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지 않는 햄버거’는 존재할 수 없다”
“‘썩지 않는 햄버거’는 존재할 수 없다”
  • 오석균 기자
  • 승인 2015.04.1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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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주 만에 곰팡이…보존료 무첨가 버거 세균 적어 늦게 부패
식품위생안전성학회 세미나 하상도 교수 실험 결과 발표

△‘패스트푸드의 위생과 영양적 특징에 대한 근거 중심적 접근’ 학술세미나 전경

한동안 온라인에서 이슈가 된 ‘썩지 않는 햄버거’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앙대 하상도 교수(식품공학부)는 10일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회장 김대경)가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주최한 ‘패스트푸드의 위생과 영양적 특징에 대한 근거 중심적 접근’ 학술세미나에서 “시판되는 햄버거 빵과 패티에 대한 저장성 검증 연구 결과 부패가 시작하는 시점의 차이는 있으나 모두 3~8주 만에 곰팡이가 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른바 썩지 않는 햄버거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상도 교수

실험은 국내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은 패스트푸드 3개사의 치즈버거 빵과 패티, 일반 햄버거용 빵을 10주 동안 상온(15~25℃)에서 포장된 상태로 상자에 보관하면서 시간 경과에 따른 수분함량, 일반세균 검사, 진균류(효모, 곰팡이) 관능검사로 진행됐다.

하 교수는 “실제 보존료가 없는 패티는 2일이 지나면서 악취가 나기 시작해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됐고, 이후 완전히 부패됐다"며 “보존료를 첨가하지 않은 버거의 썩는 시기가 늦었던 이유는 빵의 원재료인 밀가루가 신선하고, 베이킹 온도가 높아 초기 균수 및 일반 세균 오염도가 낮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식품위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세균, 바이러스, 화학물질, 기생충 등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가장 큰 원인은 세균이며 음식 조리 후 섭취까지 걸리는 시간이 세균 증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하 교수는 "패스트푸드 논란은 신선하지 않고 품질이 낮은 재료를 사용한 것이 문제"라며 "식품의 영양과 기능성 측면에서는 슬로푸드가 좋을 수 있으나, 신선하고 품질 좋은 원재료를 사용한다면 조리 후 바로 섭취하는 패스트푸드가 식품의 위생과 안전성 측면에서는 슬로푸드보다 장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하 교수는 특히 “슬로푸드는 유산균 등의 발효로 pH를 4.6 이하로 떨어뜨려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일부 사멸시키나 오랜 발효과정에 따른 시간 경과로 미생물(세균, 호모, 곰팡이 등) 성장에 의한 독성 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또 “사람이 먹는 모든 식품은 절대선도 절대악도 없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며 “음식의 나쁜 면만 보고 문제 삼으면 패스트푸드뿐만 아니라 슬로푸드도 ‘정크푸드’로 전락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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