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브랜드]한 해 20억 개 팔리는 ‘세계인의 간식’ 오리온 ‘초코파이’
[장수브랜드]한 해 20억 개 팔리는 ‘세계인의 간식’ 오리온 ‘초코파이’
  • 김승권 기자
  • 승인 2017.10.17 0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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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의 신기록의 역사…국내 5위 메가 브랜드

오리온 초코파이가 국민과자를 넘어 세계인의 파이로 도약하고 있다. 초코파이는 작년 최고 매출액을 경신하며 국내 및 해외법인 합산 48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제품은 단일 제품 매출로 신라면, 참이슬, 칠성사이다, 카스와 함께 탑5에 올랐다.

초코파이에는 오리온 기술력이 고스란히 응집돼 있다. 마시멜로의 촉촉함을 유지하기 위해 수분을 다량 함유했다. 수분이 많아질수록 미생물에 의한 오염과 변패,풍미의 변화가 발생하기 쉽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마시멜로와 초코의 최적의 조합을 찾아 수분 유지도를 높였다.

일부 제조업체는 이를 막기 위해 방부제를 쓰지만 오리온은 방부제 없이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미생물 변패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에 성공했고 이 기술은 수출에 큰 기여를 했다고. 

첫 개발은 선진국 ‘맛 탐방’을 통해 이루어졌다. 1970년대 초 식품공업협회(현 식품산업협회) 주관으로 미국 등을 순회하던 오리온 연구소 직원들은 한 카페에서 우유와 함께 나온 초콜릿 코팅 과자를 발견했다. 그 이후 연구원들은 ‘한국 고유의 맛을 담은 파이를 만들어보자’는 단순한 생각으로 약 2년여에 걸친 실험과 개발에 매진했고 1974년 4월 마시멜로의 쫄깃함과 최적의 초코맛을 유지하는 초코파이가 탄생했다.

당시 초코파이는 무게 48g에 개당 가격이 50원이었다.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이 15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저렴한 식품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출시 첫해 10억 원의 매출을 올리더니 2003년에는 제과업계 단일제품 사상 최초 누적 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 마시멜로를 감싼 파이 열풍은 한동안 반도를 뜨겁게 달궜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마시멜로의 순분량을 높이는 기술력으로 작년 국내·해외 합산 4820억원을 기록해 최고 매출액을 경신했다.

올해로 출시 42돌을 맞은 오리온 초코파이는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분당 3995개, 한 해에만 약 20억 개 이상이 팔리는 등 매년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에 뼈를 묻어라”며 철저한 ‘현지 맞춤형 전략’을 강조한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전략이 들어맞았다는 평가다.

담 회장은 1992년 8월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베이징에 현지 사무소를 냈고 1997년 중국 북경에 공장을 세우고 해외에서 생산·판매를 시작했다. 제품명은 ‘좋은 친구’라는 뜻이 담긴 ‘하오리요우(好麗友)’로 바꿨고, 친구 간의 우정을 중시하는 중국인을 겨냥해 한국인의 정(情)을 중국인의 인(仁)으로 포장지에 새겨 넣었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초코파이는 2014년 중국 매출만 1조1614억원을 거둬들였다. 이후 사드 여파로 매출이 주춤했지만 올 상반기엔 다시 14%를 회복하며 성장세로 돌아섰다.

보존료 없는 뛰어난 품질…情 담아 현지화
중국 등 60여 개국 진출…해외  매출 더 많아 

베트남에서는 2009년부터 현지어로 정(情)을 의미하는 ‘Tinh’이라는 단어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면서 친근감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베트남의 제사문화에서도 귀한 것만 골라 제사상에 올리는데 베트남에서 초코파이가 제사상에 오를 정도가 되면서 초코파이 매출은 대폭 증가했다.

또한 러시아는 개인주의적인 서구화 문화가 보편적인데 반해, 티타임에는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달콤한 초콜릿이나 케이크, 비스킷 등을 곁들이는 문화가 발달되어 있다. 따스한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러시아 사람들의 성향과 관습을 파악한 오리온은 광고에서 여럿이 함께 초코파이를 나눠먹는 단란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세계 제과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여전히 건재하고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 TV광고.

담 회장의 주문대로 초코파이는 각 국의 특성에 맞게 조금씩 변화했다. 대표적인 것이 마시멜로의 원료가 되는 젤라틴이다. 기본적으로는 돈피에서 추출한 젤라틴을 공통적으로 사용하지만,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 문화권 국가에 수출하는 제품에는 우피 젤라틴을 사용하고 할랄인증도 받았다. 또 힌두교를 믿는 인도에 수출하는 제품은 해조류에서 추출한 식물성 젤라틴을 원료로 사용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초코파이에 ‘정(情)’이라는 인성(人性)을 불어넣고 그 느낌을 각 나라 사람들의 고유한 정서에 접목시키는 현지화 전략이 굳게 잠겨있던 세계시장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되었다”고 밝혔다.

한편, 오리온은 지난 27일 초코칩이 박힌 신개념 초코파이를 출시하며 매출 상승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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