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단종 제품’ 향수·호기심에 판매도 쑥
돌아온 ‘단종 제품’ 향수·호기심에 판매도 쑥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1.05.18 0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큰 비용 안 들이고 안정적 수입…소비자와 소통 이미지도
오리온 와클, 롯데제과 치토스 새로운 맛 등
광고 없이 입소문만으로 이전보다 매출 월등
외형 늘리기 도움 불구 R&D 부족엔 우려

식품·외식업계 재출시 바람이 불고 있다.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MZ 세대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며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다는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소비자와의 ‘소통’ 이미지까지 더해져 반응도 나쁘지 않다.

오리온은 ‘와클’ ‘태양의 맛 썬’ ‘치킨팝’ 등 제품을 맛과 품질을 업그레이드해 재출시했다. ‘와클’은 재출시 5주 만에 누적 판매량 180만 개를 돌파해 월 매출이 단종 이전 대비 2배 이상 높은 10억 원을 넘어섰고, 2018년 재출시한 ‘태양의 맛 썬’은 출시 3년여 만에 누적 판매 1억 개를 돌파했다. ‘태양의 맛 썬’도 종산 이전 보다 30% 이상 높은 월 매출을 보이고 있다.

롯데제과는 작년 4월 ‘언젠가 먹고 말 거야’ 유행어를 탄생시킨 ‘치토스’를 새로운 맛(콘 수프 맛)으로 재출시했다. 패키지는 1990년 출시 당시 복고 이미지를 느낄 수 있도록 했고, 어린 시절 수집했던 딱지도 함께 넣어 추억을 배가시켰다. 롯데제과는 치토스 콘 수프 맛을 출시 이후 작년 치토스 3종의 연간 매출액이 약 350억 원으로 전년대비 약 9.3%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47년 역사를 지닌 추억의 과자 ‘별 뽀빠이’를 1972년 초창기 디자인을 적용한 ‘레트로 뽀빠이’를 선보여 매출이 기존 보다 1억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맥도날드는 생선 살 패티에 타르타르 소스를 담은 ‘필레 오 피시’를 13년 만에 재출시해 3주 만에 100만 개 판매를 넘었다. ‘필레 오 피시’에는 국제 인증 해양생태계 보호 인증(MSC ·해양관리협의회)을 받은 100% 자연산 알래스카 폴락 패티가 사용됐다.

△식품·외식업계 재출시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러한 재출시 바람은 큰 비용을 들이지않고도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진=각 사)
△식품·외식업계 재출시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러한 재출시 바람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진=각 사)

 

식품·외식업계의 이러한 재출시 바람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과 같은 불확실한 시대에서 전혀 다른 신제품보다는 리스크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출시 제품은 소비자와 소통하는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부각되며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타 별다른 광고 없이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신제품과 달리 수요량의 예측까지 일정 부분 가능해 로스를 줄일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식품·외식업계 재출시 열풍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반면 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될 경우 R&D 투자에 대한 우려 역시 상존한다. 당장의 안정적인 매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 측면에서는 식품산업 전체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식품 전공학과 한 교수는 “소비자들과 소통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한국의 제품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현시점에서 신제품 연구개발을 통한 새로운 트렌드 창출보다 과거의 단종됐던 제품을 포장 디자인이나 맛만 조금씩 바꿔 내놓는 것은 식품업계 전체를 보더라도 지양해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