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산업의 미래에 대하여-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⑪
식품산업의 미래에 대하여-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⑪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6.03.28 0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년간 폭발적 성장 후 정체…내우외환
성장동력 육성 위한 제도·정책 운영 절실

국내 식품산업(제조)은 최근 10년 사이 폭발적인 외형 성장을 이뤘다. 식품제조업과 외식업을 포함한 식품산업은 지난 2004년 92조 원에서 2013년 157조 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저출산과 고령화로 소비인구가 감소하고 글로벌 식품업체의 공세까지 더해지며 내우외환의 파고에 내몰리고 있다고 한다. 유업계는 주 소비층인 영유아의 우유 소비가 급감하면서 적자의 수렁에서 헤매고 있고, 주류업계는 수입맥주 공습으로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이제 막 글로벌 무대에서 걸음마를 뗀 한식 세계화도 성장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멍키바 전략이 내수 활성화와 글로벌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해법이라고 한다.(서울경제)

△하상도 교수
식품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산업군이다. 규모 또한 정보통신(IT)의 1.5배, 자동차산업 보다는 10배나 크다. 특히 중국을 위시한 아시아시장의 급성장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요리방송(쿡방)의 인기로 외식과의 융합, 식품산업 이미지 상승으로 이어져 그 성장이 날개를 달고 있다.

우리나라는 6.25 한국전쟁 이후 음식을 얻어먹던 나라에서 60년 만에 나눠주고 수출하는 나라가 됐다. 그러나 한정된 인구와 작은 내수 시장규모, 음식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오해, 신토불이 강요, 사회주의 성격의 과도한 정부 시장관여에 의한 높은 원가 등의 이유로 시장이 왜곡되고 성장이 거의 멈췄다고 생각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취약하다 보니 수입식품의 시장 장악력이 매우 커지고 있다. 일례로 최근 과자류 수입량이 2005년 6만6000톤에서 2015년 12억 톤으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수입 금액 또한 7822억 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 해외 직구가 유행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부터의 과자 수입량 또한 연평균 15.7%로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식품산업은 기존 전통적 제조업에 유통, 외식산업까지 더해진 종합 산업군이다. 우리나라 외식산업은 1970년대 태동해 86아시안 게임, 88올림픽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계기로 급성장했으며, 1980년대 해외브랜드의 국내시장 진출로 그 성장이 본격화됐다.

1980년대 외식시장을 주도한 중소규모의 패스트푸드업체는 1990년대 경기 침체와 더불어 구조조정을 거치게 되면서 기업형 패밀리 레스토랑과 단체급식 중심으로 재편됐다. 2000년대 이후에는 패밀리 레스토랑의 거대화, 브랜드 다양화 양상을 보이며 시장 확대가 지속돼 국내 외식산업은 패스트푸드, 패밀리레스토랑, 단체급식 등 신업종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제조·외식·유통 등 아우르는 유망한 종합산업
시장 걸림돌 제거하고 가격경쟁력 제고 절실
좁은 내수 시장 탈피 해외 수출로 돌파구 삼아야  

‘건강기능식품’ 또한 미래형 성장산업이다. 물론 국내에서는 작년 불거진 가짜 백수오사건으로 소비자 불신의 골이 깊어져 침체돼 있는 상태이기는 하다. 하지만 일본, 유럽,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분야라 우리나라에서도 식약처가 관련 제도를 보완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한다면 이 또한 식품산업의 돌파구가 될 것이다.

향후에는 ‘푸드트럭’ 등 간편식이 뜰 것이며, ‘길거리음식(street food)’ 또한 합법화돼 정식으로 시장에 가세한다면 향후 외식산업의 규모와 잠재력은 실로 어마어마해 질 것이다.

그럼에도 식품산업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전형적인 ‘규제산업’이기 때문에 정부가 시대에 맞는 균형감을 갖춘 제도와 정책을 운영해야만 비로소 산업의 성장과 동력을 유지할 수가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2월 26일 식약처가 개최한 ‘식품분야 규제개혁 대토론회’는 매우 바람직하고 시의적절한 조치라 생각한다.

크게 ‘법령·제도’ ‘기준·규격’ ‘식품표시’ ‘수입·수출제도’로 나눠 산업계의 애로를 들어 식품산업 성장의 걸림돌들을 제거하고자 개최했다고 한다. 소비자의 안전 확보 테두리 내에서 각종 진입장벽과 이중규제 해소는 물론 행정절차 및 요건을 간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한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정부의 식품분야 규제 개혁을 계기로 최근 성장이 둔화된 우리나라 식품산업의 걸림돌이 제거돼 향후 지속적 성장을 기대해 본다.

그러나 규제 해결만이 능사는 아니다. 장애물만 제거됐다고 성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강력한 성장 동력이 필요한데, 기업은 좁은 내수시장 대신 수출로 눈을 돌려 돌파구로 삼아야 할 것이며, 정부는 농업부문 개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내산 원재료 가격의 걸림돌을 제거해야만 산업 발전에 가속도가 더해 질 것이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