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포도주 마시면 장수"
"적포도주 마시면 장수"
  • 함봉균 기자
  • 승인 2003.09.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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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지연 효소 시르투인 많아

적포도주에 많이 들어있는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라는 화학물질이 단세포 생물인 효모의 수명을 70%까지 연장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연구 결과 밝혀졌다. 보고서로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과실파리에도 비슷한 효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하버드 의대 병리학 교수인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팀이 영국 과학 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레스베라트롤은 생명체의 노화를 지연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시르투인(Sirtuin)´이라는 효소의 생산을 증가시켰다. 지금까지 동물 실험에서는 영양분 균형은 유지한 채 정상치보다 적은 칼로리의 음식을 먹으면 장수한다는 결과가 잇따랐으며 이 같은 ´장수 효과´에는 시르투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화학물질의 수명 연장 작용은 인간은 물론 실험용 쥐로부터도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만약 쥐에서 효모와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면 불로장생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획기적인 발견이 될 수 있다고 학계는 보고 있다. 레스베라트롤은 항산화 기능이 있는 폴리페놀계에 속하며 땅콩에도 들어 있다. 저칼로리 다이어트는 쥐와 같은 설치류에는 30~50%의 수명 연장을 가져온다는 점이 입증된 것으로 사람에게도 같은 효능이 나타난다면 추산되는 잔여 수명의 3분의 1 이상을 더 살 수 있다는 식이요법이다.

싱클레어 박사는 레스베라트롤이 쥐에서 효과가 입증된다면 쥐와 유전 구조가 비슷한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학계에서는 인간의 수명이 단 한 가지 요인으로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이 같은 물질의 발견은 "대단히 주목할 만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적색과 백색 포도에서 주로 발견되는 레스베라트롤은 제조 과정에서 화학적변화를 일으키면서 적포도주에서 10배 이상 양이 급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악조건하에서 자라는 식물이 생존 본능의 일환으로 만들어 내기 때문에 캘리포니아나 호주 같은 곳보다는 뉴욕, 프랑스 동남부 버건디 지역의 포도주에 더 많이 함유돼 있다. 연구진은 "1년 안에 쥐에 대한 실험 결과가 나오는 대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을 할 예정"이라며 "레스베라트롤 외에 올리브 기름도 저칼로리 다이어트와 비슷한 효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 국립노화연구소의 데이비드 핑켈스타인 박사는 "이 연구만으로 매일 적포도주를 마시라고 권할 수 없다"며 성급한 결론을 경계했다고 또 다른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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