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업계 ‘가격인상’ 고심
제빵업계 ‘가격인상’ 고심
  • 김양희 기자
  • 승인 2004.02.2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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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감소 우려 밀 등 원료값 폭등 불구 주저

밀가루 유지 설탕 등 제빵 원부재료 가격이 줄줄이 인상됨에 따라 베이커리 등 제빵 관련 업계가 울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베이커리 원부재료에 따라 5∼20%까지 가격이 올랐지만 경기불황으로 인해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이상 기후와 환율 강세로 또 다시 원부자재 가격이 폭등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제품의 원가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 하지만 가격을 올릴 경우 소비 위축으로 인한 매출 부진을 우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빵 원료 중 가장 비중이 큰 밀가루의 경우 소맥 시세가 전년 동기 대비 15%가 오른 톤당 2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최근 유로화가 30% 정도 인상된 데다 지난해 유럽 지역의 폭염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 해상 운임 상승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가격 변동폭이 큰 유지류도 지난 여름 유럽의 폭염과 미국의 가뭄으로 생산량이 급감해 국제 시세가 25%나 올랐으며 여기에다 올 들어 선박료가 대폭 상승해 20% 이상 재인상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유럽의 폭염은 또한 젖소들의 집단 폐사를 불러와 유제품의 가격 상승도 불가피하게 됐다.
원유량의 감소로 인해 앞으로 유로화가 안정세를 보이게 되더라도 분유, 치즈, 유청분말 등 유제품의 가격 상승은 지속될 것이란 업계의 관측이다.

이외에도 과일 작황이 중요 변수로 작용하는 냉동 과일과 퓨레도 세계적인 이상 기후로 인해 생산량이 급감,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곡물 가격이 10% 오를 경우 식품 소재 업체의 매출 원가율은 업종에 따라 1.9∼2.7% 가량 상승하기 때문에 이번 원부재료의 30∼40% 상승은 업계의 적잖은 경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제품 가격에서 10∼20%를 차지하는 부자재 가격 상승도 식품 업체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 펄프는 지난해 9월 톤당 520달러에서 12월부터 560달러로 상승했고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는 같은 기간에 톤당 700달러에서 12월에는 850달러로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원부재료 가격의 인상폭은 베이커리의 제조 원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쳐 제조 원가의 5% 정도나 좌우한다”고 밝히고 “지난해에도 가격 동결을 한 업체들이 올해는 더욱 오른 원가로 인한 경영 압박을 어떤 식으로 타개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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