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마케팅’ 효과 폭발적
‘Day 마케팅’ 효과 폭발적
  • 이지현 기자
  • 승인 2003.11.11 0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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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 데이·에이스 데이…
해당일 제품 매출 수직 상승
제과에서 계육·과일로 확산

식품 업계에 특정일을 제품과 연관 지어 마케팅에 활용하는 데이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관련 업계 및 유통가에 가면 11월 11일 빼빼로 데이를 앞두고 초코 막대 과자와 관련 캐릭터 상품들이 풍성하게 매대를 장식하고 있다.

빼빼로데이는 지난 97년 부산 지역 중고생들 사이에서 11월 11일에 ‘키 크고 날씬하게 예뻐지자’라는 의미로 빼빼로를 서로 선물하면서 친구들 사이의 우정을 전하는 일개 이벤트가 지역 언론에 게재되면서 점차 확대돼 전국적인 행사로 자리 잡은 것.

청소년들 사이의 입소문만으로도 엄청난 득을 보게 된 것은 당연 롯데제과. 빼빼로데이에 대한 인지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매출 역시 11월을 전후해 평소의 2배 이상을 기록하자 롯데제과는 이 날을 겨냥해 다양한 빼빼로 기획 상품들을 선보여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현재 롯데제과는 초코, 아몬드, 누드, 땅콩, 소프트 등의 기본 제품 5종 외에 빼빼로를 캐릭터화해 만든 인형 볼펜 필통 지갑 등을 삽입한 상품을 비롯해 길이 22㎝에 굵기를 늘린 롱 타입 제품을 넣은 벌크형 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150억원을 웃돌던 매출이 빼빼로 데이의 발생 이후 98년엔 30% 이상 성장한 220억원, 99년과 2000년에는 각각 240억, 260억으로 성장을 계속한 데 이어 작년에는 43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올해 역시 25% 이상 성장한 500억대 규모를 이룰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빼빼로데이로 득을 본 곳은 비단 롯데제과뿐만이 아니다. 다른 회사의 초코 막대 과자 제품도 덩달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해태제과에서 최근 출시한 프랜드와 크라운제과, 오리온의 초코 막대 과자인 키니, 11*11도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해태제과는 에이스를 즐겨 먹는 강원도 태백의 청소년들 사이에서 생겨난 에이스데이(10월 31일)를 대대적으로 활성화시켜 매년 각종 행사를 마련하는 등 보다 많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기념일로 이어나가기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회사측은 평상 시 월 매출 30억원대인 에이스의 경우 에이스 데이를 전후해 매출이 60~70% 증가한다고 밝혔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제과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데다 발렌타인 데이 등 국적불명의 기념일에는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는 것을 빌미로 값비싼 선물을 주고 받아 서로에게 부담이 큰 데 비해 빼빼로 데이나 에이스 데이의 경우는 단돈 몇 백원 혹은 몇 천원으로 서로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어 업체뿐만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도 기분 좋은 날이 아닐 수 없다”라고 말했다.

특정일을 노린 데이 마케팅은 그 효과가 탁월해 제과업계에서 다른 업계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 9월에는 농림부가 9월 9일을 올해 처음 구구데이로 지정하면서 계육 및 양계 관련 업체들이 일제히 닭고기 먹기 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소비 급감으로 침체에 빠진 닭고기 시장을 살리기 위해 지정된 이 날은 닭을 불러 모을 때 내는 소리에서 본 딴 것이라고. 농협은 둘(2)이 사과(4)하자는 의미로 10월 24일을 애플 데이로 정하고 청소년들에게 “서로 오해나 갈등이 있었다면 사과를 선물해 사과하자“며 판촉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소비자 일각에서는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등 국적불명의 기념일에 이어 아예 존재하지도 않던 특정일이 기념일로 등장해 상술에 이용되고 있지 않나 하는 지적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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