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트렌드] ‘식물성 우유’ 미국·중국서 일반 우유 시장 위협
[마켓트렌드] ‘식물성 우유’ 미국·중국서 일반 우유 시장 위협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1.08.05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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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환경 중시하는 MZ세대 귀리·콩·아몬드 등 다양한 제품 선호
온실가스 배출 적은 친환경 음료…미국 13%-중국 절반 차지
우유 비슷한 맛에 단백질 등 영양 풍부…유당불내증 염려 없어
오트 밀크 등 프리미엄 제품도…고가격에 고정 소비 미흡 과제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건강과 환경 인식이 우유 시장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식물성 우유가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가 확대되면서 큰 성장을 이룩하고 있어 향후 시장 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식물성 우유는 유당불내증이나 유제품 알레르기가 있는 소비자들이 우유 대신 찾는 대체 식품이었다. 하지만 최근 비건과 식물 단백질 섭취 등 건강 트렌드와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따라 귀리, 콩, 아몬드, 대마 등 다양한 식물성 우유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특히 세계 식품 시장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중국에서는 기존 우유 시장을 위협할 만큼 성장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코트라 뉴역무역관이 식물기반식품협회의 조사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미국 식물성 우유 판매는 지난 1년 동안 6% 성장해 전체 우유 제품 판매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또 IBIS 월드 보고서는 미국 내 두유와 아몬드 우유 시장이 2020년 기준 지난 5년 동안 평균 2.8% 성장했다고 밝혔다. 2020년 기준 두유와 아몬드 우유 시장의 규모는 21억 달러다. IBIS 월드는 식물성 우유 산업 성장의 이유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꼽았다. 민텔도 미국 성인 10명 중 4명이 식물성 유제품을 정기적으로 소비하고 있고, 미국 내 식물성 유제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트라 톈진무역관도 중국 식물성 우유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무역관에 따르면, 중국에서 식물성 우유는 2000년대 초 처음으로 알려진 이후 2007~2016년 10년간 약 24.5%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만큼 고속 성장을 했다. 생산량도 2014년 56억 2600만ℓ에서 2019년 87억 8400만ℓ를 기록해 5년 사이 1.5배 이상 증가했다. 또 전첨산업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2020년 중국 동물성 우유 제품 시장 판매액은 2068억 위안을 기록한 반면 식물성 우유 시장 규모는 1117억 위안에 달해 기존 우유 시장의 절반 이상 규모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에서 식물성 우유가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양 무역관은 건강과 환경적 이점을 꼽았다. 특히 코로나19로 식품 안전과 건강에 대한 인식이 더욱 확산되면서 고영양 저칼로리인 식물성 우유의 인지도도 함께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식물성 우유의 친환경성


식물성 우유는 일반 우유보다 친환경적이다.

헬스라인에 따르면, 일반 우유는 식물성 우유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3배나 많다. 또 우유 생산을 위해 9배나 많은 토지가 필요하다.

물 소모량도 적다. 우유 100㎖ 생산을 위해 물 100ℓ를 소모해야 하지만 호두 밀크와 같은 식물성 우유의 경우에는 100㎖l 생산 시 5ℓ 정도의 물만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삼림지 경작으로 인한 환경 파괴,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 등의 문제를 야기하는 축산업의 무분별한 발전을 완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미국에서는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MZ세대가 식물성 우유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엔피디 그룹도 식물성 우유의 소비자 중 90%가 MZ세대가 차지한다고 밝혔다.

자료: Healthline
자료: Healthline

식물성 우유의 건강 요소


식물성 우유는 곡물, 콩류, 견과류 등을 주요 원료로 해 동물성 우유와 비슷한 맛을 내는 동시에 단백질 등 영양소의 함유량이 더 높다. 또 콜레스트롤 함량이 낮고 단백질과 아미노산,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건강하면서도 맛이 고소하다.

식물성 우유는 또 유당불내증을 가진 소비자에겐 매력적인 대체제다. 휼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의 65%가 일종의 유당 불내증을 앓고 있다. 또 유당불내증 환자는 유럽과 미국에 비해 아시아에 더 많다고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도 기존 우유 섭취에 어려움이 있던 소비자에게 식물성 우유는 우류를 대체할 뿐만 아니라 필요한 단백질까지 보충할 수 있어 크게 어필되고 있다.

자료: Huel
자료: Huel
자료: Huel
자료: Huel

중국 식물성 우유 시장 이끄는 트렌드


최근 중국 식물성 우유 시장의 두드러지는 변화는 혁신제품의 출시와 프리미엄화이다. 기존 식물성 우유와는 차별화될 수 있도록 새로운 공법을 사용해 영양성분과 식이섬유 보존율을 높이고 완두콩, 치아씨드 등 사용 재료의 범위를 확대해 풍미를 개선했다. 또 감각적이고 친환경적인 포장으로 젊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홍보를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전통 식물성 우유를 대표하는 두유의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다양한 종류의 제품이 개발되며 소비자 요구사항을 충족하고 있어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홍콩의 비타소이(VITASOY)다. 2000년대 초 처음 중국에 진출한 이 브랜드는 저당, 무당 등으로 두유 제품을 세분화해 다양한 소비자의 입맛을 충족시켰다. 당시 중국에서 유행했던 고당도 식물성 단백질 우유나 분말형 두유 음료와 달리 우유와 유사한 형태로 판매해 우유 대체식품 이미지 확립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20년 매출액이 75억 2000만 홍콩달러를 기록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3.97% 성장했으며 최근 오트밀 밀크와 아몬드 밀크를 출시하고, 두유로 만든 소이 화이트(Soy White) 커피를 출시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식물성 우유 단일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음료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제품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스타벅스도 중국에서 식물성 우유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하며 새로운 트렌드 대열에 올라섰다. 작년 4월 ‘스타 선식주의’라는 이벤트를 런칭, 스웨덴의 오트밀크 브랜드인 OATLY와 협업해 우유 대신 오트 밀크로 제조한 음료를 선보였다. OATLY는 2018년 중국 진출 이후 2년 만에 월평균 판매량이 8000여 개를 넘어서며 빠르게 성장한 브랜드로 현재 중국 오트밀크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HONICE'S는 타깃 소비자를 어린이로 설정, 견과류의 영양소를 공급하기 위해 '마시는 데일리 견과' 제품을 개발했다. 아이들은 껍질과 식감 때문에 견과류를 섭취하기 싫어한다는 점을 파악하고 그런 아이들에게 적절한 영양소를 공급하는 제품이라는 마케팅 포인트를 내세워 부모들을 사로잡았다.


중국 시장을 통해 본 해결 과제


중국 식물성 우유 시장은 향후 높은 성장이 기대되지만 아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먼저, 대부분 250ml의 소량 포장된 경우가 많다. 매일 섭취하며 일상 식품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던 우유와 달리 일반적인 음료수처럼 섭취하는 소비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직까지는 주기적인 섭취 목적보다는 단순 호기심에 구입해 보는 비율이 높아 식생활의 기본요소로 자리 잡기에는 고정적 소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맛에 대한 평가도 여전히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기존 우유보다 더욱 고소하다는 것을 내세우지만 우유의 경우 유지방이 높을수록 풍미가 진한데 반해 식물성 우유는 곡물, 견과 등으로 향을 내기 때문에 풍미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다. 맛과 함께 기존 우유에 들어있는 주 영양소인 칼슘이 부족하다는 점도 동물성 우유를 완벽히 대체하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가격 경쟁력 또한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현지 식품 유통관계자는 “식물성 우유가 동물성 우유보다 단가가 높은 편이며 유통기한이 긴 만큼 제품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티몰에서 판매되는 우유와 식물성 우유 제품의 가격을 비교하면 기존 우유보다 높은 가격이 책정돼 있다. 따라서 높은 가격만큼의 효과와 맛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제품 연구개발과 이미지 개선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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