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급식산업의 전망과 전략
[특집]급식산업의 전망과 전략
  • 이지현 기자
  • 승인 2003.07.21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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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영양학회, 급식업 고객만족 경영·브랜드 파워 확립해야

최근 국민 소득 수준의 상승, 주 5일제 근무 실시,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 등 편리한 생활을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로 변화함에 따라 집 밖에서의 식사가 새로운 식생활의 한 형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이는 단체급식과 외식 산업을 함께 일컫는 급식 산업이라고 하는 새로운 서비스 분야의 발전을 가져왔다. 그러나 연간 약 6조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질적인 측면에서 아직도 전근대적이고 경험에 의존하는 직관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개선돼야 할 점이 산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식품영양학회는 지난 14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미래 급식 산업의 전망과 전략´을 주제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 국내 단체급식의 문제점과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편집자>

■ 급식산업의 당면 과제 및 발전 방향= 홍완수 교수(상명대 외식영양학)

급식 산업은 가정 이외의 장소에서 음식을 가공, 조리한 후 상품화하고 이를 부가 서비스와 함께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크게 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복리후생 차원에서 제공하는 단체급식과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여 영리 목적으로 운영되는 외식 산업으로 나눠진다.

그러나 최근 그 경계가 사라지고 통합되는 추세이다. 단체급식의 경우 주로 위탁 운영으로 전환됨에 따라 이익 창출을 위해 외식 사업으로의 진출, 오프라인과 연계한 e-비즈니스 사업,식재 사업 및 식자재 유통사 업 등 다양한 사업 분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급식 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관광 산업, 호텔 산업 및 레저 산업을 포괄하는 환대산업(hospitality industry)으로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 오늘날 급식 산업의 당면과제는 음식의 문제가 아니라 서비스의 질로 우리 나라의 경우 서비스업 종사자의 수, 국민총생산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증가 추세에 있으나 생산성은 낮은 실정이다.

국내 급식 산업의 현황을 보면 단체급식 부문에 있어 집단급식소 신고 시설 수는 1997년 1만4개에서 2001년 1만6420개로 64%의 증가를 보였다. 학교급식은 작년 말을 기준으로 초·중·고·특수학교 1만363개교 중 96.4%에 해당하는 9989개교에서 하루 655만 명(전체 학생수의 83.9%)에게 제공되고 있다. 사업체 급식의 경우 전문업체에 위탁하는 비율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1988년 서울캐터링서비스(주)가 위탁급식 경영을 시작한 이래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위탁급식업에 대거 참여하고 있다.

급식업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요인에는 급식업체 가까이에 존재하는 기업 자체, 공급업자, 중개기관 등의 미시적 환경이 있고 소비자의 인구 통계학적 변수, 경제, 자연, 기술, 정치, 문화 등의 거시적 환경이 있다.

거시적 환경의 요소 가운데 소비자의 인구 통계학적 변수를 살펴보면 선진국형의 항아리 형태로 인구 구조가 바뀌면서 신세대와 노년층이 소비 주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 및 서비스의 개발이 경쟁력 확보에 있어 중요해졌다. 경제 면에서는 국민소득의 증가로 외식 기회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 급식업의 시장 규모가 커지고 선진화되는 추세이다.

지구의 환경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짐에 따라 자연 친화적 경영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음식물 쓰레기의 배출에서부터 일회용기 및 화학용제의 사용이 친환경 사업으로 전환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인터넷은 급식 산업을 근본적으로 재편성하는 여러 기술들 중 가장 강력한 요소로 급식업체의 구매, 판매, 마케팅 분야와 같은 기능적 분야에 큰 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정치적 면에서는 급식 산업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 및 육성을 전담하는 정부 기관이 없는 것이 문제이다.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 증대와 주 5일 근무제의 도입 역시 급식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급식 산업의 육성을 위해 정부는 이를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정책 추진 기관을 확립해야 하고 외식 업체의 시설·설비 개선을 위한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나아가 급식 산업의 정보 기반시설 구축도 요구되며 쓰레기 관리를 통해 합리적인 식생활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급식업계는 고객 만족을 위한 경영을 확립하고 급식 업체의 브랜드 전략을 강구해야겠다. 강력한 연상과 높은 인지도를 가진 파워 브랜드의 형성은 국내 급식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다. 빠른 시간에 다양한 음식을 본인이 원하는 장소에서 먹을 수 있게 제공하는 HMR(Home Meal Replacement)과 건강 지향적 제품의 개발에도 힘 써야 할 것이다.

고객의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증가함에 따라 친환경적인 마케팅도 요구된다. 대학은 급식 산업의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체계와 산학간 효율적인 연 계방안을 구축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국내 급식 산업도 선진국의 경영 전략 및 시스템을 도입해 우리의 실정에 맞게 접목시킨다면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잠재 시장으로 발돋움할 수 있으므로 자발적인 연구와 대비로 경쟁력을 높여야겠다.

■ 급식위생관리의 현황 및 선진화 방안= 류 경 교수(동남보건대학 식품영양과)

학교급식의 전면 실시와 1996년 12월 외부 위탁급식의 허용으로 96.4%의 학교에서 655만 명에게 급식이 제공되고 있다. 그리고 대기업이 급식 시장에 적극 진입하면서 대기업들간의 경쟁뿐 아니라 중소기업들과도 치열한 경쟁이 야기되고 있다.

외식 산업은 88년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급속히 성장해 1995년에 절정에 이르렀다.그러다가 IMF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제·사회적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 향후 급식 산업의 시장은 성장세는 둔화되는 반면 고급화·다양화되는 고객 요구의 변화 속에서 지금보다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면 급식 업체들은 고객만족의 품질 경영을 추구해야 한다.

한편 급식 산업에서는 식품 안전의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데 현재 국내 업체간에는 위생관리 시스템을 운영함에 있어 크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집계한 식중독 발생 현황을 보면 1998∼2003년 4월 말까지 총 발생 건수 570건, 환자수가 3만1314명이었으며 이 중 124건, 1만6600명에 해당하는 53%가 학교급식에서 발생하였다.

식중독 발생의 원인 물질과 관련해서는 과거에는 살모넬라, 황색 포도상구균, 장염 비브리오 등의 세균성 원인균에 의한 발생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 발생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세균에 의한 식중독보다 통제가 어렵다.

급식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HACCP 도입 필요성이 제기된 이후 지난 5월 12일 현재 모두 33개소의 단체급식 사업장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HACCP 적용 업소로 지정받았다. 최근에는 지정을 받은 업체들이 이를 마케팅의 도구로 이용하려는 경향이 있어 위생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철저히 안전하게 유지하겠다는 근본적인 취지를 잊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우리 나라 식중독 발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학교급식의 경우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안전성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2002년부터는 위탁운영 학교 506개교에서 HACCP 시스템을 적용하여 3018개의 직영급식 학교와 더불어 확대 적용되고 있다. 최근 학교급식에서 식중독 발생이 증가함에 따라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지난 5월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식품 안전 중점과제 추진 계획을 제시했다.

그 세부 내용을 보면 위탁급식 업체 선정 과정에서의 구조적인 문제점 개선, 학교급식의 위생 관리 문제점 개선, 학교·학부모·업체의 참여를 통한 학교급식 개선 방안 공동 모색, 학교급식 관련 위생지도 감독을 관계 기관 합동으로 수시 실시하는 것이다.

HACCP 시스템이 식중독 예방을 위해 고안된 가장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위생관리 체계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대부분의 급식 업체들이 규모가 영세해 자발적인 적용을 유도,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선진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 업계, 학계 간의 다양한 협력 관계 및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식품 위생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키고 식품위생 교육을 장려하며 HACCP 시스템 실행 등 위생관리 관행을 향상시키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아울러 위생관리 기준을 개발하여 급식 관리자가 이에 근거해 자가 평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학교급식 발전을 위한 정보와 서비스 제공 기구가 설립돼야 하며 HACCP 개념에 입각한 급식시설 및 설비의 기준이 개발돼야 한다. 또 식중독 발생시 역학조사를 통해 원인 물질이 규명될 수 있도록 식중독 역학 조사 전문 인력의 보강, 특히 가검물 채취 및 운반에 관한 지침 개선 등이 시급히 요구된다.

위생교육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위생교육 방법론이 제시되고 다양한 위생교육 훈련 프로그램과 매체도 개발, 지원돼야겠다.

■ 제조물책임법의 시행과 급식산업의 대응방안= 박희주 선임연구원(한국소비자연구원)

제조물 책임법은 제품의 결함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 경우에 그 제품을 만든 제조자는 그 결함 제품을 만들어서 유통시킨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피해자에게 금전적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법이다(무과실 책임제도 도입). 이 제도는 우리 나라에서 작년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결함 제품으로 피해를 입게 되는 경우 피해자는 제품에 결함이 있고 그 결함이 제조업자의 고의·과실로 인하여 생겼다는 사실, 결함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실 등을 증명하여야만 손해 배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제조물책임법이 시행되면서 피해자는 제품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과 결함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실만 증명하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결함에 대한 소비자의 입증 부담을 점점 완화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식품 사고의 특징으로는 우선 원인 및 인과 관계의 규명이 어렵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원인이 된 식품이 이미 소비·처분되어 버린 경우가 많고 잔존하고 있는 식품으로부터 세균·부패·변질 등이 발견된 경우에도 그것이 제조업자·유통업자·소비자 중 어디에서 발생한 것인지 명확하게 가려 내기가 쉽지 않다.

식품 사고는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것이므로 사람의 생활에 필요불가결한 것이라는 점, 사고의 원인 규명이 곤란하다는 점 때문에 악질의 클레임이 발생하기 쉽다. 확대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식품은 다른 제품보다 피해가 넓은 지역에 걸쳐 발생하고 또한 사망이나 후유증 등의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제조물책임법 시행에 대비해 기업들은 소비자 안전의 확보가 기업의 가장 중요한 사회적 책임이며 안전성의 확보가 불충분한 제품은 시장에 내놓지 않는다는 의지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제조물책임법 제정을 계기로 좀더 생산 공정의 점검과 개선을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ISO 9000, HACCP 등의 방식을 도입,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결함 제품의 신속한 리콜 등 능동적인 제품의 결함 시정은 종국적으로 기업의 제품 경쟁력 강화와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현실적인 손해의 배상과 기업 활동의 계속을 위하여 제조물 책임 보험, 공제 제도, 자가보험 등을 활용하여 배상 자금력을 확보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제조물 책임법은 그 시행과 관련해 행정적인 조치를 강구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기업들은 무엇보다 스스로 제품의 안전과 소비자를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 제조물 책임법의 시행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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