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 낮은 '에너지 음료' 치아부식증 유발 우려
pH 낮은 '에너지 음료' 치아부식증 유발 우려
  • 천진영 기자
  • 승인 2016.03.0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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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법랑질 표면 경도 크게 낮춰
예방법은 빨대 사용…섭취 후 물로 입 안 헹구기
호원대 이혜진·원광대 오한나 교수팀 연구 결과

에너지 음료의 섭취가 치아부식증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타났다.

호원대 치위생학과 이혜진 교수·원광보건대 치위생과 오한나 교수팀에 따르면 시판 중인 에너지 음료가 치아를 부식시키고 치아 법랑질 표면의 경도를 크게 낮춘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법랑질은 치아 내부의 상아질과 치수를 보호하는 가장 바깥부위로 에나멜(enamel)·사기질이라 불린다.

연구팀은 국내에서 판매량이 많은 에너지 음료 제품 3종에 각각 소의 치아(시편)를 1~30분간 담갔다. 담근 지 1, 3, 5, 10, 15, 30분 경과 뒤 소의 치아를 꺼내 1분간 증류수로 씻어낸 다음 표면미세경도계를 이용해 소 법랑질의 표면경도를 측정했다. 비교를 위해 생수 1종도 함께 진행했다.

실험 전 소 법랑질의 표면 경도는 284.3~284.6 VHN(물질의 경도를 나타내는 단위)으로 나타났다.

생수에 30분 담갔다가 꺼낸 소 법랑질의 경도는 284.9 VHN으로 실험 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에너지 음료 A에 30분 담갔다가 꺼낸 소의 법랑질 경도는 119.7 VHN으로 측정됐으며 에너지 음료 B와 C 역시 각각 208.9, 210.5 VHN 수준으로 나타났다. 생수와 비교해서 에너지 음료가 법랑질의 강도를 크게 낮춘 셈이다.

실험에 사용된 에너지 음료의 수소이온농도, 즉 pH는 2.5~3.4로 나타났다.

오 교수는 “에너지 음료가 산성을 보이는 것은 유기산인 구연산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며 “세 에너지 음료의 평균 pH는 3.0으로 치아부식증을 유발하는 pH 수준인 4.4보다 낮아 법랑질 부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추정했다.

치아부식증은 세균과 관계없이 화학 작용에 의해 일어나며 구토 등 위산의 역류, 산성 음료나 산성 음식의 섭취, pH가 낮은 구강양치액·약물 복용 등이다. 최근엔 탄산음료, 과실주스, 이온음료(스포츠음료), 발효유, 와인, 맥주, 숙취해소 음료 등으로 인한 치아부식증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오 교수는 “치아부식을 예방하려면 pH가 낮은 에너지음료의 섭취 시 빨대를 이용해 최대한 치아에 닿지 않게 섭취해야 한다”며 “에너지 음료가 입 안에 머무는 시간이 짧도록 빨리 마시고 음료를 마신 후 입안을 물로 헹구거나 불소용액을 이용해 양치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에너지 음료는 교감신경계를 자극하는 각성물질 또는 몸의 기운을 활성화하는 성분인 카페인, 과라나, 타우린, 인삼, 비타민 등을 함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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