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 사 매출 3% 증가에 영업이익 21% 급증…1兆 클럽 18개 사
45개 사 매출 3% 증가에 영업이익 21% 급증…1兆 클럽 18개 사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1.04.12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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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수익 중심 경영 체계 구축…영업이익 첫 1조 돌파
동원·대상 3兆 클럽…외형 5%-영업익 두 자릿수 상승
롯데제과·풀무원 매출 소폭 감소 속 이익 대폭 성장
영업익 농심 1600억-오뚜기 1980억-오리온 3760억
유업계 매일유업 선방…하이트진로 이익 125% 신장

작년 식품기업 18개사가 매출 1조 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집 밥 트렌드가 확산되며 호황을 맞은 이유이다. 두 자릿수 영업이익을 기록한 곳도 22곳에 달한다. 덩치도 키우고 살림도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작년 매출 1조 원 이상을 달성한 기업은 △CJ제일제당 △하림지주 △동원F&B △대상 △농심 △오뚜기 △CJ프레시웨이 △풀무원 △롯데칠성음료 △하이트진로 △오리온 △롯데제과 △삼양사 △롯데푸드 △매일홀딩스 △매일유업 △신세계푸드 △대한제당이며, 영업이익률 10% 이상 증가한 기업은 △하이트진로 △서울식품공업 △농심 △한국알콜 △대한제당 △서흥 △CJ제일제당 △풀무원 △인산가 △해마로푸드서비스 △샘표식품 △삼양사 △대상 △오뚜기 △사조동아원 △삼양식품 △해태제과식품 △롯데제과 △하림지주 △동원F&B △오리온 △사조씨푸드 등이다(각각 매출액, 영업이익률 순). 비상장사인 서울우유, 동서식품, 한국인삼공사, 파리크라상, 오비맥주, 한국야쿠르트 등까지 포함할 경우 1조 클럽은 25개 사다.

본 지가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에 올라온 주요 식품기업 45개사 작년 총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총 75조 5677억 2000여 만 원을 올려 전년대비 3%가량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조 264억 6800여만 원을 기록해 약 2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한 해 식품업계가 코로나19 사태의 대표적 수혜업종으로 평가받으며 기대치에 벗어나지 않은 호실적의 최종 성적표를 받았다. 업계는 올해 지속될 코로나19의 여파와 백신접종에 따른 내식 수혜 저하 등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식품음료신문DB)
△작년 한 해 식품업계가 코로나19 사태의 대표적 수혜업종으로 평가받으며 기대치에 벗어나지 않은 호실적의 최종 성적표를 받았다. 업계는 올해 지속될 코로나19의 여파와 백신접종에 따른 내식 수혜 저하 등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식품음료신문DB)

CJ제일제당은 작년 비비고 브랜드의 김치·만두 제품들의 해외 실적 확대에 힘입어 코로나19 이전 대비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 모두 의미 있는 실적을 보였다. 더욱이 작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전년대비 성장률은 매출액의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면서 이익 중심의 경영 체제 구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매출액은 약 24조 2457억 2600만 원으로 전년 22조 3524억 6000만 원 대비 8%가량 성장한 데 비해 영업이익은 1조 3595억 5100만 원으로 전년 8968억 6000만 원 대비 52%, 순이익은 7864억 2600만 원으로 312%의 증가율을 보이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CJ대한통운의 실적을 제외할 경우 매출은 10.9% 늘어난 14조 1637억 원, 영업이익은 73% 늘어난 1조 415억 원이다. CJ제일제당이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이는 수년 전부터 추진한 사업구조 혁신이 성과로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매출이 성장, 그 비중이 60%를 넘기며 이익률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CJ제일제당은 올해부터 해외 사업 부문 강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는 최소한의 대응으로 맞서되 해외 시장은 공격적으로 확장한다는 것이 골자다. 올해는 슈완스를 활용한 주요 유통체인의 제품 입점률을 50%까지 끌어올리는 한편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한식 치킨, 햇반, 김, K 소스, 김치 등을 ‘넥스트 비비고 만두’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대상의 작년 매출액은 3조 1132억 400만 원, 영업이익 1743억 9200만 원, 순이익 1270억 1100만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대비 5%, 34%, 17% 상승한 수치로, 소재의 경우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식품은 94%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매출액 측면에서는 김치를 포함한 신선식품과 육가공, 장류 순으로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한 집밥족 증가세에 김치, 육가공품, 장류 등이 잘 팔렸다는 분석이다. K 푸드의 위상을 드높이면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현지 해외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특히 PT 인도네시아의 영업이익은 25%가량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동원F&B는 작년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3조 1702억 5900만 원의 매출실적을 기록해 단일 기업 기준 CJ제일제당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3조 302억 6000만 원 대비 5%가량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1163억 700만여 원으로 전년 1014억 1000만 원 대비 15.5%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656억 6000만 원에서 779억 3100만 원으로 약 19% 증가하면서 무난한 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저렴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한 참치캔 등 주요 제품의 수요가 늘면서 보인 성과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에서 ‘참치캔’ 사재기가 벌어지면서 자회사인 ‘스타키스트’가 좋은 실적을 보였다. 미국 내 참치캔 수요가 당분간 견조한 추세로 예상되면서 향후 실적에도 호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동원그룹은 작년 말 정기 인사를 통해 온라인 조직을 통합해 올해 온라인 유통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식품 전문 쇼핑몰인 동원몰과 온라인 장보기 마켓인 더 반찬&, 국내 최대 축산 온라인몰인 금천 미트 등을 강화해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림, 선진, 팜스코, NS홈쇼핑 등을 핵심 자회사로 두고 있는 하림지주는 작년 매출액 7조 7233억 1100만 원, 영업이익 3540억 3400만 원으로 순이익은 7864억 2600만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대비 5.08%, 15.5%, 83.54% 증가한 수치다.

특히 닭 신선육에서 전체 매출의 약 78%를 내고 있는 하림은 올해 핵심사업 군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사업영역 확장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현재 값싼 수입품과 경쟁하면서 단가가 점차 저렴해져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가운데 닭 신선육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매출 및 사업 다각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림은 작년 HMR 도전에 이어 올 초부터 라면, 가공 밥 시장에까지 손을 뻗쳤다. 기존 경쟁자가 만만치 않은 시장이지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계획한 장기 프로젝트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롯데그룹 내 식품 3사는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제과의 작년 매출액은 2조 760억 4800만 원으로 전년대비 –1%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1255억 5000만 원으로 16% 증가했다. 작년 롯데제과는 수익성 중심 경영과 다양한 도전을 통해 경영실적을 개선했고 자사 쇼핑몰인 롯데 스위트 몰과 업계 최초 구독 서비스 월간과 자, 그리고 이커머스 전용 상품인 간식 자판기 등을 론칭하여 온라인 매출을 대폭 신장시킨 결과라는 평이다.

반면 외식업계를 대상으로 햄 등을 납품해 온 롯데푸드는 작년 코로나19로 외식경기가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타격을 입었다. 롯데푸드의 작년 매출액은 1조 7188억 1200만 원으로 전년(1조 7880억 3000만 원) 대비 4%가량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443억 9900만 원으로 전년(494억 7000만 원) 대비 약 10% 줄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작년 2조 2579억 7300만 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전년도 2조 4295억 3000만 원 대비 7% 감소, 영업이익도 972억 3000만 원으로 전년 1076억 7000만 원 대비 10% 감소하며 당기순이익도 전년에 이어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그러나 향후 음료 부문 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이익 개선 효과와 주류 부문에서의 전년 동기 대비 기저효과, 클라우드 생맥주 판매 호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1분기 실적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한국거래소·한국상장사협회, 단위=백만원)
△(자료=한국거래소·한국상장사협회, 단위=백만원)

풀무원은 작년 실적으로 매출액 2조 3112억 원, 영업이익 459억 7000만 원을 기록, 각각 전년대비 –3%, 50%의 증감률을 보이며 매출 부진 속에서도 영업이익 성장을 이뤄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두부·나물 품목의 가격 인상 효과가 영업이익의 온기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해외 시장에서 식물성 단백질 시장이 고성장하고 있어 구조적 성장기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된다.

작년 영화 ‘기생충’,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짜파구리’ 등 제품을 히트친 농심은 5년 만에 영업이익 1000억 원대에 재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5년 1183억 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1000억 원대를 밑돌다 작년에는 영업이익 1602억 9700만 원을 기록한 것. 매출은 2조 6397억 9600만 원으로 전년대비 13% 증가했다. 이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끈 짜파구리와 스테디셀러 신라면, 깡 스낵 열풍 등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장기적으로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꾸준히 확장해나가고 있으며,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 등이 전망된다.

삼양식품도 ‘불닭 시리즈’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작년 매출액 6485억 700만 원, 영업이익 953억 3800만 원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 1000억 원 시대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특히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작년 국내 시장에서 면류는 6.2% 성장했으나 수출은 전년 대비 36.4%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4·4분기 미국 현지 수요 증가, 캐나다 유통채널 확장 효과로 북미 수출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오뚜기는 작년 매출액 2조 5958억 8100만 원, 영업이익 1984억 4500만 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10%, 34%의 성장을 이뤄냈다. 이는 라면과 밥류 품목에서의 판매 호조, 유지류 공장 증설 효과, 카레 및 3분 요리 판매 증가가 견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오리온은 여전히 제품력을 기반으로 한 이익 중심 경영 기조를 고수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오리온의 작년 매출액은 2조 2298억 2000만 원으로 전년 2조 233억 원 대비 1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761억 2200만 원으로 전년 3275억 9000만 원 대비 15%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2745억 6200만 원으로 전년 2204억 7000만 원 대비 25.% 증가했다.

국내 시장에선 꼬북칩, 닥터유 등의 판매 호조와 더불어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에서도 우수한 상품력으로 대응,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오리온의 한국 법인은 매출액이 5% 성장한 7692억 원, 영업이익은 14.8% 성장한 1238억 원을 기록하며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법인들이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매출 성장률을 달성했다.

해태제과는 매출액 5639억 3500만 원, 영업이익 338억 8800만 원으로 각각 5%, 22% 증가해 스테디셀러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어난 데다 작년 아이스크림 사업을 빙그레에 매각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동안 적자를 냈던 아이스크림 사업부 매각과 더불어 1000억 원 이상의 매각 대금이 유입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유흥 시장 매출의 급락으로 주류 업체들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가정용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매출액은 2조 2563억 2300만 원으로 11% 증가, 영업이익은 1984억 79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25% 급증했다. 테라와 진로 이즈 백이 맥주와 소주 시장을 견인한 가운데 두꺼비 캐릭터를 앞세운 마케팅 전략이 MZ 세대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결과다.

반면 전통주 업체들은 오랜 실적 부진을 딛고 실적 호조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홈술·혼술 열풍에 힘입어 작년 국순당은 매출액 503억 5000만 원, 영업이익 50억 9000만 원, 당기순이익 154억 2000만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2015년에 적자로 전환된 이후 6년 만에 흑자를 실현했다. 매출액도 2019년 475억 6000만 원 대비 5.9% 늘어난 실적으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보해양조도 작년 1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흑자전환의 일등공신은 복분자 제품이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고급술을 즐기는 홈술족·혼술족이 증가한 영향으로 유흥 시장은 줄어든 데 비해 가정용 시장이 성장하며 작년 전년대비 16%의 판매 호조를 보였다. 덕분에 보해양조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785억 원을 기록했다.

유업계는 상대적으로 부진을 겪었다. 원격수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학교 급식용 흰 우유 판매가 부진했고 출산율 감소 현상이 계속되면서 우유는 물론 분유 판매도 부진했다. 남양유업은 9489억 2600만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1조 원 클럽에서 제외됐고 영업이익도 적자를 기록했다.

매일유업의 경우 매출액 1조 4630억 9600만 원으로 5%가량 증가, 영업이익 864억 8700만 원으로 1.4% 증가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인용 영양식 셀렉스를 비롯해 상하목장 브랜드를 식품으로 확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전략이 주효했다.

식자재유통, 단체급식, 외식 등을 운영하는 업체들도 코로나19의 실적 타격을 크게 입었다. CJ프레시웨이는 작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9% 감소한 2조 4785억 원, 영업손실(연결기준)이 35억 4600만 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전국적인 재택근무 및 등교 제한으로 단체급식이 불가능해지면서 영업에 차질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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