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VP는 MSG 대타 성분 아닌 ‘식품’ ”
“HVP는 MSG 대타 성분 아닌 ‘식품’ ”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5.03.02 01: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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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등 식물성 단백질 산으로 분해한 저분자 펩타이드
남윤기 장류협동조합 전무

△남윤기 전무
사단법인 ‘소비자와 함께(한국미래소비자포럼, 공동대표 김현·박명희)’는 지난 1월 19일 국회에서 ‘무첨가 마케팅과 소비자’를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고 ‘가공식품의 무첨가 표기 실태와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MSG 무첨가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12개 제품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8개 제품에서 식물성 가수분해 단백질(HVP)을 사용한 것으로 추측되는 ‘레불린산’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이를 토대로 “식품업계 무첨가 마케팅 ‘꼼수’, 소비자 혼란의 주범”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보도자료에는 ‘HVP(hydrolyzed vegetable protein, 식물성단백질가수분해물)는 탈지 콩, 밀글루텐, 옥수수글루텐 등 단백질 원료를 염산 또는 황산으로 가수 분해해 얻는 아미노산 액을 뜻한다. 간장 원료 및 소스류, 즉석면, 수프 등 가공식품에 조미료로 쓰이고 있다’고 게재돼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내용이다. 식품공전에 따르면 HVP는 간장원료 및 조미료가 아닌 ‘식품’으로 규정하고 있다. MSG나 보존료, 고도표백분과 같은 식품첨가물이 아닌 고춧가루, 맥주, 식초 등과 같은 식품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식품첨가물은 사용량에 제한을 받지만 HVP는 식품으로 분류돼 제한양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잘못된 내용의 자료 배포로 대다수 언론들은 HVP가 MSG를 대체하는 새로운 화학조미료인양 보도했고, 소비자들은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이게 됐다. 이는 소비자단체가 정부가 안전하다고 인정한 식품을 재차 거론하며 소비자들에게 오인혼동을 불러일으키는 자료를 앞장서 배포한 것이다.

HVP란 대체 무엇인가?
HVP(hydrolyzed vegetable protein)는 콩, 옥수수, 소맥 등 식물성 단백질을 산으로 분해해 영양원으로 섭취하기 쉽게 만든 식품이다. HVP를 식품에 사용하는 방법은 20세기 초기부터 시작됐는데, 음식물이 위에서 위산에 의해 분해되는 소화 매커니즘에서 착안해 식품첨가물로 허가된 산을 이용한 분해기술을 사용했다. HVP 제조방법 안전성과 제조품 사용범위 확대에 따라 독일, 네덜란드, 미국, 캐나다, 중국 등 전 세계로 확산돼 현재까지 다양한 식품 원료와 건강기능성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콩 HVP 유리아미노산 패턴 Graph
이처럼 HVP가 식품 등에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는 이유는 함유돼 있는 20가지 이상 아미노산과 저분자 펩타이드가 식물성 원료에서 유래한 성분이며, 단일아미노산이나 단일성분이 낼 수 없는 풍부하고 자연스럽게 조화된 풍미를 지녔기 때문이다. HVP를 통해 얻어지는 아미노산과 저분자 펩타이드는 식품의 건강과 영양, 맛, 향, 색에 끼치는 영향이 크기에 세계 식품산업에 두루 사용되고 있다.

아미노산은 신체를 형성하고 있는 근육, 장기 등의 주요 성분인 단백질이나 호르몬이나 효소 등 생체 기능을 조절하는 각종 생리활성물질의 원료인 단백질의 주요 구성성분이다. 인체에서 단백질 합성을 위해서는 약 20종류의 모든 아미노산이 필요하지만 일부 아미노산은 체내에서 다른 아미노산으로부터 합성되거나 아미노기의 공급원이 있으면 당의 대사물로부터 합성된다. 이중 발린(Valine), 루이신(Leucine), 이소루이신(Isoleucine), 리신(Lysine), 메치오닌(Methionine), 트레오닌(Threonine), 트립토판(Tryptophan), 페닐알라닌(Phenylalanine)의 8 종류는 사람의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음식으로부터 섭취할 필요가 있어 필수 아미노산이라고 한다.

 [표 1] 콩 HVP 아미노산 조성

아미노산명칭

함 량(%)

비 고

Isoleucine

0.53

필수아미노산

Leucine

0.92

필수아미노산

Lysine

0.80

필수아미노산

Methionine

0.09

필수아미노산

Phenylalanine

0.53

필수아미노산

Threonine

0.43

필수아미노산

Tryptophan

0.16

필수아미노산

Valine

0.62

필수아미노산

Histidine

0.05

-

Serine

0.54

-

Proline

0.88

-

Cysteine

0.04

-

Arginine

0.82

-

Alanine

0.71

-

Glycine

0.52

-

Aspartic acid

1.44

-

Glutamic acid

1.78

-

Total

10.85

 

필수 아미노산이 한 종류라도 포함되지 않거나 식사 중 양이 적으면 성장을 할 수 없거나 성인이나 성숙 동물의 경우는 질소균형(N-balance)이 깨지게 된다. 즉 섭취 질소량보다 배설 질소량이 많아져 신체적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콩은 단백질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식물성 식품으로, 콩 원료로 제조된 HVP는 필수 아미노산을 포함한 20종의 아미노산이 골고루 분포돼 있어 훌륭한 영양원이다[표 1, 그림 1]. 콩의 아미노산 조성과 콩 HVP 아미노산 조성은 동일한 패턴으로 나타난다.

이 같이 필수아미노산과 저분자 펩타이드를 함유하고 있는 HVP는 국내외 식품업체에서 영양제 및 건강기능식품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식물성 원료로만 제조된 식품만을 섭취하는 베지테리언을 위한 식품에도 적용되고 있다.

20종 아미노산 함유 자연스런 풍미…사용량 제한 없어
미국 FDA 안전한 물질 등재…국내외 식품업체 널리 사용
소비자단체 왜곡 정보로 소비자 불안 조장 유감  

HVP는 유럽의 HeinZ, DSM, HACO, Rieber, 독일의 HUGLI, KNORR/CPC 네덜란드의 Exler, 미국의 FIDCO, CHAMPLAIN, Raislon, 일본의 Ajinomoto, 대일본제당 등 많은 세계 식품 기업들이 이를 제조해 식품 가공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특히 유럽시장에서는 네슬레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HVP를 사용하고 있고, 미국시장은 HVP가 GRAS(미국 FDA에서 일반적으로 안전한 물질로 판단되는 식품을 칭함)로 등재돼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아울러 유럽의 생산기술이 중동, 아프리카, 동유럽으로 진출해 이 지역에서의 생산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Ajinomoto가 아미노산 생산시설을 2배 증산하고 중국은 고품질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표 2] 세계 HVP 생산량(2014년)

업체명

국가

생산량(, dry solid base)

Tate & Lyle

미국

7,000

Sensient

미국, 캐나다

6,000

Sensient

멕시코

3,000

Innova Flavors

미국

5,500

Basic Foods

미국

5,500

Campbell Soup

미국

1,500

Sensient

영국

4,500

Zamek

독일

7,000

Exter

네덜란드

7,000

Vitana/Reber

체코/노르웨이

5,000

Robertet

벨기에

4,000

Wey Chein

중국

9,000

Shanghai Apple

중국

2,500

Ajinomoto

일본

20,000

Sanyo

일본

4,000

Ajinomoto

말레이지아

1,000

국내의 경우 11개 제조업체를 통해 83,000KL/2014년(Liquid 기준) 생산, 판매하고 있다(Ref. 장류조합).

한편 세계 HVP 생산규모는 아메리카 지역에서 28만5000톤, 유럽지역에서 27만5000톤, 아시아권에서 36만5000톤 규모(2015년)로 추산되는데, 이중 일본 Ajinomoto 경우 2008년 5만KL/년 생산능력에서 10만KL/년으로 생산시설을 증설했다.

최근 각종 매체와 정보·교양·오락 프로그램들을 통해 많은 먹을거리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다루는 내용 가운데는 전문가가 소개하는 정보도 있으나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 마치 사실인 양 소개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문제는 이런 잘못된 정보가 먹을거리 안전에 대한 소비자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먹을거리 안전에 대한 가장 큰 위협 요소 가운데 하나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불량 지식과 괴소문이다. 이에 따라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소비자다. 이는 국가에서 엄격한 기준을 두고 사용을 허가한 식품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과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키는 정보제공이 지양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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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2015-03-05 09:07:55
HVP 제조시 발생되는 MCPD에 관련한 내용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