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6차산업화 성공 사례-규슈 팬케이크] 전국구 히트 농식품 개발 고부가 창출…홍보대사에 수출까지
[일본 6차산업화 성공 사례-규슈 팬케이크] 전국구 히트 농식품 개발 고부가 창출…홍보대사에 수출까지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0.01.29 0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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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 케이크가루 호텔 등 공급…인터넷 인기 검색어
음식점·카페 운영 통해 관광객 유치…지역 경제 활성화
대만·싱가포르 진출…중국 홍콩 등에 19개 점포 목표

‘사람 없는 농어촌’에 대한 두려움은 출생인구 감소와 함께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식량안보와 국민건강 등을 생각할 때 그저 시대의 흐름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6차 산업 등 농어촌 지역개발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단순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기지 역할에 그치지 않고 농어업이 갖는 공익적, 문화적 가치까지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같은 상황은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인구 감소와 노령화 등으로 인한 지역공동화 현상을 우리보다 앞서 겪고 있는 일본에서는 쇠퇴하는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일이 큰 사회적 과제로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규슈지역 미야자키현의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규슈 팬케이크’가 지역을 넘어 전국구 수준의 히트상품을 탄생시킨 성공사례로 주목받고 있어 소개한다.

■ 지역 킬러 콘텐츠로 거듭난 규슈 팬케이크

코트라 후쿠오카 무역관에 따르면, 규슈 팬케이크은 제품 성공뿐만 아니라 해당 상품을 통해 관광객 유치와 수출, 해외진출까지 이뤄내고 있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상품 개발이 대부분 1회성 히트 상품에 그치고 파급효과도 한정적인 것에 비해 매우 이례적이고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규슈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탄생한 ‘규슈 팬케이크’는 6차 산업을 벗어나 관광 및 수출, 해외진출까지 이뤄내고 있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규슈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탄생한 ‘규슈 팬케이크’는 6차 산업을 벗어나 관광 및 수출, 해외진출까지 이뤄내고 있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규슈 팬케이크’는 규슈지역에서 나온 원재료만을 사용해서 만든 팬케이크로, 소비자의 호평을 얻으며 동명의 카페가 일본 국내에 8개, 대만에 2개, 싱가포르에 1개가 각각 운영되고 있다.

가정용 팬케이크 가루는 인터넷 홈쇼핑 및 슈퍼, 유명 호텔 등 약 3000개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농산품의 고부가가치화의 성공사례로 식품업계 관계자로부터도 주목을 얻고 있다. 또 일본 대표적인 검색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에서도 규슈 팬케이크를 검색하면 관련 상품을 비롯해 2000만 건 이상의 웹이 검색되는 등 지명도도 매우 높다.

이러한 규슈 팬케이크 성공 배경에는 무엇보다 ‘100% 규슈산 원재료 사용’이라는 원칙을 철저히 고집하면서 우수한 품질을 구현한 점이다.

규슈 팬케이크의 창업자는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던 중 하와이에서 10여 종의 잡곡을 원재료로 한 팬케이크에 착안하고 이를 벤치마킹해 규슈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곡물을 배합한 팬케이크 가루를 만들기 시작했다.

△규슈 각 지역에서 조달하고 있는 재료들.
△규슈 각 지역에서 조달하고 있는 재료들.

그는 규슈 내 7개 현의 농가를 구석구석 다니며 원재료를 발굴하고 오이타현의 밀을 빻은 밀가루를 주원료로 미야자기현산 발아현미, 가고시마현산 맵쌀, 후쿠오카현산 홍미쌀 등을 혼합해 가루를 완성했다. 또 소재를 모두 규슈산으로 한정했을 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대량 생산방식과 철저히 차별화를 꾀해 원재료의 배합, 첨가물 배제, 영양소 등을 전문 제분회사와 몇 년에 걸쳐 공동 연구했다.

이렇게 탄생한 규슈 팬케이크에는 일반적인 빵에 대부분 포함돼 있는 글루텐이 포함돼 있지 않으며, 탁월한 촉감과 맛을 구현해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와 더불어 규슈 팬케이크의 독특한 경영방식은 단순히 한 기업, 한 제품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가정용으로 판매되는 팬케이크 가루는 EC 사이트 등을 통해 전국 어디서나 구매할 수 있으나 ‘규슈 팬케이크’이라는 명칭을 써서 팬케이크 메뉴를 제공할 수 있는 음식점 및 카페의 운영은 일본 내에서는 규슈지역에 한정하고 있다. 즉 일반 가정에서도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으나 전문가가 만든 규슈 팬케이크는 규슈를 방문해야만 먹을 수 있다는 콘셉트다.

규슈 각 지역에는 총 8개 점포가 운영 중인데 점포마다 각각 전혀 다른 메뉴를 제공하는 것도 큰 특징이다. 규슈 팬케이크 매니아는 모든 점포의 팬케이크를 맛보기 위해 각 지역을 방문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도 기여하고 있다.

그리고 ‘규슈’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기여하고 있으며, 해외진출에도 성공해 현재는 대만, 싱가포르 등에 3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아 향후 중국 주요 도시 및 홍콩, 마카오 등에 총 19개 점포가 프랜차이즈로 오픈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규슈 각 지역에 팬케이크 홍보대사를 두고 독창적인 레시피 개발과 홍보대사의 개별 SNS를 통한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으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조리법을 지속적으로 안내해 고객저변을 확대시키고 있다.

한편, 이 기업은 규슈팬케이크를 활용해 규슈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대승적인 환원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창업지인 미야자키 지역 농가에 규슈 팬케이크의 원료로 쓰이는 발아현미를 무농약 유기농 공법으로 재배하도록 노하우를 전수하고 생산품을 팬케이크 가루 공장에서 구매하고 있다. 해당 농가에 따르면 “규슈 팬케이크용으로 재배되는 쌀은 시중가격보다 비싸게 팔리기 때문에 농가 입장에서도 메리트가 크다”고 한다.

2016년 4월 구마모토 대지진때는 규슈산 제품인 규슈 팬케이크로 규슈 전체가 구마모토를 돕자는 캠페인을 추진해, 규슈 팬케이크의 온라인 쇼핑몰 및 직영점에서 1개 제품이 팔릴 때마다 10엔 씩을 적립해 기부금으로 전달했다.

이러한 규슈 팬케이크의 활동에 대해 이 회사 대표는 “규슈가 풍요로워지면 자연스럽게 내 고향인 미야자키도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이제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로컬이 아닌 지역 단위인 ‘리저널’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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