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는 판도라의 상자인가⑤-인간의 의도적 유전자 변이의 역사의 길이는 길다ⓐ
GMO는 판도라의 상자인가⑤-인간의 의도적 유전자 변이의 역사의 길이는 길다ⓐ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6.01.04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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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언의 합리적 식품생각법]GMO 합리적 판단 가능할까?(11)
인류 1만 년간 ‘인공선택’ 농축산 진화 방향 결정
우리가 먹는 것은 200년간 개량한 ‘프랑켄 우드’

● 자연선택 대신에 인공선택

모든 생명은 어렵게 확보한 귀중한 유전자를 온전히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완벽한 보존이란 불가능하고 시간에 따라 점점 손상받기 마련이다. 그래서 성(Sex)이라는 수단으로 유전자를 교환해 더 온전해지거나 더 변형된 개체를 얻는다.

결국 모든 생명의 DNA는 미세하게나마 꾸준히 변형되는데, 이런 유전자 변형에 방향성을 부여하는 것이 환경이다. 자연환경과 먹이 환경, 경쟁 포식자 환경은 계속 변화했고, 그 환경(자연)에 가장 적합한 객체가 살아남도록 압력을 가하는 자연선택이 이뤄졌다.

그런데 1만 년에 전부터 일부 작물이나 가축은 조금 특이한 방향으로 유전자 변형이 이뤄졌다. 인간의 선택에 의한 변화였다. 인간이 농사와 축산을 시작하자 자연선택 대신에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씨앗이나 씨받이로 선택해 번식하는 인공선택이 진화의 방향을 결정한 것이다.

자연선택 대신에 인간의 마음에 가장 드는 것을 골라 계속 종자로 사용함으로써 인간의 목적에 맞는 탁월한 품종을 만들어낸 것이다. 농사의 역사가 1만 년이라면 최소한 매년 10개 중에 1개의 씨를 고르는 식으로 1%만 개선했다고 하더라고 10000%의 개선이 이뤄진 것이다. 그래서 사실 농산물은 자연과 완전히 달라진 생명체로 변신한 것이다. 단지 인위적인 선택에 의한 개선을 분리육종이라고 한다. 자연의 유전자변이 중에서 가장 유리한 쪽만 계속 선택해 완전히 달리진 품종을 획득한 것이다.

야생 양배추로 케일 브로콜리 콜라비 컬리플라워 만들어
옥수수 바나나 쌀 딸기 등도 분리육종으로 제종한 공산품
유리한 유전자 변이 선택 야생종과 외형 달라지고 생산성 향상

● 지금 우리가 먹는 농산물은 대부분 200년 전에는 없던 것들이다

지금 지구에서 가장 많이 자라는 식물은 옥수수다. GM 옥수수를 인위적으로 조작된 위험한 작물이라고 하는데 GMO를 개발하기 훨씬 이전부터 옥수수는 이미 완전히 인위적인 작물이었다. 원래는 맨 위에 한 줄 몇 개의 열매가 맺혔다가 익으면 톡톡 사방으로 튀어 번식하는 종이었다. 그러다 익어도 씨앗이 튀어나가지 않는 돌변변이 종을 개량하고 개량해 이제는 인간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번식조차 하지 못하는 식물이 됐다.

2번째로 많이 생산하는 쌀과 밀도 야생종과는 생산성은 물론 외형마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식물이 됐다. 대부분의 과일도 마찬가지다.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과일은 바나나인데 원래 바나나는 너무 작고 씨가 많아서 뿌리를 캐먹던 식물이다. 그런데 지금은 크기는 커지고 씨는 없어진 식물이다. 인간이 접목으로 만들어낸 공산품인 셈이다. 다른 대부분의 과일도 야생 그대로라면 지금의 입맛으로는 도저히 먹기 힘든 것들이다. 맛도 그렇고 크기도 작고 딱딱한 것들이다.

그것들을 개량하고 개량한 후 지금은 접목이라는 형태로 다른 나무의 몸통을 댕강 잘라내고 다른 몸통을 붙여 뿌리와 몸통이 전혀 다른 나무인 Franken wood의 산물인 셈이다. 우리에게 딸기만큼 친숙한 것도 없다. 다른 모든 식용 베리 생산량을 합친 것의 두 배나 생산한다. 하지만 경작한 지 250년 밖에 지나지 않았으며 인간이 교잡해 만든 작물이다.

채소도 마찬가지다. 야생 양배추(브라시아 올레라케아)는 매우 쓰고 섬유질은 매우 질겨서 좋아하기 힘든 작물인데, 인간이 개량을 거듭해 콜라비, 케일, 브로컬리, 브뤼셀 스프라웃, 양배추, 컬리플라워를 만들어냈다. 겉보기에는 전혀 다른 식물처럼 보이는데 이들 모두가 한 형제이며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란 것이 정말 놀랍지 않은가?

   
 
※최낙언 이사는....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다. 1988년 12월 제과회사 연구소에 입사해 기초연구와 아이스크림 개발 업무를 맡았으며, 2000년부터 향료회사 연구소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연구를 진행했다. 2013년부터는 현재 (주)시아스에서 근무 중이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맛이란 무엇인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감칠맛과 MSG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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