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산업 정책 ‘서비스 R&D’ 활성화 시급
식품산업 정책 ‘서비스 R&D’ 활성화 시급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7.01.0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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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연계 스토리·과학으로 소통…다차 융합산업으로 발전시켜야
서울대-CJ주최 세미나 식품硏 권대영 박사 주장

가치경제 시대의 식품산업 정책 방향은 안전성과 기능성을 확보한 농업과 연계해 스토리와 과학으로 소통할 수 있는 통섭적 서비스(3차산업) R&D를 활성화함으로써 다차 융합산업으로 발전시켜야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식품연구원 권대영 박사는 최근 서울대와 CJ제일제당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현재 우리나라는 농식품 관련 국가R&D 중 제품개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서비스 R&D 비중은 5% 이내로 미미한 실정”이라고 지적하고, “정부가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한 나머지 기업의 몫인 제품개발 R&D에 치중하고 있으나 전유성 확보 여부와 기업이 제품개발을 수행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도록 이른바 리스크 부담이 큰 연구를 선행하는 등 서비스 R&D 비중을 40% 이상 향상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농식품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식품사업’은 지식이나 가치창출 없이 이것저것 제품을 만들어 보는 수준의 연구여서 제품을 만들어도 시장에서 선택받을 수 없으며, 기술의 진보성도 없는 예산낭비라고 권 박사는 비판했다 .

권 박사에 따르면 식품산업에서 우선적으로 진행해야할 서비스 R&D 분야는 바이오기술을 접목해 전통식품의 맛과 문화, 건강 등에 대한 지식과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조상들의 경험이 배어있는 발효식품 등의 수집, 발굴, 재현, 보존 작업과 과학적 기술 검증, 지혜의 발견, 데이터 분석을 통한 지식화 연구로 전통 맛에 대한 개념 정립과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높이는 컨텐츠를 창출해야한다.

정부는 또 정교한 과학을 필요로 하고 기업에서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제품의 소비표준화(internal standardization) 연구에 힘써야 한다. 제품의 소비표준화는 마케팅 컨텐츠의 핵심내용으로서, 식품산업을 농경문화 및 지리적 요소와 연계한 관광산업으로 발전시키고, 단순히 만들어보는 것에서 먹고 건강을 느끼거나 행복을 느끼는 체험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국가 차원의 인체체험 과학연구(intervention study)가 소비자 생활습관 연구로 연계되면 기업들의 소비자 개별 맞춤형 식품개발에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식품과 소비자의 건강작용, 식생활과 평균수명연장과의 관계 등 코호트 연구로 확대해 생명력 있는 컨텐츠 개발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전통식품 생산기술 원리의 과학적 규명과 재해석은 무엇보다도 우선돼야 하는 서비스 R&D 사업이다. 전통식품은 국산 원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농식품의 정의(농업생산의 측면)나 전통기술을 사용해야 한다는 식품과학계의 규정(산업생산적인 측면)보다는 원리의 계승적인 측면이 가치경제에서는 더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제품의 시장지배력 확보를 위한 서비스 R&D가 필요한데, 타깃 소비자를 이해시킬 수 있는 데이터와 마케팅 포트폴리오 구성은 물론 제품의 특징을 나타내는 소비표준화와 건강기능성에 관한 지식을 공유 가치화하는 노력은 필수이다. 이러한 연구는 가치혁신 측면이 강한 마케팅기술 개발과는 전혀 다른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으나 공유가치 창출은 오직 식품과학자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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