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장 담그기 문화’ 유네스코 등재에 산·학·연·관 ‘한뜻’
전통 ‘장 담그기 문화’ 유네스코 등재에 산·학·연·관 ‘한뜻’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6.09.0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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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속 담긴 의미, 인간관계 바탕 계승문화 강조 및 국민 공감대 형성 관건
장 문화 정확한 정보 전달…한, 중, 일 장류 문화 차이점·차별점 적극 부각

내년 3월 우리 전통 ‘장 담그기 문화’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음식자체를 내세우기보다는 음식에 담긴 의미, 사람과 사람관계가 표현된 문화체계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장 담그기 문화’라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로서의 한식문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은 물론 한식문화의 문화적 차별성 부각, 독특한 콘텐츠 개발, 미식관광의 활성화 등 다각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외국어대 박상미 교수
5일 양재동 aT센터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주최로 개최된 ‘한식문화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공청회’에서 한국외국어대 박상미 교수는 세계 각국의 유네스코 등재 음식문화 사례를 분석하고, 우리의 ‘장 담그기 문화’의 효과적인 유네스코에 등재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멕시코 전통요리는 상업화 논란으로 한 번의 등재 실패가 있었으나 등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인 ‘살아있는 전통’을 설득력 있게 강조했으며, 고대 조지아의 전통 크베브리 와인 양조법은 세대간 전승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고 종교 문화 및 음악 등을 통해 조지아의 문화적 정체성을 올바르게 표현했다.

박 교수는 “우리의 장 담그기 문화는 음식이 아닌 그 음식에 담긴 의미와 사람과 사람간 관계가 표현된 문화라는 점을 강조하고,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며 “특히 우리 전통문화임을 뒷받침할 만한 풍성한 역사 및 문화적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수집돼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호서대 정혜경 교수는 장 문화의 역사성과 효능, 지속성과 유사한 장류 문화를 갖고 있는 한, 중, 일 3국간 장 문화 차이점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호서대 정혜경 교수
정 교수는 “우리 전통 장 문화가 쇠퇴하고, 조리문화도 바뀌었지만 한국인은 매일 한식을 먹고 고추장, 된장, 간장으로 간을 맞추거나 조리한 음식을 먹으며 늘 함께 하고 있다”며 “실제 최근 들어 젊은 주부들이 아파트 등에서 장 담그기를 하는 등 주거문화, 환경은 변했지만 장 문화는 무너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계승되고 있다. 이는 핵가족화에 따른 변화 속에서도 가족간 유대감을 이어가는 매개체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보다 적극적으로 부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 중, 일 3국의 장을 비교하고 콩 발효를 기반으로 하는 한국 전통 장 문화와의 차이점과 차별성을 알려 우리의 장 문화가 독보적이라는 점을 활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한국은 콩 문화권의 중심으로, 장의 주 재료가 대두다. 특히 고추장은 우리나라만의 전통 장이다. 반면 중국은 어장, 육장이 주류이며, 일본의 미소와 낫또는 우리 전통 된장과 청국장 전래에 의해 제조됐다.

정 교수는 “우리 장 담그기 문화를 유네스코에 등재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전통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더욱 이뤄져야 하며, 관계 기관인 농식품부, 문체부, 문화재청, 외교부 등 범 부처간 노력도 필요하다”며 “특히 한류, K-푸드와 연계한 유네스코 장 문화 등재의 의미와 이의 마케팅 전략도 요구되는데 한식문화의 문화적 차별성 부각, 독특한 콘텐츠 개발, 미식관광의 활성화 등 다각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는 장 담그기 문화의 정확한 정보를 알리는데 더욱 노력해야 함을 주문하는 동시에 중국, 일본과 우리 장 문화의 차이점과 차별점을 보다 부각시킬 것을 당부했다.

신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식물성 단백질이 인기다. 이중 대표적인 식물성 단백질이 우리 장에 활용하는 콩이다. 콩 만으로는 60%가 흡수되지만 장류로 흡수할 경우 90%까지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한 신 교수는 “현재 우리의 장 문화는 유형적인 자산에서 무형자산으로 넘어가는 대단히 중요한 단계다. 이는 우리가 문화 민족이라는 점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의 입장을 전하기 위해 나선 샘표 서동순 이사는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크 등재된다면 문화적 가치를 뛰어 넘어 경제적 가치도 엄청날 것”이라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우리 장 문화를 국민들이 가치를 알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직까지 국내에서 장류의 가치는 많이 떨어지고 있어 아쉽다”고 전하며 정부와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 이사는 우리 전통 장 문화가 사람과 사람간 교감을 이루고, 힐링 등 정신적 가치 또한 해석이 되고 조명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농식품부 식품산업진흥과 이규민 과장은 “우리 장 문화는 일상 속 존재하기 때문에 소중함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장 담그기 문화는 과거부터 전승돼 내려오는 한국인의 대표적 음식문화”라면서 “세계 곳곳에서도 한국 장류를 활용한 조리법에 대해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장 담그기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해 세계인들에게 그 가치를 알리고 보존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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