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초콜릿의 효능
[집중분석]초콜릿의 효능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04.02.24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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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엔 귀족 전유물…약용·피로회복제로 사용
혈중 지질 줄여 체중감소 기여
활성산소 억제하는 미용 성분도 많아
최근 오스트레일리아 뉴캐슬대학의 저명한 식품영양학자 존 아쉬톤(John Ashton) 박사는 식품 연구자인 수지 아쉬톤(Suzy Ashton)과 함께 `하루에 초콜릿 한 개를 먹으면 의사를 멀리해도 된다(A Chocolate a Day:Keeps the Doctor Away)´란 제목의 책을 펴냈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나무는 `신의 음식물´이란 뜻을 갖고 있는 학명(Theobroma cacao)으로도 알 수 있듯이 옛날에는 왕이나 귀족 등 소수의 유복한 사람들만 그 열매를 먹을 수 있었다.

그 후 약용 음료나 일종의 피로 회복제로 이용되다가 1874년에 오늘날 우리가 먹고 있는 고형의 초콜릿이 탄생,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과자가 됐다. 이처럼 예로부터 신묘한 약으로 여긴 초콜릿이 최근 과학의 조명을 받아 건강 유지나 여러 질병을 예방·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 혈중지질을 줄여 체중 감량에 이바지
 
아쉬톤 박사는 몸무게를 빼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단 것이 먹고 싶을 때는 단연 초콜릿을 먹으라고 권한다. 초콜릿은 g당 칼로리가 쿠키나 감자튀김과 같지만 쿠키나 감자퀴김은 50g을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은 데 반해 판초콜릿의 반 쪽 정도의 초콜릿 50g은 충분히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초콜릿은 다른 과자류에 비해 먹고 나면 공복감이 덜 느껴진다.
 
초콜릿은 지방분이 들어 있어서 오히려 비만이나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식품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에 대해 아쉬톤 박사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영양학과에서 실시한 시험을 예로 들어 우리를 안심시키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연구진은 콜레스테롤치가 정상인 42명의 건강한 젊은이들에게 3주 동안 일정한 식사를 하도록 하고 식사 전후의 콜레스테롤치를 측정했다. 이 식사의 메뉴엔 밀크 초콜릿 1개(46g) 또는 그와 칼로리가 같은 스낵 과자가 포함됐다.
 
시험 결과 지방분이 적은 스낵 과자를 먹은 경우보다 초콜릿을 먹은 경우 유익한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높고 유해한 LDL 콜레스테롤치와 중성지방치가 낮았다.

“초콜릿의 지방은 코코아 버터에 들어 있는 식물성 지방으로 그 중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올레인산은 불포화지방산이다. 이 올레인산이 유해한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낮추는 작용을 하는 것”이라고 아쉬톤 박사는 설명하고 있다. 코코아 버터엔 유해한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높이는 포화지방산도 많이 들어 있다.
 
그런데 그 절반은 올레인산의 작용을 돕는 스테아린산이다. 스테아린산은 간에 들어 있는 특별한 효소의 작용으로 체내에서 올레인산으로 바뀐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진 바 있다.
 
밀크 초콜릿의 경우 동물성인 유지방이 들어 있으나 피험자들에게 다량 먹도록 해도 콜레스테롤치가 올라가지 않았다는 시험 보고가 있다. 이에 대해 아쉬톤 박사는 초콜릿에 들어 있는 양질의 지방이 유지방에 들어 있는 지방을 중화 분해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아쉬톤 박사는 또한 초콜릿의 당분에 대해서도 “체지방이 늘어나는 원인이 되는 것은 설탕의 양이 아니라 탄수화물의 총량이다. 탄수화물이 체내에서 글루코스로 전환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즉 어떤 식품(글리세믹 지수가 높은 식품)을 먹으면 혈액 중의 글루코스의 양이 갑자기 늘어나 이를 낮추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이란 호르몬이 분비된다. 인슐린은 에너지로 사용되지 않은 글루코스를 지방세포에 축적함과 동시에 지방을 분해하는 글루카곤이란 호르몬의 분비도 억제한다.
 
따라서 글리세믹 지수(GI치)가 낮은 식품을 먹으면 글루코스가 혈액 속에서 서서히 늘어나게 되고 인슐린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지 않게 된다. “밀크 초콜릿의 GI치는 평균 45로 GI치가 낮은(50이하) 식품으로 분류된다”고 아쉬톤 박사는 말하고 있다.
 
게다가 초콜릿에는 글루코스의 대사를 돕는 크로뮴이란 미네랄이 많다. 이 점도 초콜릿이 체지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 당뇨병·백내장·동맥경화·암 등 예방 효과
 
초콜릿에 들어 있는 성분들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폴리페놀이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열매엔 적포도주나 녹차의 항산화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는 폴리페놀류가 많이 들어 있다. 이 카카오 폴리페놀의 여러 기능성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잇따라 밝혀졌다.
 
우리 몸 안에서 활성산소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인슐린을 만들고 있는 베타 세포란 세포가 손상을 받아 인슐린이 부족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당뇨병을 일으키게 된다. 당뇨병 환자의 혈액을 조사해 보면 산화되어 독성이 강해진 지방(과산화지질)의 양이 많고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효소가 적다. 당뇨병은 항산화력이 약해서 활성산소의 해로부터 몸을 지켜내기 어려운 상태에서 생기는 병이기도 하다.
 
당뇨병이 진행되면 그 합병증으로 백내장이 생길 가능성도 커진다. 백내장은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가 뿌옇게 흐려져서 시력이 떨어지는 병이다. 이도 활성산소가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즉 수정체가 뿌옇게 흐려지는 것은 수정체를 이루고 있는 단백질이 활성산소에 의해 산화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이러한 활성산소의 건강 피해를 예방하는 폴리페놀이 초콜릿엔 적포도주나 녹차보다 훨씬 많은 데다 흡수도 잘 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100g당 폴리페놀 함유량을 비교해 보면 밀크 초콜릿은 폴리페놀이 적포도주보다 2.5배, 녹차보다 약 8배나 더 많다. 흡수율도 초콜릿의 폴리페놀이 적포도주보다 10배나 높다. 그만큼 카카오 폴리페놀은 체내에서 과산화지질을 억제하는 힘이 강하다.
 
이처럼 과산화지질을 억제하는 작용이 강한 카카오 폴리페놀엔 또한 혈류를 개선,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도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도카이학원대학의 니시호리 교수 등은 30∼50대의 남녀 11명에게 25g의 초콜릿을 먹도록 한 뒤 1시간 30분 후 채혈, 혈류의 유동성을 MC-FAN이라 불리는 장치를 사용하여 측정해 초콜릿을 먹기 전과 비교했다. 그 결과 초콜릿을 먹은 후 혈류의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밝혀졌다. 일정한 거리를 혈류가 통과하는 시간이 평균 6% 단축된 것.
 
니시호리 교수 등은 카카오 폴리페놀의 어느 성분이 혈류 개선 작용을 하는지도 알아봤다. 카카오 폴리페놀엔 카테킨 에피카테킨 케르세틴 테오브로민 카페인 등의 성분이 들어 있다. 이들 성분을 사람으로부터 채혈한 혈액이 들어 있는 시험관에 각각 넣어 MC-FAN 장치로 혈류량을 측정한 결과 가장 효과가 큰 것이 카테킨, 그 다음이 에피카테킨이었다.
 
이처럼 혈류 개선 효과가 있는 초콜릿은 동맥경화를 예방, 심장병이나 뇌졸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 몸에는 소량의 활성산소가 항상 존재하는데 스트레스나 노화, 자외선이나 유해물질 등의 영향으로 그 양이 늘어나면 성인병을 비롯한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되며 피부에 탄력성이 떨어지고 기미나 주름살 등도 생기게 된다. 기미는 자외선 등으로 피부 세포에 멜라닌 색소가 늘어나 그것이 침착되어서 생기는데 그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작용을 활발하게 하여 침착을 촉진하는 것이다. 주름살도 활성산소가 피부의 탄력 섬유의 작용을 저해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초콜릿에는 이러한 활성산소의 산화 작용을 억제하는 폴리페놀뿐만 아니라 칼륨 철 인 망간 등 미용 성분도 많이 들어 있다.
 
활성산소는 암 발생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세포 속에 있는 유전자가 활성산소로 인해 회복 불가능한 손상을 입으면 돌연변이가 일어나 암 세포로 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 돌연변이를 카카오 폴리페놀이 억제한다는 연구 보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일본 나고야대학의 오사와 도시히코 교수 팀의 연구 보고다.
 
오사와 교수 등은 실험용 쥐(마우스)에게 마이토마이신C란, 유전자를 손상시키는 물질을 투여한 실험에서 카카오 폴리페놀에 돌연변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육류나 생선을 태웠을 때 생기는 트립P₂ 등의 물질을 각각 마우스에 투여하고 카카오 폴리페놀을 먹인 마우스군과 카타오 폴리페놀을 먹이지 않은 마우스군의 간 세포의 변화를 비교했다. 이 실험에서도 카카오 폴리페놀을 먹인 마우스군에선 분명히 간세포의 돌연변이가 억제됐다.
 
또한 피부에 암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카카오 폴리페놀의 효과도 알아봤다. DMBA란 발암 물질을 마우스의 등에 소량 바른 뒤 이들 마우스를 △5g의 카카오 폴리페놀과 암 형성 촉진물질(TPA)을 바른 마우스군 △10g의 카카오 폴리페놀과 TPA를 바른 마우스군 △TPA만 바른 마우스군 등 세 집단으로 나눴다.
 
그 결과 카카오 폴리페놀을 바른 마우스군은 피부암 발생이 지연되고 그 수도 적엇다. 또 TPA만 바른 마우스군은 20주 후 암 발생률이 90% 가까운 데 비해 10g의 카카오 폴리페놀을 바른 마우스군은 암 발생률이 25% 정도로 크게 낮았다.
 
암이 발생하는 시기도 크게 차이가 있어 TPA만 바른 마우스군에선 5주 후에 암이 처음 발생했으나 5g의 카카오 폴리페놀을 바른 마우스군에선 8주 후, 10g의 카카오 폴리페놀을 바른 마우스군에선 11주 후에 암이 처음 발생했다.
 
일본 메이지제과사의 헬스·바이오연구소 연구진은 유선(乳腺)암에 대한 카카오 폴리페놀의 효과를 확인했다. 유선암을 일으키는 물질 Ph-P를 경구 투여한 마우스의 암컷들을 △카카오 폴리페놀을 동시에 먹인 마우스군 △Ph-P 투여 기간이 끝난 후에 카카오 폴리페놀을 먹인 마우스군 △카카오 폴리페놀을 먹이지 않은 마우스군으로 나누고 폴리페놀의 농도도 0.0025%와 0.25%로 실험했다.
 
그 결과 Ph-P 투여 후에 0.25%의 카카오 폴리페놀을 먹인 마우스군이 암 발생률이 가장 낮았다.
 
연구자들은 Ph-P가 마우스 췌장의 DNA를 손상시킨다는 데 착안, 마우스의 췌장을 조사해 본 결과 Ph-P와 0.25%의 카카오 폴리페놀을 동시에 먹인 마우스군이 전암 병변 발생이 가장 적었다.
 
또한 간, 신장, 장관, 방광, 폐, 갑상선의 암을 발생시키는 강력한 발암 물질과 0.25% 카카오 폴리페놀을 함께 먹인 마우스들에게서도 높은 암 발생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카카오 폴리페놀이 암 발생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은 아직 연구 단계에 있는데 연구자들은 강력한 항산화력과 관계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초콜릿엔 폴리페놀 외에도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항산화 물질인 페룰라산(ferulic acid)도 들어 있다.
 
그 밖에도 초콜릿엔 충치 발생을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기억력을 높이고 불안이나 우울증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최신 연구에서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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