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유래 항생제 내성, 원헬스 개념 연구 필요
식품 유래 항생제 내성, 원헬스 개념 연구 필요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1.09.09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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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주최 컨퍼런스서 울산과기원 김동혁 교수 빅데이터 활용 방안 제시
항생제 저항성 유전자 데이터베이스 확충
핵심 유전자 규명 통해 내성 해결 단서 마련

슈퍼박테리아에 대한 국가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고 친환경-유기 축산식품의 생산 및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One health(원헬스) 개념의 항생제 내성균의 전파와 특성 분석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농축수산 분야의 항생제 내성균 출현이 증가하고 생태계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발생 및 전파가 가능함에 따라 WHO, OIE, FAO 등의 국제기구들은 One Health 차원의 항생제 내성균 대응을 위한 연구를 강조하며 각 국가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빅데이터 분석 기술 향상에 따른 전파 경로 예측 모델링이 가능하고 이를 기반으로 항생제 내성 확산 및 전파경로 예측 분석 관련 연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항생제 내성균 통합감시 시스템의 적용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연구 결과가 공개돼 주목받고 있다.

8일 진행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최한 ‘식품유래 항생제 내성 국제컨퍼런스’에서 울산과학기술원 김동혁 교수는 ‘식품유래 항생제 내성 모니터링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 분석’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세균 감염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강해짐에 따라 기업은 항생제 연구에서 손을 떼고 승인되는 새로운 항생제는 줄어들고 있다”며 “과도한 항생제 남용과 오남용은 항생제 내성률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켰다. 항생제 내성 유전자의 출현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신약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항생제 저항성(AMR, Antimicrobial Resistance, 항미생물저항성) 유전자는 이전에 항생제 처리하면 잘 사라졌던 균들이 내성이 생겨서 더 이상 동일한 항생제로 치료가 안되게 만드는, 즉 항생제에 대한 저항성이 생기게 하는 유전자를 말한다. 이는 항생제를 통해 치료할 수 있었던 질병이 내성균의 출현으로 치료가 힘들어지게 만드는 문제를 만든다.

항생제는 균이 기능하는 것을 방해하거나 세균을 죽여서 세균의 작용을 막는 역할을 하지만 세균은 돌연변이 속도가 빠르고 유전적 다양성도 크기 때문에 항생제의 종류에 따라 진화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다양한 종류의 항생제에 대해 저항성을 가지고 있는 ‘슈퍼박테리아’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병원균에 항생제 저항성을 부여하는 핵심 유전자를 밝혀내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김 교수의 연구실은 이러한 연구들을 중심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서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통합 AMR 데이터베이스를 재구성하고, 광범위한 항생제 내성 문제에 사용할 수 있는 유전자 정보를 다양한 출처에서 수집하고 있다.

김 교수와 연구진이 개발한 통합 AMR 데이터베이스인 ‘CAMRD(The Comprehensive Antimicrobial Resistance Database)’는 2021년 7월에 출시된 종합 AMR 데이터베이스(CARD)보다 더 많은 ESBL(그람음성균이 항생제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생산해 내는 단백효소 중 하나)생성균 유전자를 포함, 이제까지의 다른 데이터베이스보다 더 많은 AMR 유전자를 포함한다. 현재 데이터베이스에는 4321개의 AMR 유전체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아울러 AMR 데이터베이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Google Colab 플랫폼을 활용한 클라우드 기반 분석 도구로 개발해 RADAR(Rapid Analysis and Detection tool of Antimicrobial-Resistance Gene) 파이프라인을 구축, 분석에 필요한 라이브러리를 자동으로 설치하고 개발 환경을 효율적으로 구성해 특별한 설비 없이도 언제 어디에서나 분석을 용이하게 했다.

김 교수는 “아미노산 염기서열 변경 등 내성 유전자들의 변이가 신약 항생제조차 효과를 무력하게 만들기 때문에 항생제 내성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유전정보 빅데이터를 활용한 항생제 내성 연구는 전 세계 다양한 경로에서 발생하고 전파된 전사체 데이터를 이용해서 발현될 수 있는 유전자를 미리 방지하는 방법으로 내성 현상을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어 One health 차원적 대응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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