나 설사, 복통 등 몸이 아플 때 건강을 악화시키는 음식으로 커피, 견과류, 계란, 치즈, 정크푸드 다섯 가지를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몸에 열이 날 때는 커피와 견과류를 피하라고 한다. 발열 시 카페인 섭취가 면역체계를 손상시켜 상태를 더 나쁘게 하며 현기증과 땀 분비, 떨림 현상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체온을 높이는 아미노산인 아르기닌이 풍부한 아몬드, 호두, 헤즐넛, 아마씨와 같은 견과류도 피해야 한다.

식중독이나 설사, 메스꺼움으로 고통 받을 때는 계란과 치즈를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감염 시 위장에서 이들 단백질을 분해할 만한 효소를 충분히 생산할 수 없어 소화불량과 구토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화장애로 고생할 때는 포화지방이 소화기관을 자극해 위장장애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햄버거와 같은 정크푸드를 피할 것으로 권유하고 있다.

간편하게 한 끼 식사…품질 낮은 재료가 문제
조리 후 신속 제공으로 편리성·위생 등 장점
친환경 재료에 조리법 바꿔 건강식품 변신 중 

정크푸드는 바쁜 현대사회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서구인, 최근에는 전 세계 인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웰빙 바람에 편승해 식량이 남아돌아 영양과잉이 문제가 되고 있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인류의 건강과 장수에 걸림돌이 되는 최고의 적으로 내몰려 가장 피해야 할 음식으로 전락했다.

‘정크푸드(junk food)’란 열량은 높지만 필수영양소가 부족해 영양가가 낮은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을 총칭하며 주요 제품으로는 콜라 등 탄산음료, 지방함량이 높은 과자, 패스트푸드, 감자튀김, 피자, 햄버거 등을 말한다. 사실 정크푸드는 지방 외에도 소금이나 식품첨가물이 많이 들어 있어 비만과 성인병의 주원인이 되는 라면, 소시지, 햄과 같은 음식 등이 포함돼 폭넓게 해석되고 있다.

이러한 정크푸드는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있어 소아비만이 전 세계적 문제가 되고 있다. 게다가 아동비만이 학업성적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 눈총을 받고 있다. 이러한 폐해 때문에 유럽연합(EU),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는 정크푸드 TV광고, 학교 내 정크푸드 자판기 설치, 학교 식당 인스턴트식품 판매 등을 금지하는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탄산음료, 패스트푸드, 고지방 과자, 튀김류 등을 비만 유발 정크푸드로 규정해 교내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원래부터 타고 난 정크푸드는 없다. 모든 식품은 영양소 공급, 기호성, 편리성 등 고유의 좋은 기능을 갖고 있지만 미량이나마 독성이 있는 위해인자를 갖고 있다. 즉 햄버거, 피자 등이 저렴하고 편리하게 한 끼 때울 식사로 제공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신선하지 못하고 품질이 낮은 재료를 사용한 것이 문제다.

만약 신선하고 품질 좋은 원재료를 사용한다면 패스트푸드는 조리 후 빨리 제공되고 편리한 것이므로 오히려 위생, 안전 측면에선 미생물이 번식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슬로우 푸드에 비해 장점이 크다고 볼 수도 있다.

음식의 나쁜 면만 보고 문제로 삼으면 모든 식품이 나쁜 정크푸드로 전락될 수 있다. 최근 패스트푸드로 대표되는 정크푸드 관련 업계들은 나쁜 이미지를 쇄신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간편하고 편리한 음식이라는 주목적에다가 건강에 좋은 이미지를 덧붙이기 위해 친환경재료를 사용하고 동물성지방을 식물성으로 대체하기도 하며 메뉴와 조리, 보관법도 바꾸는 추세다.

인공보존료와 인공향을 제거한 신제품, 호르몬, 항생제, 스테로이드를 맞지 않은 고기를 사용한 제품, 유기농채소, 냉동기간을 줄이고 신선도를 증가시켜 ‘정크’가 아닌 ‘건강’을 파는 이미지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패스트푸드는 건강에 해를 주지 않는다’는 미 워싱턴의대 클레인박사의 연구가 세계적 학술지 ‘임상연구저널’에 게재돼 패스트푸드와 정크푸드가 인슐린 저항, 고 콜레스테롤, 고혈압, 지방간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내용이 발표되면서 지금껏 정크푸드를 둘러 싼 오명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일본 도쿄대 연구진이 세계 25개국 57개 장수마을에서 찾은 장수비결 10가지를 살펴보면 소식(小食) 3가지(소금, 동물성 지방, 술), 다식(多食) 3가지(과채류, 우유, 치즈, 요구르트 등 유제품, 콩과 생선류), 식사습관 2가지(골고루 음식섭취, 가족과 함께 식사), 생활습관 2가지(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기, 삶이 힘들어도 낙천적으로 즐기기)다.

음식이 원인이 돼 건강을 해치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이제부터라도 소비자는 비만이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원인을 정크푸드, 패스트푸드에만 돌리지 말고 편식, 과식, 폭식, 야식, 운동부족 등 나쁜 습관에서 비롯된 건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 보고 균형 갖춘 절제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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