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국 생명공학식품 표시기준 제정과 의미
[기고] 미국 생명공학식품 표시기준 제정과 의미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9.01.28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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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이철호 이사장(고려대 명예교수)
△이철호 이사장(고려대 명예교수)

지난달(12월) 20일 미국 농무부(USDA) 소니 퍼듀(Sonny Perdue) 장관이 미국 생명공학식품 표시기준(National Bioengineered Food Disclosure Standard)을 발표했다. 이 기준은 2016년 7월 미국 연방의회가 미국 생명공학식품표시법(National Bioengineered Food Disclosure Law)을 통과시키면서 미 농무부에 그 시행기준을 2년 내에 제정하도록 명령한 것이다.

시행기준은 생명공학식품(Bioengineered(BE) foods)을 전통적인 육종기술이나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위적 기술(certain lab techniques)로 변형된 유전물질을 검출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포함하고 있는 식품으로 정의하고 있다. 시행기준은 이 정의를 언급하면서 “만약 변형된 유전물질이 검출되지 않으면 제품이나 원료에 변형된 유전물질이 포함되었는지 확인할 수 없다. 따라서 이제까지의 과학적 증거에 근거하여 제조공정에서 원료 농산물에 포함된 유전자(DNA)를 효과적으로 파괴하거나 제거한 정제식품, 예를 들어 설탕, 전분당, 식용유와 기타 정제된 식품원료는 BE식품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 기준을 제정하기 위한 사전조사로 미농무부 산하 농산물판매서비스(Agricultural Marketing Service, AMS)는 30 문항의 설문지를 AMS 홈페이지에 올려 112,000건의 의견을 접수하였으며, 14,000건 이상의 의견을 기준 설정과정에서 검토하였다. AMS는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생명공학 작물과 BE식품의 목록을 작성하여 규제대상자(식품제조유통업자)들에게 배포하고 기록을 유지하도록 하였다. 이들 자료는 식품제조유통업자들이 소비자를 상대로 한 표시광고에서 BE표시를 해야 할지를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

농무부 용어 순화 차원 GMO 대산 ‘BE’ 사용
전분당·식용유·설탕 등 BE 식품 표시 면제 규정
세계 표시 기준 모델…국내 GMO 표시에도 영향

식품제조유통업자는 여러 가지 표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글자, 심볼(마크), 전자기기 링크(QR코드), 또는 문장메시지 등이다. 규모가 작은 식품제조업체나 작은 포장제품일 경우에는 전화번호나 웹주소를 기재하여도 된다. 이 시행기준은 2020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며, 소규모 식품제조업체는 1년을 유예하여 2021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수 있다. BE식품의 의무표시 시한은 2022년 1월 1일부터 시작되므로 식품업체는 2021년 12월 31일까지는 자율적으로 표시한다.

미 농무부가 유전자변형식품의 표시기준을 제정하면서 기존의 GMO 용어를 쓰지 않고 BE식품으로 표기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GMO에 대한 오해와 괴담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용어 순화의 필요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사료된다. 미국이 연방 표시법을 제정하게 된 동기도 버몬트주를 비롯한 몇몇 주에서 생명공학식품에 대한 공포심을 조장하는 표시법들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BE식품의 정의에서 정제과정을 거쳐 변형유전자가 검출되지 않는 식품과 원료를 제외함으로서 관리 당국이 과학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표시방법을 여러 가지로 선택할 수 있게 하여 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한 거부감을 주지 않도록 배려했다.

결국 미국의 BE식품 표시기준은 한국과 일본이 현재 시행하고 있는 표시법과 유사하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호하면서 생명공학식품 선택에서 소비자의 거부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세심한 노력이 돋보이는 시행기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시행기준은 앞으로 세계 각국의 생명공학식품 표시기준 제정에 중요한 모델이 될 것으로 예견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GMO식품 표시확대에 대한 여론수렴 과정에도 이번에 확정된 미국의 표시기준이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이나 일본의 표시기준을 무시한 표시확대는 국내 식품산업에 재앙을 가져올 것이며 국가 식량안보에 커다란 위협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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