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9주년 특집(2)]세계를 내 손안에③-오리온
[창간 19주년 특집(2)]세계를 내 손안에③-오리온
  • 손정호 기자
  • 승인 2015.09.22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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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이 즐기는 초코파이로 ‘제과 한류’ 선도
국내 식품업체 중 가장 성공적으로 해외에 진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오리온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채택했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에 직접 법인을 설립하고 집중해온 점이 눈여겨 볼만 하다.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이 중국시장의 가능성을 보지 못할 때, 오리온은 누구보다 빨리 중국시장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 
 
오리온은 1993년 북경사무소를 개설하면서 중국 시장 진출을 시작했다. 1997년 북경에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하면서 중국 공략을 본격화했고, 이후 2002년 상해공장, 2006년 북경 스낵공장을 완공하면서 ‘파이→껌→비스킷→스낵’으로 이어지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2010년에는 광주 지역에 현지 생산시설을 추가로 완공하면서 중국 남부 쪽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작년에는 심양 공장에서도 생산을 시작했다.
 
△오리온 중국 상해공장.
 
이와 더불어 1995년 초코파이 수출로 베트남에 첫발을 내딛은 오리온은 2006년 호치민에 현지 생산공장을 설립하면서 베트남 진출을 본격화했다. 2009년 하노이에 파이·비스킷의 주요 시장인 북부 지역을 공략하는 제2 공장을 가동하면서 베트남 내 입지를 강화했다. 오리온은 베트남에 대해 높은 성장 가능성과 함께 인근 동남아 국가 진출의 발판이 될 중요한 거점으로 보고,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리온이 러시아로 처음 진출한 시기는 1990년대 초반이다. 부산을 중심으로 러시아 보따리 상인들의 초코파이 구매 붐이 일면서부터다. 1993년 처음으로 초코파이를 직접 러시아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국내 생산 제품의 수출로 시작된 러시아 진출은 2006년 현지 공장 설립으로까지 이어져 본격적인 현지 공략에 돌입했다. 현재 뜨베리와 노보 두 곳의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초코파이情’은 현재 전세계 6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제과 한류를 선도하는 대표 주자로서 전세계적으로 작년 한 해 동안 385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한국인의 情을 전세계에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고래밥은 중국(현지명: 하오뚜어위), 베트남·러시아(현지명: 마린보이) 3개국에서 사랑받고 있는데, 오리온은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춰 해조류맛, 토마토맛 등 국내에 없는 독특한 맛을 개발했다.  
 
오!감자는 중국(현지명: 야!투도), 베트남(현지명: 콰이떠이요)에서 감자스낵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으며, 베트남에서는 ‘감자 파이팅’이라는 뜻의 베트남어를 사용하고 있다.
 
초코송이는 중국(현지명: 모구리), 러시아(현지명: 초코보이) 등에서 판매 중인데, 초콜릿을 즐겨먹는 러시아에서는 연간 3000만개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 국가·제품별 매출 현황
 
오리온은 현지에 법인을 세우는 방식으로 중국, 베트남, 러시아에 진출해 있다. 
 
중국 법인 매출은 2012년 9832억 원, 2013년 1조1131억 원, 작년 1조1614억 원으로 성장했으며, 올 상반기 621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리온의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은 1조1389억 원인데, 상반기 국내 매출은 3948억 원으로, 중국 매출의 절반 정도다. 
 
베트남 법인은 2007년 267억 원에서 2010년 1028억 원, 2011년 1202억 원, 2012년 1514억 원, 2013년 1604억 원으로 초반기에 비해 5배 이상 매출이 성장했다. 작년에는 1501억 원으로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올해 상반기 매출 840억 원을 올리면서 누적 매출 1조22억 원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경우 2012년 696억 원, 2013년 827억 원, 올해 상반기 287억 원으로 오리온 해외영업의 세 축 중 하나를 담당하고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 오리온은 해외 진출시 각국의 정서에 맞는 브랜드와 패키징을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특히 초코파이의 글로벌 매출은 2009년 2300억 원, 2010년 2700억 원, 2011년 2950억 원에 이어 2012년 3440억 원으로 최초로 연 매출 3000억 원을 넘었고, 2013년 3800억 원, 작년 3830억 원, 올해 1분기 1120억 원을 달성해 오리온은 연 매출 4000억 원대 브랜드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초코파이의 국가별 매출은 한국 240억 원, 중국 550억 원, 러시아 100억 원, 베트남 230억 원이었다. 
 
오리온이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세 나라에서 주로 판매하는 제품군은 비슷한 편이다. 
 
중국에서는 초코파이, 오!감자, 고래밥, 껌, 예감, 초코송이 등을, 베트남에서는 초코파이, 오!감자, 고래밥,  포카칩, 고소미 등을, 러시아에서는 초코파이, 고래밥, 초코송이 등을 승부 포인트로 잡고 있다. 
 
2013년 제품별 해외 매출을 살펴보면, 초코파이 1500억 원, 자일리톨껌 1800억 원, 오!감자 1700억 원, 예감 1500억 원, 고래밥 1350억 원 등이었다.
 
[해외법인 연도별 매출 추이]    (단위: 억 원)
 
2012
2013
2014
2015년 상반기
중국
9,832
11,131
11,614
6,218
베트남
1,488
1,630
1,501
840
러시아
696
834
827
287
 
한국의 情 메신저…60여 개국 판매 연간 매출 4000억
고리밥· 오!감자 등도 인기… 중국 매출만 1조원 넘어
맛·품질 현지화 베트남 시장 1위·러시아 톱10 브랜드

■ 중국
 
중국 법인에서 국내의 2배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오리온은 중국이 하나의 시장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대단히 넓은 대륙 국가이면서 긴 역사를 가지고 있어 다양한 민족과 소비계층이 함께 존재하며, 식품의 경우에도 음식에 대한 기호, 성향 등이 지역별로 다르다는 것. 이를 간파한 오리온은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을 실행할 때 충분한 준비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공략했다고 전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인(仁) 마케팅’이다. 한국인에게 정(情)이 각별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중국인들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바로 인(仁)이라는 점에 착안해 2008년 말부터 하오리요우파이(초코파이 중국 명칭, 좋은 친구라는 의미) 포장지에 인(仁)자를 삽입하고 있다. 
 
초코파이(하우리여우 好麗友 파이)는 중국 초코파이류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면서 시장점유율 85%를 넘어섰다. 초코파이에 인성을 불어넣으면서 공감대를 일으키자 무뚝뚝한 중국 사람들의 마음도 움직이기 시작했고, 엄청난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리온의 중국 진출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초코파이 해외진출 초기인 1995년에 중국 남부 지역에 판매된 초코파이가 유난히 더운 날씨로 인해 녹아버리는 문제가 발생했던 것. 
 
중국 내에서 ‘하오리요우’라는 이름으로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초코파이에게 닥친 가장 큰 위기였다고 오리온 측은 회상했다. 고심 끝에 이미 판매된 초코파이를 모두 매장에서 수거해 1995년 9월 10만개의 초코파이를 모두 소각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당장의 금전적인 피해보다 더 중요한 소비자와 도매상들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였다”면서도, “이 사건으로 인해 포장지의 내열성을 강화하는 등 품질 강화의 계기가 되었을 뿐 아니라, 중국에서의 성공신화를 써나가는 글로벌 오리온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 고공중인 오리온 제품들.
 
■ 베트남
 
오리온은 베트남 성공 진출 배경으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꼽았다. 
 
오리온은 초코파이 제품 포장에 우리나라의 ‘정(情)’과 유사한 뜻을 지닌 베트남어 ‘Tinh(띤)’을 넣어 현지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데 성공하며 제사상에도 오를 만큼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베트남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국내에 없는 독특한 맛을 개발한 현지화 전략도 통했다. 철저한 사전 조사를 통해 현지인들에게 친숙한 오징어맛, 스테이크맛, 해조류맛, 새우맛 스낵류 제품들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오리온은 지난 2009년 베트남 하노이 북부지역 공략을 위해 4000만 달러를 투자, 옌퐁공장을 설립했다.
 
영업 측면에서 오리온은 한국식 ‘정(情)’ 영업 전략을 펼치며 베트남 시장을 개척했다. 
 
대부분의 베트남 소매점은 전형적인 슈퍼마켓 형태로 많은 제품들이 무질서하게 놓여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리온 영업사원들은 거래처를 방문할 때마다 진열대를 청소하고 정리하는 등 차별화된 영업활동을 통해 매장 점주와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베트남의 고성장은 초코파이와 스낵 제품들이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까지 누적판매량 20억 개를 기록한 초코파이는 베트남 파이 시장에서 38%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포카칩, 고래밥, 오!감자 등 스낵류는 오리온의 베트남 매출 25%를 차지하며 성장 중이다.
 
이에 힘입어 오리온은 현지 최대 제과업체인 ‘낀또사’를 제치고 베트남 제과시장 점유율 1위까지 올라갔다. 오리온은 베트남에서 신제품 출시로 제품을 다양화해 베트남 1위 제과업체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 러시아
 
러시아 시장에 대해 오리온은 러시아 국민들의 문화 속에 오리온만의 독특하고 감성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접목시켜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무형의 가치를 심기 위한 브랜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러시아 국민 80% 이상의 인지도와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자랑하며 동종 카테고리에서 60% 이상의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 
 
한발 앞선 품질 혁신 전략으로 2013년 러시아 제과회사 최초로 ‘Trans Fat 0’를 실현해 맛과 영양에 있어서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작년 5억 개를 판매함으로써 비스킷·파이 카테고리에서 부동의 시장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체 과자 시장에서도 TOP 10 브랜드에 포함되는 위업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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