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건강한 사람의 장 미생물은 어떤 모습…무엇이 영향을 미칠까-어느 치과의사의 프로바이오틱스 관심<26>
[연재]건강한 사람의 장 미생물은 어떤 모습…무엇이 영향을 미칠까-어느 치과의사의 프로바이오틱스 관심<26>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6.10.17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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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인간 미생물 프로젝트 가동

△김혜성 원장<사과나무치과병원>
사람의 장, 특히 대장은 100조에 가까운 박테리아가 살고 있다. 이들은 소화 기능이나 배변 활동뿐만 아니라 면역의 발달, 심지어 뇌 기능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장내 미생물이 어떤 모습인가에 대한 명확한 그림은 없다. 워낙 다양하고 개인마다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신체 건강한 300명 대상, 5000개 가까운 샘플을 통해 인간의 미생물을 검사한 휴먼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에 따르면 인간의 장내 미생물 대부분은 Bacteroidetes와 Firmicutes라는 2개의 문(phylum)이 압도적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그러나 실제 개개인마다 편차가 크며 두 문의 상대적인 분포가 굉장히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사람들은 Bacteroidetes가 훨씬 많은 반면 또 어떤 사람들은 Firmicutes가 많았다(Consortium 2012).

(그림1) 장내 미생물 분포. 장내 미생물은 Firmicutes 와 Bacteroidetes 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그 분포가 개개인마다 편차가 커서 장내 미생물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기가 쉽지 않다.)

유럽의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인 MetaHit 역시 장내 미생물 관련 포괄적인 연구를 통해 '사람은 장내 미생물을 통해 3가지 타입으로 분류를 할 수 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이른바 장타입(Enterotype)이라는 것.

이는 한방에서 사상체질로 태음인, 태양인 등으로 분류하고 혈액형에 따라 사람을 분류하듯 인체 속 장내 미생물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은 신선한 인상을 줬다. 

그렇지만 세 가지 타입은 Prevetella나 Bacterodes, Ruminococcus와 같은 특정 속(genera)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이지 해당 경계는 불분명하다. 게다가 특정 속의 상대적인 분포가 숙주인 사람의 표현형과는 그다지 상관이 없다고 밝혀 유효성이 크지 않았기에 신선함은 오래가지 못했다(Arumugam, Raes et al. 2011).

최근 벨기에와 덴마크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의 3948개 대변 샘플을 통해 장내 미생물 분석을 한 결과, 잘 알려진 Bacteroides를 포함한 14개 속(genera)에 해당하는 미생물이 95% 샘플에서 검출됐다(Falony, Joossens et al. 2016). 이는 인간 장내 핵심 미생물(core microbiota)이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664개 정도의 속에 속하는 다양한 미생물들이 검출됐다.

장내 100조 개 박테리아 분포 규명
박테로이드 등 14개 속(genera)이 핵심 미생물
69개 요소 분포에 영향…대변 상태가 첫째 요인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장내 미생물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다. 이 연구팀은 샘플 제공자들의 여러 임상적인 상태를 검사하고 질문지를 통해 자료를 수집했는데, 미생물 분포에 미치는 영향 요소는 무려 69개로 확인됐다. 

이 중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요소는 대변 상태로 나타났다. 보통 의학적으로 대변의 상태를 표현할 때 브리스톨챠트(Bristol stool chart, BSS)라는 것을 쓴다. 설사처럼 묽은 변을 7점, 소시지처럼 쑥 나오는 변은 4점, 변비 걸렸을 때처럼 잘려 나오는 경우 1점으로 평가하는데, 해당 점수와 미생물 분포의 연관성이 상당히 큰 것이다.

대변 상태는 장의 건강성뿐만 아니라 대변이 장 속 머무는 시간을 결정한다. 게다가 대변과 함께 배출되는 장내 미생물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전체 장내 생태계를 바꾸는 영향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으며, 향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비만 정도를 측정하는 BMI(Body mass index)는 보통 장내 미생물중 Firmicutes와 Bacteroidetes의 비율과 연관이 크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영향의 정도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에 반해 변비약이나 항우울제, 항히스타민과 같은 약의 섭취 유무가 미생물의 다양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항생제를 투여하면 장내 미생물들의 대부분이 사멸하기 때문에 다양성은 대폭 줄어들었다. 

자연분만인지 제왕절개인지, 태어난 장소가 집인지 혹은 병원인지 하는 출생 방식 구분은 초기 어린 아이때 미생물 분포나 아토피와 같은 질병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성인의 미생물 분포와는 관계없었다. 이는 분명 성장하는 동안 식이습관이 바뀌면서 장내 미생물 분포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고, 성인의 라이프스타일은 미생물 분포를 좌우했을 것이다.

(그림2) 대변 샘플 95% 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14개의 코어 미생물

Arumugam, M., et al. (2011). "Enterotypes of the human gut microbiome." Nature 473(7346): 174-180.
Consortium, H. M. P. (2012). "Structure, function and diversity of the healthy human microbiome." Nature 486(7402): 207-214.
Falony, G., et al. (2016). "Population-level analysis of gut microbiome variation." science 352(6285): 560-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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