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식품 생산현장-정식품 청주공장
선진식품 생산현장-정식품 청주공장
  • 김현옥 기자
  • 승인 2003.05.2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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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지밀 하루 150만개 생산…세계 최대 규모

1973년 설립 이래 30여 년을 한결같이 영양가 높고 건강 지향적인 자연식품의 연구개발에 노력해 온 이 회사는 두유 브랜드 '베지밀'로 더 유명하다. 내수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의 두유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이 회사의 청주 공장을 방문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송정동 청주 제3공단 2만3000평 대지 위에 자리 잡은 정식품 청주 공장은 1984년 7월 준공됐다. 여느 식품 회사와 달리 공장 입구에서부터 잘 가꿔진 조경은 마치 자연 경관을 배경으로 한 호텔 정원에 들어서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한국식품공업협회 사장단 50여 명과 동행한 이번 견학을 안내하는 직원들의 일사불란한 몸놀림은 강당에서 회사의 전체적인 개요를 설명하는 순서로 시작됐다.

1968년 창업자인 의학박사 정재원 회장이 소아과 의사로 재직할 당시 많은 아이들이 유당불내증으로 고통당하고 급기야는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을 치료할 목적으로 개발한 것이 베지밀의 태동이다. 유당불내증은 모유와 우유 속에 들어있는 유당 성분을 소화하지 못하는 선천적 기형아에게 발병한다는 사실을 알아 내고 이 아이들에게 유당을 함유하지 않으면서도 3대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는 콩을 이용한 대용식을 개발해 먹여 본 결과 탁월한 성장, 발육 효과를 보였다는 데 착안됐다.

정회장은 자신의 소아과 병원에서 '베지밀'을 소규모로 생산 공급하다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경기도 신갈에 하루 50여만 병의 생산 규모를 갖춘 공장을 건설했다. 놀라운 효과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이러한 생산 시설로도 공급량이 달리게 되자 1983년 청주에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시설을 설비하고 하루 150여 만개의 베지밀을 생산, 공급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후 식생활의 서구화와 인스턴트화로 인한 성인병의 증가는 또 다른 도전의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는 것. 1992년 자체 중앙연구소에서 제2차로 시작한 동물 실험은 두유와 우유를 일정 비율로 섞어 만든 '베지밀C'가 다른 제품에 비해 활동력, 인내력, 지능 테스트 등에서 탁월한 성적을 올린다는 점을 밝혀 냈다. 이 결과는 인도에서 개최된 국제 식품학술대회에 연구 논문으로 발표돼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1995년 5월에는 미국과 호주 정부로부터 식품 발명 특허를 받기도 했다.

베지밀의 탄생 배경과 정식품의 설립 취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견학단은 생산 라인으로 발길을 옮겼다. 청주 공장은 병·캔·팩·파우치 제품 등을 자동화 공정 관리 시스템을 통해 위생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규모와 시설을 갖추고 베지밀류 17제품, 그린비아류 7제품, 썬몬드 청량음료류 17 가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두유 부문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60%를 넘는다.

제일 먼저 탈피동 공정을 살펴봤다. 콩 껍질을 벗기기 전의 대두를 저장해 놓는 사일로의 저장 능력은 1000톤인데 모두 3개가 있다. 수분 함량 12%에서 1년간 저장할 수 있으며 11% 이하에서는 그 이상의 장기 저장이 가능하다. 탈피를 하게 되면 두유 특유의 비린내와 쓴맛을 제거해 맛과 소화 흡수율을 증진시키고 내열성 미생물과 콩피의 농약 성분 제거 및 외관상의 색상을 좋게 한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 다음은 정량 공급기. 한 배치당 25kg 의 용량이 채워질 때마다 다음 라인으로 보내어 중앙 조정실의 계수기에 표시되며 시간 당 150배치에서 약 3.5톤의 처리 능력을 갖는다. 이어 5대로 구성된 정선기는 대두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각각의 부산물 저장 탱크로 분리해 부적합한 콩을 제거하며 정선된 콩은 건조기에서 가열 방법을 통해 콩 자엽부 두피의 팽창률 차이로 다음 공정인 반할과 탈피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반할기는 핀이 달린 회전판에 의한 원심력의 적용으로 벽에 부딪히면서 콩이 반으로 쪼개지는 공정인데 강력한 회전력으로 반할, 콩눈 제거, 탈피가 이뤄진다. 이어지는 탈피기에선 스쿠류 형식으로 된 원동력의 기계로 기계와 대두, 대두와 대두 사이의 마찰로 인한 탈피가 일어나도록 한다. 반할 대두는 냉각 열팽창이 급속히 일어나 콩을 자연 대류시켜 온도를 낮춤으로써 자엽부와 두피의 분리가 일어나게 하는 냉각기로 옮겨진다.

다음은 자동 창고. 두유 업계 중 국내 최초로 첨단 자동 물류 시스템을 도입, 생산에서 출하까지 컴퓨터 자동 제어 방식에 의해 선입 선출하는 관리로 고객에게 신선한 두유를 제공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자동 창고 운송 시스템은 로봇 팔렛 타이어에 의해 자동 적재된 제품을 6대의 AGV(무인 궤도차)에 의해 컨베이어에 옮겨지고 컨베이어를 통해 자동 창고까지 이송된 제품은 스태커크레인(stacker crane)에 의해 총 8190개로 이루어진 제품 보관 셀(cell)에 저장되는데 약 3000만 본의 제품 보관이 가능하다.

병 공정은 상자 하역기를 비롯해 상자에 담겨진 병을 대기압의 5배 되는 공기의 힘으로 분리하는 공병 분리기, 물의 압력을 이용해 병 내부를 깨끗이 씻는 자동 세병기 외에도 상자 세척기, 세척된 병이 정상적으로 세척되었는지 빛을 이용해 검사하는 자동 검병기, 공병에 유액을 담는 장치로 1시간에 약 3만병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충전기 등으로 연결된다. 또 유액이 담긴 병에 왕관을 덮어 씌우는 타전기와 충전된 병에 유통 기한을 찍는 장치로 1시간에 약 4만병 이상을 날인할 수 있는 날인기, 충전된 병을 고온으로 열처리해 맛을 향상시키고 내용물을 무균 상태로 만드는 장치로 시간당 약 4만병 이상을 멸균할 수 있는 연속식 멸균기가 있다.

한편 대두 속의 식물성 단백질 및 기타 영양분을 추출하기 위해 4차례의 정수 과정을 거친 물에 불린 대두를 갈아 대두 단백질을 추출한다. 마쇄 과정 중 대두 특유의 비린내를 일으키는 리폭시제나아제가 불활성화돼 보다 맛있는 두유를 섭취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원심력을 이용해 영양가 높은 두유액과 비지를 분리함으로써 두유액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베지밀 공정은 두유액에 영양이 뛰어나고 소화가 쉬운 수용성 성분만 함유될 수 있도록 고속 원심 분리기를 이용해 섬유소 등을 제거한다. 그런 다음 소비자의 기호와 연령별 한국인의 영양 권장량에 맞게 영양의 균형을 맞추고 유액이 서로 잘 섞여 균일한 현탁액이 되도록 고속 교반기로 혼합한다. 베지밀이 단순한 두유 차원을 넘어서 건강 영양식품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영양 강화 시스템이라는 부언 설명이다.

특히 두유에는 소비자들이 꺼리는 특유의 비린내와 이취가 존재하는데 베지밀은 제조 공정 중 발생한 이취를 제거하고 고유의 맛을 높이기 위해 진공으로 탈취시킨다. 탈취 과정을 거친 유액과 첨가물이 유액 내에서 분리되지 않고 균일한 현탁액이 유지되도록 높은 압력으로 균질시킴으로써 두유의 부드러운 맛을 강화하는 한편 소화 흡수율을 높인다.

두유 부패의 원인균을 살균하고 단백질 분해 효소를 불활성화시키기 위해 초고온 순간 멸균기로 미생물을 완전 멸균 처리한 후 용기별(팩, 병, 파우치, 캔)로 자동으로 포장된다. 테트라사의 팩 제품은 충전기 내에서 멸균된 포장지에 초고온 순간 멸균 처리된 유액이 무균 상태로 충전되므로 방부제 첨가 없이도 상온에서 4개월 보존이 가능하다.

정식품은 제품의 영양과 품질로 고객에게 인정 받기 위해 1984년 자체 중앙연구소를 설립하여 제품 개발과 품질 개선을 위한 노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콩에 들어있는 단백질을 비롯한 여러 기능성 성분들의 역할이 새롭게 조명되면서 이소플라본, 리그난, 섬유소, 트립신 인히비터, 레시틴과 같은 성분들이 암이나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향후 두유 시장에 대한 전망이 매우 밝게 점쳐지고 있어 청주 공장의 가동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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