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문화' 전승 위한 후속 연구 시급
'김장문화' 전승 위한 후속 연구 시급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6.05.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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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문화 자원 확보·스톨리텔링 개발·명인 등 전문가 그룹 양성 한 목소리
김치협회 주최 심포지엄

우리나라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일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지만 후속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자칫 김장문화 보존 문제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식습관의 서구화로 밥 먹는 인구가 감소하면서 자연히 김치 소비가 줄고 있고, 일반 식당이나 휴게소 등에선 중국산 김치가 장악한 지 오래다. 특히 미래 세대인 초중고 학생들 사이에선 김치 소비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김치를 단순한 식품이 아닌 문화로 접근해야 하며, 세계인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김치문화 스토리텔링 개발을 위한 인문학적 관점에서의 연구는 물론 김치명인 등 전문가 그룹을 양성해 문헌과 현지조사를 통한 종주국 김치문화의 조사 및 자원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세계김치연구소 박채린 본부장
16일 양재동 aT센터에서 대한민국김치협회(회장 김순자) 주최로 개최된 ‘김치와 김장문화 보존을 위한 활성화 전략’ 심포지엄에서 세계김치연구소 박채린 연구개발본부장은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 2년이 됐지만 이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지 않아 과거 전통적으로 담그던 우리 김치 고유의 다양성이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박 본부장은 우리 김치의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식품이 아닌 문화로 접근해야 가능한데, 그런 면에서 북한의 경우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도록 한 다양한 김장 문화가 꾸준히 계승되고 있어 향후 김장문화 전승의 주인공은 북한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을 표시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김치문화의 자원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치를 응용하고 발전시키려면 기초 지식이 축적돼야 하는데, 김치 종류나 기술에 대한 기초연구가 전무해 문헌과 현지 조사를 통해 종주국 김치문화를 자원화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김치문화 전문가 그룹의 양성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우리나라 김치명인은 현재 5명에 불과한 실정으로, 전문가를 더욱 양성해 명인의 김치비법, 경험적 지식 등을 공유함으로써 사라져가는 김장공동체 문화나 각 지역, 집안 고유의 레시피를 채록·기록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교육으로 김치 맛에 대한 기억과 원리, 역사 등을 습득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자연스럽게 김치문화에 적응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김순자 회장 “김치 6차산업으로 발전시켜야”
김경규 산업정책관 “아이디어 상품 개발 중요”  

△전문가들은 우리 김치문화를 보존하기 위해선 김치 문화자원 연구를 통해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출 진흥을 위해선 스토리의 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즉 재료의 종류, 구매, 전처리 과정, 만드는 법, 보관법, 먹는법 등에 얽힌 다양한 스토리를 접목한다면 동일한 레시피를 적용하더라도 전혀 다른 김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피자다. 박 본부장은 “피자의 상업화는 미국이 성공시켰지만 세계인들은 피자의 종주국을 이탈리아로 기억하고 오리지널을 현지에서 맛보고 싶어 한다”며 “김치 역시 그 문화가 함께 자리를 잡아 종주국으로서의 위치가 공고해지면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치협회 김순자 회장
한편 김치협회 김순자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김치는 쌀밥을 주식으로 하던 과거 농경문화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 왔고 아직도 우리나라 식문화를 견인하는 중요한 식품이며, 특히 최근 한국을 찾는 유커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김치요리와 레시피를 제공해 우리 김치의 친밀감을 높인다면 대중국 수출 활성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
△농식품부 김경규 정책관
인다”면서 “하지만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우리 전통 김치의 문화가 보존되고 유지돼야 한다. 우리 김치에 문화적 가치를 입혀 2차산업 위주에서 융복합 6차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이 자리가 지혜를 모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김경규 식품산업정책관은 “우리 김치의 문화를 보존하고 육성하기 위해선 기술도 중요하지만 아이디어 상품 개발도 그에 못지않게 필요하다”며 “이는 정부의 힘만으론 역부족이다. 업계의 지속적인 노력이 자양분이 돼 김치가 문화와 접목해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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