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기능성 포장으로 품질 승부
식품, 기능성 포장으로 품질 승부
  • 이지현 기자
  • 승인 2004.04.13 0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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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차단·편의성 등 부여 전략적 마케팅
밥·고추장·맥주 등 적용 소비자 신뢰 높여

용기도 전략이다. 이제는 용기가 단순히 물건을 담는 그릇의 개념에서 벗어나 내용물의 품질을 최적 상태로 유지, 보관하는 마케팅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했다.

특히 각종 영양소는 물론 맛과 신선도를 최대한 천연 상태로 살려 내야 하는 식품 용기의 기능성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또 하나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식품 업계에 따르면 고급화된 재료의 프리미엄급 제품 출시와 더불어 이러한 제품들의 품질을 보다 오랜 기간 동안 잘 유지시키는 기능성 용기는 물론 소비자들로 하여금 먹는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독특한 컨셉트의 용기 제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해찬들은 최근 ‘비빔전용 고추장´ 2종을 출시하면서 산소 차단 기능이 있는 용기를 적용해 주목받고 있다. ‘매콤 양념 쇠고기 비빔고추장´과 ‘야채 비빔고추장’이 그것으로 모두 쇠고기, 야채 등의 생물이 들어가 있어 산소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 신선도 유지의 관건이다.

이 회사 김민규 담당 BM에 따르면 이를 위해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와 HDPE(고밀도폴리에틸렌)를 블렌딩 한 내?외층에 중간층으로 EVOH(에틸렌 비닐알코올)를 입혀 산소 차단 기능을 강화한 용기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EVOH는 배리어성 수지로 산소 차단성이 높으며 이를 통해 내용물의 산화 및 열화를 방지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개의 출구 부분은 기존보다 다소 높게 성형하는 한편 굴곡을 줘 내용물이 묻어나는 것을 쉽게 닦아 낼 수 있도록 했으며 용기 디자인 역시 손에 쥐기 편한 형태로 만들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해찬들은 주로 취급하는 품목이 장류인 만큼 제품으로부터 산소를 차단하는 것이 품질을 지속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어서 다소의 비용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기능성 용기를 전 제품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CJ 역시 최근 지방산이 적고 체지방 억제 효과가 있는 프리미엄 식용유 ‘로프리’를 리뉴얼하면서 EVOH를 사용한 용기를 선보였다. 회사측은 “산소에 민감한 제품이기 때문에 맛, 향, 신선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산소 투과율이 낮은 재질을 사용했다"며“새 용기의 도입으로 제품의 유통 기간이 50% 가량 연장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로프리에는 양 조절 마개가 적용돼 원하는 양만큼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식용유의 용기는 주로 PET나 HDPE 단일재를 사용했다.

미세한 먼지까지 필터링 한 공간에서 균이 없는 포장재로 포장한 ‘햇반’의 경우에도 밥맛을 결정 짓는 수분량의 변화를 막고 최대한 빨리 데울 수 있는 재질의 기능성 용기가 적용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말 첫선을 보인 이후 없어서 못 팔 정도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페트병 맥주의 경우도 그 성공 여부가 외부로부터의 산소 유입과 내부의 탄산 유출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하는가에 달려 있는 만큼 포장재의 기능성을 놓고 OB와 하이트 간 설전이 벌어진 바 있다.

OB맥주의 ‘OB큐팩’ 페트병은 PAB(Passive & Active Barrier Technology) 공법을 이용, 페트 재질에 산소와 이산화탄소 차단 물질을 섞는 것은 물론 막 안에 유입된 산소를 잡아 내는 기능을 가진 ‘산소 스캐빈저’를 별도로 투입해 차단 물질이 먼저 산소의 유입을 저지하고 혹 유입된 산소는 산소 스캐빈저가 잡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하이트맥주의 ‘하이트피처’ 페트병은 ‘3중막 다층 구조(Multi-Layer)’로 제작된 것이 특징. 일반 페트 재질로 구성된 두 겹의 막 사이에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차단시키는 물질로만 구성된 막을 한 층 더 삽입한 것이다. "´나노-콤포지트(Nano-composite)´라는 이 차단 물질은 유입된 산소를 잡아 내는 ‘산소 스캐빈저’와 만나도록 유도해 그 효과가 우수하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또한 개봉 후의 보관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OB맥주는 산소를 빨아들여 재개봉 때까지 맥주 맛이 변하지 않게 하는 ‘스캐빈저 캡’을, 하이트맥주는 스캐빈저 기능에 산소 차단 기능을 향상한 ‘BO2S’ 기술을 이용한 캡을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용적인 측면에서 다소 부담은 있으나 결과적으로 볼 때 제품의 질을 효과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도 신뢰를 줘 기능성 용기의 도입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기능성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먹는 즐거움을 두 배로 만드는 컨셉트의 용기들도 그 신선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선보인 서울우유의 ‘비요뜨’는 액상 요구르트와 시리얼이 분리돼 포장된 제품으로 가운데를 꺾어 줌으로써 이 둘이 섞여 새로운 맛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청정원이 판매 중인 ‘키즈 마요네즈’는 오리 주둥이 모양의 캐릭터 마개로 어린이들의 시선을 끌고 있으며 해태유업이 선보이고 있는 여러 가지 과일 맛에 크림 치즈가 든 ‘유니짱’은 타원형의 제품 윗부분을 돌려 따 짜 먹는 방식으로 어린이들에게 재미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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