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값 폭락 치킨으로 불똥
닭고기 값 폭락 치킨으로 불똥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5.08.24 0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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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계, 소비 침체 주요인 인식 프랜차이즈에 가격 인하·원가 공개 요구

닭고기 가격이 마리당(1.6kg) 1300원(8월 19일 기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2010년 1912원에 달하던 닭 한 마리의 값은 올해 47%가 하락하며 200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병아리 생산량 증가에 따른 공급 과잉도 문제지만 양계생산단체에선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의 상승에 따른 극심한 소비 침체를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며 가격 인하와 원가 공개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원재료의 가격 인하로 최종 생산물 가격도 내려야 한다는 건 단순한 논리라고 반박한다. 치킨 가격에는 소스, 양념 등의 가격 상승과 인건비, 매장 임대료 등 다양한 요인이 반영된 것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 김재홍 부장은 “현재 생닭 한 마리 가격은 담배 한갑 가격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며 생산 농가 경영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치킨 업계는 농가와 연중계약을 하고 납품가격을 미리 정하기 때문에 생산 가격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결국 피해는 농가만 입고 치킨 업계는 폭리를 취하는 구조일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이 비싼 치킨을 외면해 닭고기산업이 공멸하기 전에 하루속히 가격 인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시중 판매되는 치킨 가격의 상승으로 소비가 줄며 닭고기 수요도 덩달아 줄고 있기 때문에 치킨 업계가 가격을 인하한다면 더 많이 팔릴 것이고 농가도 동반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김 부장의 주장이다.

반면 치킨 업계에선 양계협회의 가격 인하 주장은 단순 논리라고 반박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한 관계자는 “생닭 값은 하루하루가 다르다. 연중 생닭 가격 그래프를 보면 등락이 굉장히 심한 것을 알 수 있다. 생닭 가격이 떨어졌다고 치킨 값까지 내려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단순한 논리”라고 반론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치킨 가격에는 R&D 개발비를 비롯해 부재료와 인건비, 임대료 등 다양한 요인이 반영된다. 게다가 치킨으로 조리하기 위해서는 이를 절각해 각 매장에서 사용하기 적절한 크기로 가공을 하는 가공비가 필수적으로 추가된다. 이때 절각, 염지, 튀김 등 제조 공정비와 각종 패키지 포장용기 등 부자재 가격 역시 해마다 인상되고 있다”며 치킨 가격 인하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농가 피해 - 치킨 업계 폭리 구조
판매 촉진·상생 위해 값 내려야
VS
개발·인건비·임대로 등 고려 안 해
포장용기 등 자재값 올라 어려워 

이에 대해 양계협회 김재홍 부장은 “현재 치킨 가격은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대에 책정되고 있다. 1300원에 불과한 닭 한 마리가 중간 유통업계의 도계, 염지과정을 거쳐 프랜차이즈 업계에 납품되는 가격은 3500~4000원이다. 과연 업계가 주장하는 부수적인 비용이 1만 원 이상에 달한다는 것인가. 결국 현재 치킨 가격의 50% 이상은 본사에서 이득을 취하는 것이다. 업계에서 당당하다면 원가를 공개하면 될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장은 “한 해 도계되는 닭 생산량(약 7억수)의 절반가량이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소비된다. 결국 치킨이 닭 소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침체돼 있는 닭고기 소비촉진을 위해서라도 치킨 업계의 가격 인하만이 해답이다. 업계가 농가와 상생을 위한 조속한 결단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병아리 생산 증가에 따른 닭고기 공급과잉이 내년까지 이어져 당분간 닭고기 값 반등은 힘들 것이라고 분석해 향후 양계 생산농가와 치킨 업계간 치열한 공방전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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